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이자 역대 최장(2월 15~23일) 중국 춘절 연휴였던 1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내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한국의 여드름 제품 퀄리티가 좋다고 들어서 샀어요."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체인형 약국 앞에서 만난 일본인 유메(22)는 국내 제약사의 여드름 치료제와 흉터 연고를 보여주며 말했다. 친구와 둘이 여행 중인 그는 "내일은 성수동에 있는 이구홈(라이프스타일 소품숍), EQL(패션 편집숍), ALO(안경원)에 가려 한다"고 말했다.
K컬처 유행과 함께 시작된 '방한 관광객 2
황금성오락실 ,000만 시대'는 이전과 달라졌다. 대형 관광버스에서 내린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시내면세점으로 향하던 풍경은 저물었다. 지도 앱을 길잡이 삼아 '로컬' 한국인에게도 핫한 상권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며 쇼핑하는 '개별 관광객'이 넘쳐 난다. K관광 필수 코스가 된 3대 브랜드 '올다무(CJ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에 이어 약국, 소품숍, 안경
바다이야기부활 원 등 쇼핑 장소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은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고, 가장 많이 돈을 쓰는 대표 관광 상권이다. 최근 명동 일대에는 방한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 친화 약국'이 연이어 생기고 있다. 재생원료 크림, 여드름 치료제 등이 주력 상품이다
바다이야기게임2 . 20일 명동의 한 약국 앞에 영어·중국어·일본어 안내문과 함께 주요 제품 홍보물이 붙어 있다. 최나실 기자
유메가 찾은 약국은 택스리펀드(세금 환급) 키오스크만 4대에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통역이 가능한 직원도 네댓 명이었다. 매장 전면에는 일명 '연어주사'로 불리는 PDRN 성분 제품부터 여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드름·색소침착 치료제까지 국내 제약사들이 만든 '더마 코스메틱' 제품들이 포진해 있었다. 중국에서 온 쉬웨이린(42)은 "샤오홍슈(중국판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PDRN 크림을 샀다"며 "이제 바로 옆 올리브영에 가서 브러시를 구경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을 겨냥한 'K약국'은 '스킨케어에 관심 있다면 올리브영 다음으로 꼭 들러야 할 곳'
야마토통기계 으로 부상했다. 명동뿐 아니라 홍대·강남·성수 등 서울 주요 상권에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구에서 '명동' 상호를 달고 문을 여는 약국은 과거 연평균 1곳꼴이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반년 새 무려 12곳이 개점했다.
관광객 2명 중 1명은 로드숍에서 산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전(2016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도 백화점과 로드숍이 밀집된 명동이 관광객 쇼핑 1번지(42.7%)로 꼽혔지만 시내면세점(40.7%)과 공항면세점(23.7%) 비중이 적잖았다.
그러나 중국의 한한령과 코로나19를 지나 K컬처가 전 세계에 퍼진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관광객 국적은 다양해지고, 연령대는 어려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무장한 개별 관광객 비중은 75%(2016년)에서 82.9%(2025년 1분기)로 높아졌다. 쇼핑 장소 1위는 단연 로드숍(2024년 기준 49.6%)이 됐다. 관광객 2명 중 1명은 로드숍에서 쇼핑한다는 의미다. 10년 전 서울 명동, 동대문·남대문시장, 인사동 등 전통적이고 이색적인 상권이 주목받았다면 요새는 한국 MZ세대가 사랑하는 '힙한' 성수·홍대·한남·안국동 등에 외국인도 몰린다.
방한 관광객 주요 쇼핑 장소.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 핵심 상권들을 떠받치는 로드숍 3대장이 K뷰티, K잡화, K패션을 한데 모은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다. 한국인도 애용하는, 양질에 가성비 좋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어서다.
전국 매장 중 매출 1위에 외국인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 명동타운점을 비롯해 명동에는 올리브영이 8개나 있다. 올리브영은 2024년 글로벌 고객 전담 조직을 만든 이후 △16개 언어 지원 휴대용 번역기 도입 △퍼스널 쇼퍼 서비스(센트럴 강남 타운) △브랜드 체험형 특화 매장(올리브영N 성수)으로 'K뷰티 쇼핑 성지'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의 올리브영 누적 구매액은 1조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증가율 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올리브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스킨케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오프라인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의 구매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2024년보다 53% 증가했다. 연합뉴스
K푸드·뷰티·리빙·굿즈 등 상품이 다양하고, 가장 비싼 제품도 5,000원인 다이소도 외국인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이소의 해외 카드 결제액 증가율은 △2022년 300% △2023년 130% △2024년 50% △2025년 60%로폭풍 성장 중이다.
무신사도 핵심 상권에서 △택스리펀드 △캐리어 보관 △다국어 방송 등을 제공하는 외국인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 비중은 △명동점 55% △한남점 44% △성수점 42%다. 2024년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편집숍 '성수@대림창고'도 결제 건수 기준 외국인 비중이 34% 정도다.
무신사의 세 번째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가 그랜드 오픈한 2024년 9월 13일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한국인 MZ세대에게 핫할 뿐 아니라 방한 관광객 사이에서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성수@대림창고도 지난해 전체 결제 건수 중 외국인 비중이 34%다. 최주연 기자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굿즈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문구점 '아트박스'를 비롯해 국내 최초 액세서리 SPA '뉴뉴(NYU NYU)', 캐릭터 라이프스타일 숍 '버터샵' 등 여러 소품숍들도 명동·성수·홍대·강남 등 핵심 상권에 진출했다.
안경·선글라스 등도 외국인의 K쇼핑 목록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해외 대비 저렴한 가격, 빠른 제작 속도를 앞세운 프랜차이즈 안경원에 관광객이 몰렸다면 최근에는 젠틀몬스터를 필두로 카린, 래쉬, 리에티 등 감각적인 디자인의 'K아이웨어' 브랜드들이 성수·한남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있다.
일상 속으로, K관광 2000만 시대
① 두피 관리실, 점집까지 찾는다
• "한국 사람처럼" 사주 보고, 물멍 하고, 편의점 먹방 찍는다(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1515260001023)
•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 연다... 1월 방한 외국인 13% 증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1318400001630)
• "돼지국밥 먹으러 배 타고 왔다"… 외국인 5명 중 1명은 부산 간다(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1313360005928)
• 10년 전 '도깨비' 보고 강릉까지 왔다… BTS 정류장 가고 길감자 먹고(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1111050001064)
② 외국인 관광객이 지갑 여는 이유
• '최애의 나라'서 춤추고 꾸민다... 요즘 K팝 팬이 한국을 즐기는 법[K관광 2000만 시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2409380003263)
• "개점 이래 이 정도 외국인 처음"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백화점 [K관광 2000만 시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2308450003256)
• 몽골선 갑상선 들어낼 뻔, 한국 오니 "암 아냐"... 가로수길엔 '붕대쇼핑족' [K관광 2000만 시대](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2409370005646)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