전시안내

Exhibition guide



『 주제전 』

< 나는 사진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

2017년 제1회 부산 국제 사진제 주제는 “Where am I ?”로서 美의 역사 속에서 내 사진의 위치를 살펴보았다. 2018년 제2회 부산 국제 사진제 주제는 “나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로서 이성, 감성, 직관 속에서 내 사진을 살펴보았다. 2019년 제3회 부산 국제 사진제 주제는 “나는 사진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What will I do with the photography?로서 이성, 감성, 직관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시대적 자아를 통해서 작가들이 사진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를 보면서 자아, 타아, 그리고 그 너머를 사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 행동, 목적을 순수이성 비판, 실천 이성 비판, 판단력 비판으로 나누어서 설명하였고 그 이후 진眞, 선善, 미美라는 세 가지 수단으로 세상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찾고 판단하여 실천할 수 있게 하였다. 그 동안 부산국제 사진제는 제1회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칸트가 말하는 판단력 비판에서의 미美를 살펴보았다. 제2회에서 안다 것이 사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의 진眞을 사진으로 살펴보았다. 이제 제3회에서 사진으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의 선善을 사진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자아의 자각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에서 시작되어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합리론과 흄의 ‘나는 감각, 감정의 총체이다.’라는 경험론의 대립을 칸트가 이성, 감성, 직관을 통한 인식의 과정으로 통합한 이후 자아에 대한 다양한 주장 변화 속에서 오늘에 이른다.

자아(self)는 이성, 감성, 직관을 통한 사고, 감정, 의지 등의 여러 작용의 주관자로서 이 여러 작용에 수반하고, 또한 이를 통일하는 주체로서 각 작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성과 동일성을 지니는 것이다.

현대철학에 있어, 자아의 문제는 인식론적 ·형이상학적 관점보다 오히려 윤리적 ·인간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진다. 사르트르는 자아는 그 존재의 근저에 있어 대타적(對他的) 존재라고 주장한다. 부버는 ‘나와 너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너’라고 부르는 타자(他者)와의 만남과 응답에서 ‘나’는 비로소 진정한 자기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정신분석학에서 인격은 ‘이드’와 ‘자아’와 ‘초자아’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아는 비인격적 무의식 충동(이드)의 욕구가 초자아(超自我)의 감시를 거쳐서 쾌원리(快原理)를 좇아 의식의 표면에 발생하는 것이 자아라고 말한다. 라깡은 자아가 상상적 질서에 속해 있다면 주체는 상징적 질서의 편에 존재한다고 말했고 진정한 자아는 타자의 응시를 통해서 형성된다고 했다.

타아(other self)는 ‘나도 모르는 나’ 혹은 ‘타인의 나’를 일컫는 말이다. ‘나도 모르는 나’는 정신분석학적 인격에서 ‘자아’를 제외한 ‘이드’ 와 ‘초자아’의 문제 일 수 있고, ‘타인의 나’는 타아인식(他我認識)으로서 자아가 타아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유추설과 감정이입설이 있다. 유추설(類推說)은 타아의 신체표출에서 타아의 마음을 유추한다는 것이고, 감정이입설(感情移入說)은 자아의 마음을 타아에 직접(유추에 의하지 않고) 이입함으로써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리학설에서는 인간관계를 자아와 타아의 관계로 보는 것은 그 자체가 자아 중심적 발상이어서, 참다운 의미에서의 윤리적인 인간관계는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 너머는 자아, 타아의 관계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부분이다.


자아, 타아, 그 너머의 형성 과정 - 전시 기획 최원락



고대인들은 비례, 조화를 가진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다.
근대인들은 이성적인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다.
근대인들이 이성주의 문화를 추구하게 된 이유는 이성만이 중립성, 객관성을 가진다고 믿었다. (특히 과학에서) 그리고 이성은 개인주의의 시작이었고 이성은 자유주의, 민주주의, 계몽주의, 자본주의와 같은 삶의 기본 토대가 되고, 그 토대 위에 과학 기술이 발전하여 점차 진보적인 세상으로 나아가서 유토피아 세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이상을 가지고 이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여 이성주의 문화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1차, 2차 세계 대전뿐만 아니라 오늘날은 환경오염, 핵폭탄 공포, 자연 고갈, 생태 위기, 자본주의 부작용에 따른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면서 이성의 문화가 진리이고 이성의 문화가 우리를 유토피아로 이끌고 갈 것이라는 근대적 믿음은 의심을 받게 되었고 그동안 이성에 의해서 격리되고 억압되어왔던 비이성(감성, 광기, 직관, 상상력, 물질, 무의식 등의 이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성적 근대문화의 만행에 대한 반성으로 근대문화의 방향을 새롭게 하려는 운동이 1960년대에 일어나는데 이것이 포스트모던이다.



고대인들은 아름다움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근대인들은 이성을 통해서 아름다움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그리고 현대인들은 감성과 직관을 통해서 아름다움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살펴 보면서 그동안의 진,선,미를 통한 3회의 부산 국제사진제 전시 기획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김홍희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본다는 것은 패러다임의 투사다. 패러다임의 구조는 외부 세계로부터 온다. 우리는 오직 조합 할 뿐 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본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이식된 패러다임을 통해 본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것이 아닌 셈이다. 과연 나는 사물을 순수한 ‘나’로서 볼 수 있는가? 거기에 대한 질문과 답이 바로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이다. (사진은 고비 사막을 찍은 것이다.)


임안나

“나는 반응하며 존재한다” 나에게 실제는 물리적인 체험과 합리적인 이성에 근거한 세계보다는 그 반대의 곳에 기울어 있다. 사진이 대상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실재에 빚을 지고 있지만, 나의 작업은 그것을 재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다. 그래서 사진의 객관성을 흉내 낼 뿐 그로 인한 진정성에 취약하고 그 부채로 부터는 자유롭다. 보이는 세계를 사진 안으로 이식시키려는 의지보다는 보이지 않은 세계를 가시화하려는 욕망에 근거하여, 사진은 나에게 본다는 것, 느낀다는 것, 안다는 것에 관한 탐구 도구가 된다. 사물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인식의 단계를 훨씬 더 벗어난 시간으로 바라보다 보면, 기억을 서두로 한 연상과 상상이 인도하는 하나의 장면이 생성된다. 이렇게 나의 실제에서 분명히 시간성과 공간성을 가지고 일어났던 이 사건들은 많은 노동의 절차를 거처 하나의 사진적 이미지로 구현된다. 이 과정은 허상과 표상의 경계에 대한 다양한 물음표와 느낌표를 차는 유희와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



문진우

대한민국의 80년대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였다. 독재에 대한 저항과 그 저항을 무마하려는 또 다른 군부세력의 폭압이 치열하게 대립한 시기였다. 그 시기 남포동, 광복동, 중앙동 일대는 통기타 막걸리 고갈비와 같은 젊은 청춘의 낭만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그러나 정작 사진 속에는 낭만 대신 도시 소시민들의 우울한 표정만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갈등의 시대에 부산 원도심의 길거리에 넘치던 애로 영화 간판과 포스터들이 국민을 우매하게 만들기 위한 3S(Sex, Screen, Sports) 정책의 하나였음을 그땐 알았을까?



차진현

작가는 우리의 뼈아픈 역사에 대해 반성적 성찰을 토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한분한분 마주한다. “108인의 초상”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작업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참혹했던 지난 역사와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또한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 치부된 여성 인권에 대한 묵묵한 타아적 성찰을 그렸다.


정성태

작가의 시선은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고려사람: 까레이츠(корейцы)에 집중한다. 이주와 정주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한민족의 체취는 겸연쩍은 미소에서, 달력을 오려 붙인 벽에서, 앉은뱅이 책상에서 그리고 공간에 흩트려 놓인 물상物像 들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잃어버린 팔과 다리에 대한 환상(幻想四肢: phantom limb syndrome)을 거울상자(mirror box)를 보며 치유하듯 작가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를 “고려사람”을 통해 재확인하며 ‘우리’라는 것에 대해 ‘한민족’이란 것에 대해 되묻고 있다.


조현택

작가의 “빈 방” 연작은 거대한 카메라 옵스큐라 안에 형성된 이미지를 고정시킨 것이다. 즉 어두운 빈 방에 맺힌 바깥풍경을 ‘다시’ 찍었다. 빈 방의 바깥풍경들은 빈 방에서 거주하다가 떠난 사람들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일으킨다. 작가는 빈방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세상과 바깥의 내가 사는 세상과의 조우를 통해서 자아와 타아를 넘어선, ‘그 너머’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체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윤정미

작가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 I. II, III”의 연작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비슷한 점과 차이점, 색깔이 어린이들의 물건, 심지어 책의 컨텐츠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호와 소유에 대한 현대사회의 단면을 관찰하면서, 변화의 궤적과 패턴을 통한 자의식의 변화를 직감으로 또는 상상력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상유와 상유의 핑크색 물건들, 뉴저지,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06
Sangyoo(Noelle) and Her Pink Things, NJ, USA, Light jet Print, 2006
상유와 상유의 파란색 물건들, 뉴저지,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09
Noelle and Her Blue Things, NJ, USA, Light jet Print, 2009
기숙사 방 안의 상유, 뉴욕,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15
Noelle in Her Dormitory Room, NY, USA, Light jet Print, 2015



이민호

작가의 “불화하는 몸들의 상황극장” 작업은 불안한 듯 배회하는 익명의 신체, 불편함이 느껴질 만큼 노골적으로 화폭을 채운 주름진 살들과 절단된 신체 부위들을 통해서 시대와 불화하는 몸을 담아낸다. 회화는 몸의 리듬을 따라서 움직이기에 대상보다는 작가 자신에게 충실한 반면, 사진은 정교하게 계산된 설정값에 따라 피사체를 담아내기에 대상 자체만을 기계적으로 지시한다. 주관주의와 객관주의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장르들의 대립은 당연히 불화를 낳을 수밖에 없다. 이민호는 이 불화를 봉합하기보다는 싸움을 계속하도록 형상에 그대로 노출 시킨다.


『 특별전 (부산 작가 초대전) 』

윤창수

작가의 “주인공 프로젝트” 작업은 ‘옛’ 부산에 생기를 불어 넣었던 일상 속 주인공들, 그들이 일군 부산의 ‘오리진(origin)’을 사진적 정면성으로 담아낸 것이다. 원도심(the old and original city)에 오랫동안 정착하여 살고 있는 주민들, 부산은 그들의 탯줄과 이어져 있다. 항(港)을 품은 그들의 터전이야 말로 부산의 모체이다. 작가는 그 터와 그 분들 모두가 주인공(STAR)이라 생각하고, ‘다시점 연결사진’이란 방법으로 표현하여 사진 속에서 그들이 다시 주인공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제전 기획 : 최원락
- 큐레이터 : 김대철, 이나겸, 정계행, 예성화, 이화정, 유일상, 신상현, 장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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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사람들 : 어제, 오늘 』


영도사람들 기획 : 백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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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전 』

자유전은 부산국제사진제의 활력소이며 동시에 사진인의 긍지의 공간이다.


자유전 기획 : 최상선, (부) : 정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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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전 』

비영리단체인 박건희문화재단은 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작업에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주려는 그들의 노력은 아름다워 보인다.
오데사 포토 데이즈에서도 ‘Future Photo Day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3세에서 17세의 어린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노력은 사진예술과 문화의 뿌리가 될 어린 학생들의 잠재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부산국제사진제의 생각과 일치한다.
부산국제사진제에서도 해마다 청소년특별전과 학생공모전을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부산국제사진제는 이 두 축제에서 선발된 학생 중 일부를 선발하여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청소년전 기획 : 권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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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작가전 』

2019 부산국제사진제에서는 2019 소니 어워드, 오데사 포토데이즈 오픈콜 선정 작가들 중 10여명의 작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 각 국의 작가들은 사진을 통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외국작가전 기획 : 권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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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pak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