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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모양’을 본다. 제목이 흥미롭다. 조손가족, 위탁가족, 다문화배경가족, 탈북민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한다. 작가인 전미화는 지난 15여년간 여러 가족을 그림책에 꾸준히 담아왔다. 이들을 통해 문득 한국 그림책은 가족을 어떻게 담았을까를 살펴보고 싶다. 그는 사회적인 주제를 주로 다뤄왔다. 하지만 작품들의 화면만 보면 무겁지 않게 느껴진다. 그의 초기 작업은 포스터컬러로 그려졌다. 재료가 달라진 후에도 채도가 높은 쨍하고 도드라진 라인의 그림은 이전과 맥을 같이한다. 무거운 주제가 붓질이 선명한 색칠면의 그림과 대비되어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 이자율 반어법처럼 강조된다. 그만의 개성이다.
그림책에서 가족은 일반적으로 따뜻함의 온상, 정서적 안전지대로 여겨진다. 칼데콧상 수상 도서들을 분석한 한 연구(1996)에 따르면 부모-자녀 관계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하며, 어머니는 따뜻하고 자상하게 그려진다. 그의 작품은 이것에 균열을 낸다. 그가 그린 가족에는 온갖 상실과 부재가 나타난 주택공사 다.
첫 작품 ‘눈썹 올라간 철이’(느림보, 2009)에는 아이는 일하는 부모에게 방치되어 분노하고, ‘씩씩해요’(사계절, 2010)에서는 아버지를 상실한다. ‘달려라 오토바이’(문학동네, 2015)에는 아빠와 따로 사는 아이가, ‘미영이’(문학과지성사, 2015)에는 돈을 벌러 떠나는 엄마가 지인의 집에 맡긴 아이가, ‘오빠와 손잡고’( 집매매시 세금 웅진주니어, 2020)에는 집을 잃는 철거민 가족이, ‘다음 달에는’(사계절, 2022)에는 빚에 쫓겨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자동차에서 사는 아이가 나온다. 직접적 원인은 빈곤이다. 게을러서는 아니다. 부모들은 가족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며,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들 책은 최근작 ‘가족의 모양’에 나오는 여러 가족의 전사로 제2금융권전세대출금리 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물론 ‘달 밝은 밤’(창비, 2020)처럼 부모가 아닌 ‘나를 믿을 것이다’라고 절규하는 아이도 있다. 그림책들은 담담하다.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으며, 안전한 해결책이나 확실한 기대로 안심시키지 않는다. 미덕이다.



가족의 모양 l 전미화 글·그림, 원리균등상환 창비(2024)


결혼한 남녀와 혈연인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을 우리는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정상 가족’은 편부모, 재혼, 입양 등 여러 원인으로 해체되기 쉽고, 다른 형태의 가족이 만들어진다. 그런데도 이들은 결핍으로 취급된다. 우리는 이들 책을 읽으며, 완벽한 가족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위의 그림책들은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 금기를 깬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림책은 어둡고 부정적인 것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엄마가 착한 존재로 그려지는 전형성은 지금도 유효하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시공주니어)는 1963년 출판 후 금서가 됐다. 자상한 엄마 대신 말썽을 피운다고 아들을 방에 가두는 엄마는 당시 미국에서 허용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앞에 언급한 그림책들이 경제적으로 낙오되거나, 아이들의 교육은 뒷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부모를 등장시키는 것은 꽤 용감하다. 이혼이 배경인 그림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하는 것처럼, 그림책이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림책의 역사는 사회적 편견과 금기와 맞서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조은숙 그림책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