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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다니기 다녀. 될 마음에 있자 모르니까.정기간행물 등록건수, 30년 전 대비 3배 이상 증가 TV방송보다 잘나갔던 신문광고… 현재는 30년 전보다 광고비 적어
[미디어오늘 윤수현, 금준경 기자]



▲사진=Getty Images Bank



30년간 언론계는 '격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언론사의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미디어오늘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30년 전 언론사·언론인·언론수용자와 현재의 언론사·언론인·언론수용자를 비교해봤다.

언론사 3배 넘게 증가했지만… 기자는 2배도 안 늘어
한국언론연감에 따르면 채무조회 2023년 정기간행물 등록 건수는 2만4542건에 달한다. 같은 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햄버거·피자 등 프랜차이즈 사업체(1만8021곳)보다 많다. 30년 전인 1993년만 해도 정기간행물 등록 건수는 6955건이었다.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언론 종사자는 같은 기간 2배도 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993년 3 아파트 매매 절차 만6494명이었던 언론계 종사자는 2023년엔 6만3475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친다. 군소언론이 난립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단순 계산하면 언론사당 재직자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



▲30년 전과 현재의 언론이 변화된 모습. 그래픽=안혜나 기자

e-모기지

30년 동안 신문구독료는 3배 가까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TV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고정됐다. 1981년 컬러TV에 수신료 2500원을 부과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다. 다만 KBS의 수신료 수입은 1994년 2171억 원에서 지난해 6516억 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분리 징수 시행 이전인 20 뱅크론 23년엔 6851억 원에 달했다. TV보급 확대·1인 가구 증가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30년 전인 1995년 2월, 전국은 '모래시계' 열풍이었다. '모래시계'는 1991년 개국한 SBS의 인지도를 전국구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드라마다. 1995년 2월16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64.5%에 달했다. 2025년(5월13일 대출금리전망 현재)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은 KBS 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로 3월30일 21.2%(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했다.
TV방송보다 잘 나갔던 신문광고
30년 전엔 신문광고가 TV방송광고보다 규모가 컸다. 문화체육관광부 광고산업조사에 따르면 1993년 신문광고는 1조3327억 원에 달했으며 IMF 직전인 1996년 2조3186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TV방송광고는 8952억 원에서 1조5873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신문광고보다는 뒤처졌다.



▲1993년, 2003년, 2013년, 2023년 신문 방송 인터넷 광고비 흐름. 단위=원. 그래픽=안혜나 기자



2001년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신문광고(1조7500억 원)가 TV방송광고(1조9537억 원)에 추월당한 것이다. 방송사가 크게 늘고, 신문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온라인 광고 수요가 급증하는 등 매체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이후 신문광고시장 규모는 TV방송광고를 한 번도 앞서지 못했으며, 지속적으로 하락해 예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비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연 1000억 원대 수준이었으나 2001년 2933억 원을 시작으로 빠르게 시장을 삼켰다. 2023년 온라인 광고비는 9조5742억 원으로 TV·신문 합산 광고비의 5배에 달한다.

TV방송광고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불었던 2009년(1조6709억 원)을 제외하곤 1조8000억~2조 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광고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엔 1조751억 원에 그쳤다. 2025년 역시 계엄 사태·미국발 관세 논란으로 광고시장 불황이 예고됐다. 올해 방송광고 규모가 1조 원 밑으로 떨어진다면 1993년 이후 32년 만이다.
여성기자 비율 8.2%에서 31.6%로 늘었지만…
30년 전 언론계는 남초사회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993년 실시한 언론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당시 언론인의 평균적 모습은 '1년에 1869만 원을 버는 36.7세 남성'이다. 응답자 709명 중 91.8%가 남성이었고, 월 평균 수입은 155만7500원이다. 한 달에 300만 원 이상 버는 언론인은 15명에 불과했다. 30년이 지난 2023년, 언론인 의식조사 결과 언론인 평균소득은 연 5657만 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여성기자 비율은 8.2%에서 31.6%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30년 전과 현재의 언론인 모습. 그래픽=안혜나 기자



하지만 언론계 '유리천장'은 공고하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지난해 10월 32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 기자가 편집국장을 맡은 곳은 한겨레와 코리아타임스뿐이었다. 언론사 국장·실장·본부장급에서 여성 비율은 12.66%에 그쳤다. 임원 중 여성비율 역시 6.17%에 불과하다.

언론인의 직업 만족도는 크게 떨어졌다. 언론인 직업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993년 75.4%에 달했으나 2023년 29.4%로 하락했다. 반대로 전직 의사는 대폭 증가했다. 1993년 다른 직업으로 전직하고 싶다는 언론인은 16.7%에 불과했으나 2023년 전직 의사는 48.1%에 달했다. 기자 2명 중 1명이 전직을 꿈꾸는 것이다. 언론계를 떠나는 기자들이 증가하면서 2022년 '기렉시트'(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기레기'와 탈출을 의미하는 엑시트의 합성어)라는 말이 등장했다. 다만 언론인 윤리는 개선됐다. 1993년 언론계에 금품수수 관행이 있다고 답한 기자는 74.7%에 달했으나, 2023년엔 그 비율이 18.8%로 줄었다.
“언론은 정확하다” 52.45%→32.6%
언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언론재단이 실시한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언론은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4년 52.45%에 달했으나 2024년엔 32.6%로 줄었다. “언론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43.4%에서 33.9%로 감소했다.



▲30년 전과 현재의 언론 수용자 모습. 그래픽=안혜나 기자



언론수용자가 정보를 얻는 경로 측면에선 포털이 부상했다. 1994년 언론수용자 조사에 주요 뉴스 이용매체를 물은 결과 TV가 80%, 신문이 15.9%로 조사됐다. 하지만 2024년 TV는 44.6%로 줄었으며, 포털이 36.9%로 2위에 올랐다.

해당 조사에서 신문을 주요 뉴스 이용매체로 꼽은 응답자는 3.3%에 불과했다. 특히 2030 세대 응답자 중 종이신문을 뉴스 이용매체로 꼽은 이는 없었다. 30년 전만 해도 국민 10명 중 8명이 신문을 열독했으나 지난해 신문 열독률은 9.6%을 나타내 10명 중 1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신문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문이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지난해 48.4%로 나타났다.
김대중 시대 저물고 손석희 17년 연속 영향력 1위
김대중과 손석희 없이 지난 언론계 30년을 이야기하기 힘들다. 조선일보에서 편집국장·주필·편집인·고문을 역임한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언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시사저널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에서 1993년부터 2004년까지 10년 동안 9차례 1위를 기록했다. 그가 1위를 기록하지 못한 해는 1995년으로 당시 1위는 방우영 조선일보 회장이었다.



▲1994년, 2004년, 2014년, 2024년 시사저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사회인 조사 결과. 그래픽=안혜나 기자



2005년 변화가 시작됐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100분 토론'을 진행하던 손석희 당시 MBC 아나운서국장이 1위를 기록하고,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4위로 밀렸다. 이후 손석희는 2021년까지 17년 동안 1위를 유지하며 '영향력 조사 1위=손석희'가 공식이 됐다.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을 비롯해 KBS·MBC 사장,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 등도 손석희를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2022년 시사저널이 언론인 영향력 조사를 폐지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으로 대상을 확대하면서 추이가 달라졌다. 일반인 대상 조사에선 손석희가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지만 전문가 대상 조사에선 오은영 박사(2022년)·유시민 작가(2023년·2024년)와 방송인 유재석씨(2023년)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