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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이처럼 대형화한 원인으로는 강풍을 동반한 기후 위기가 꼽힌다. 재산은 물론 소중한 인명까지 뺏은 기후 위기의 폐해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산불 재난을 막기 위해 어떤 대비를 해야할까.
뉴스타파와 녹색연합은 지난 5월 초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당국의 산불 대응을 복기해보고, 21대 대통령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들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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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 5월 초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과 함께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을 찾았다. 피해 현장에는 새까맣게 탄 나무들이 가득했다.


산불 확산 핵심은 '바람'...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으로 예측 가능
산불 확산에 가장 회생자대출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바람이다. 산불이 한창 번지던 3월 25일 저녁 영덕군 삿갓봉에선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관측됐다. 태풍급 강풍을 동반한 산불은 삽시간에 마을을 휘감았다. 미처 대피하지 못해 마을에 고립된 주민들은 화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영덕군에서만 주민 10명이 숨졌다. 영덕군 관계자는 “산불이 이렇게 빨리 확산되는 걸 아무도 예측하지 못 투자신탁 했기 때문에 대응 자체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대형 재난에서 일종의 '불가항력'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산불이 확산되기 이전부터 영덕군 전역에 강풍이 불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반론이 나온다. 영덕군 대곡리에 거주하는 주민 허영숙 씨는 산불이 번지던 25일 오후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고 증언했다.
경매무료상담실제로 산림청의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영덕군 삿갓봉에서는 산불이 번지기 4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꾸준히 초속 15m이상의 강풍이 측정됐다.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은 “이 같은 관측 장비만 잘 활용 했어도 산불 대비 경계 태세를 강화해 주민 대피를 사전에 유도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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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삿갓봉에서 3월 25일 측정된 1분당 최대풍속, 오후 5시 50분 전후로 4.7~6.7m/s였던 바람이 15.1m/s까지 거세졌다. 1분당 풍속은 자동관측시스템(ASW)으로 측정했다. 


현재 국내에 자동기상관측시스템은 기상청이 550여개, 산림청은 480여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밖에 다른 기관까지 합치면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각 데이터는 기관 간에 유기적으로 공유되지 않는 실정이다. 앞으로 더 빈번해질 대형 산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정보 공유가 원활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산악 지역에 더욱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행동분석관은 “AWS가 평지에 설치되다 보니까 산악 지형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보다 더 촘촘한 기상망이 설치되고, 또 기존에 구축된 타 기관의 기상망들이 통합 운영 관리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재난에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자동기상관측시스템은 기상청이 550여개, 산림청은 480여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경북 영덕에서 촬영한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 


마을 이장에 대피 의존… 대형 인명 피해 원인
산불에 가장 취약한 지역은 단연 산간벽지 마을이다. 직접적인 산불 영향권일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농촌 특성상 해가 진 이후 잠을 청하는 게 보편적인 생활 양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건을 반영한 산불 대응 체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의성군 사촌1리의 경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장의 고군분투가 없었다면 큰 화를 입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마을 이장인 박기 씨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살폈고, 대피하지 않은 주민에겐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박 이장은 “마을 밖으로 뻗은 외길을 120km/h의 속력으로 달려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덕군 대곡리의 경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8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그러나 이 마을 역시 이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더 큰 화를 입었을 거라고 마을 주민들은 증언했다. 허영숙 대곡리 주민은 “이장이 동네 주민들을 위해서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았다면 주민 모두가 다 화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위원은 “이번 피해를 통해 앞으로 산불 대피 체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되고 대비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현장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마을 이장이 혼자 할 수 없으니 가용한 모든 통신 수단을 활용해 사전에 대비하고 최종적으로는 대면해 대피를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가 촬영한 경북 영덕군의 산불 피해 현장, 마을 주변의 산 능선이 검게 그을려 푸른 빛을 잃었다.


산불 인명 피해 최소화 위한 새정부의 '할 일'
현재 주요 대선 후보 중 이준석 후보를 제외한 이재명, 김문수, 권영국 후보는 10대 공약에 기후 재난에 관한 대응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모두 산불 대응과 예방에 대해 선언적인 내용에 불과할 뿐 구체성은 결여돼 있다. 서 위원은 “새정부가 들어서면 재난안전법에 적시된 것에 따라 대응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대응 과정에서 어떤 게 부족했는지 돌아보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스타파 신동윤 shintong@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