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있는 바다
2025년 제9회 부산국제사진제(BIPF)는 처음으로 오픈콜 특별전 『혼이 있는 바다』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신진 및 해외 작가들에게 보다 넓은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오픈(Open)’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듯,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다를 재현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열린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혼이 있는 바다」는 올해 사진제의 주제인 “혼불(魂火)”과 맞닿아 있으며, 해양도시 부산의 장소성과 감각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하고 재맥락화하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진가들이 포착한 바다는 다층적인 질문과 해석을 품고 있으며, 이들이 함께 직조한 시선은 하나의 거대한 파도처럼 관객 앞에 밀려옵니다.
존재의 매개체로서의 바다
바다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 적이 없습니다. 계절과 시간, 빛과 바람에 따라 끊임없이 순환하며 매 순간 새로운 얼굴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바다는 자연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참여 작가들은 수평선 너머로 펼쳐지는 무한한 공간, 고요하거나 거친 파도의 숨결, 바람과 흐름의 흔적들을 섬세하게 포착했습니다. 이들은 바다의 시간성과 생명성, 그리고 관계성에 천착하며, 자연의 고유한 리듬에 귀 기울이는 태도로 바다를 마주합니다. 사진 속에는 그러한 감응과 존중의 시선이 스며들어 있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바다가 지닌 깊고 근원적인 생명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다와 인간의 감응적 공존
바다는 늘 인간의 삶과 함께해 왔습니다. 문명의 기원이자 삶의 터전이 되었고, 때로는 넘을 수 없는 경계이자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작품 속 바다는 기쁨과 슬픔, 희망과 상실이 교차하는 무대로 등장합니다. 가족과 친구의 웃음이 오갔던 해변, 생업으로서의 조업 현장, 해변시장, 조선소의 철골 구조물, 제의의 풍경 등 인간과 바다가 맺어온 다양한 교류의 흔적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사진가들은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했고, 그 안에는 시간의 결을 따라 쌓인 감정과 기억, 삶의 단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혼이 있는 바다」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바다와 인간이 서로를 비추며 함께 살아온 궤적을 다시금 조망하게 합니다.
생태적 시선과 윤리적 응시
바다는 지구 생명의 기원이자 수많은 생명체의 터전입니다. 기후 조절과 생태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존재인 바다는, 오늘날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그 이면에 감춰진 위태로운 현실을 함께 비춥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바다를 단지 감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공존해야 할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아야 함을 일깨우고자 합니다. 사진 속 바다는 항만 개발과 해안 매립, 해양 쓰레기, 혼탁해진 수면, 사라져가는 서식지 등을 통해 현재 해양 생태계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생생히 드러냅니다. 이제 바다는 더 이상 풍경의 배경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서, 그 응시를 통해 우리는 해양 생태계의 순환과 조화, 그리고 그 위태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다, 질문을 비추는 거울
끊임없이 움직이면서도 묵직한 침묵을 간직한 바다는 우리로 하여금 삶의 근원과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게 만듭니다. 사진가들은 시간과 감정, 기억의 결이 켜켜이 쌓인 바다를 사유의 공간으로 바라보며, 각자의 시선과 언어로 바다를 해석하고, 그 다층적인 의미를 시각적으로 풀어냅니다. 그 이미지 속에는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감각적 층위가 녹아 있습니다. 사진가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바다라는 경계 없는 세계 속에서 인간 내면의 깊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바다는 우리 안의 질문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그 감각과 사유의 흐름은 바다를 향한 시선에서 시작되어, 우리 삶에 대한 또 하 나의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예술적 항해의 시작
「혼이 있는 바다」는 바다를 단지 자연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감정을 비추는 장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이는 곧 BIPF가 지향하는 예술적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해양도시 부산의 장소성과 호흡하며, BIPF는 앞으로도 더 깊고 넓은 예술적 항해를 지속할 것입니다. 이 여정 속에서 여러분과 함께 더 넓은 예술의 지평을 열어가기를 기대합니다.
큐레이터 정금희
장 소
큐레이터
- 공모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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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있는 바다 / Soul of The Sea"
- 전시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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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2025 BIPF 특별전 “혼이 있는 바다 / Soul of The Sea"
전시기간 : 2025년 9월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전시장소 : 영도 스페이스 원지(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나루로 214)
- 신청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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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기간 : 2025년 7월 15일까지
신청방법 : 이메일로 신청 bipf.opencall@gmail.com
신청작품수 : 개인별 5-10장 내외 (심사를 통해 4-5점 전시)
참가비 : 최종 선정된 사진가에 한하여 30만원 (전시작품 제작 및 도록 제작비)
- 공모 세부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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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1. 자연의 바다
section2. 인간의 바다
section3. 생명의 바다
section4. 사유의 바다
- 제공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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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BIPF 특별전 “혼이 있는 바다” 개최
2025 BIPF Open Call 전시작품 제작 및 전달 (종료 후 직접 수령)
2025 BIPF 주제전 “혼불, 심연의 빛” 오프닝 초대 및 초청권 제공
2025 BIPF 공식 도록에 작품 소개 및 제공
2025 BIPF 공식 홈페이지에 작품 소개
사진잡지 및 관련 언론에 전시 및 작품 소개
- 응모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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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국내외 사진가
- 응모방법 및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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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신청서를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작성해 주세요.
(이름, 주소, 이메일, 핸드폰번호, 공모 섹션, 제목, 작품명 등을 기재)신청 작품은 Jpeg 형식의 디지털이미지 5~10점으로 각 파일은 긴변 50cm, 해상도 300dpi 이상의 출력용 파일을 준비해 주세요.
신청 작품의 파일명을 지원섹션, 이름, 제목으로 기재해 주세요.
(예시 : 인간과 문화의 바다_홍길동_나의 바다#001)지원신청서와 인쇄용 작품 이미지를 메일(bipf.opencall@gmail.com)로 전달해 주세요.
- 결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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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0일경 부산국제사진제 홈페이지에 최종 선정결과를 공지하며, 선정된 사진가에게는 전시 진행에 대한 안내 메일을 드립니다.
* 주최측 사정으로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