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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게윤정연(30)·김시우(29)씨는 경기도 양주에서 생후 14개월 세쌍둥이 자매 하윤·나윤·다윤이를 키우는 ‘MZ 부부’다. 이들은 26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가 벌써 기대된다”고 했다. 세쌍둥이를 누구보다 귀여워해주는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세 딸은 서먹했던 가족·친지를 다시 이어주고, ‘다복한 가정’이란 꿈도 이뤄준 복덩이 같은 존재다.



윤정연(맨 오른쪽)·김시우씨 부부와 세 쌍둥이 자매 나윤(맨 왼쪽부터), 하윤, 다윤이가 지난 10월 돌을 맞아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윤정연씨 제공


엄마 윤씨는 “16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오빠와도 7살 차이라 가족끼리 대화가 많지 않았고, 친척끼리 왕래도 별로 없었다”며 “남편도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우리 부부는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고 했다. 작년 10월 세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집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가족 친지들이 윤씨 집에도 자주 놀러 왔고, 모임도 많아졌다. 윤씨는 “아이를 낳기 전엔 명절 연휴 때 집에서 조용히 쉬었는데, 이젠 아이들 덕분에 가족이 함께 모여 명절을 보내게 됐고, 집안에 웃음도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 MZ 부부도 임신·출산 과정이 순탄친 않았다. 윤씨는 “최소 둘 이상은 낳고 싶었는데 결혼 후 1년 넘게 노력했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병원에선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난임이라고 했다. 결국 시험관 시술 끝에 세 아이를 임신했다.
윤씨는 만성 관절염의 일종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다. 평소 스스로 주사를 놔야 하는데, 임신 기간엔 이 주사도 거의 맞지 않았다. 척추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없어 집에서도 바퀴 달린 의자를 붙잡고 움직여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임신중독증까지 와 작년 10월 임신 32주 만에 조산했다. 첫째 하윤(1.78kg)이와 둘째 나윤(1.69kg)이는 자가 호흡이 어려운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기도 삽관까지 했다. 막내 다윤(1.85kg)이도 호흡기 문제 등으로 심박이 느려지는 서맥(徐脈)을 겪었다. 세 아이 모두 바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했다. 이후 치료를 받고 셋째 다윤이가 입원 46일, 첫째 하윤이가 입원 48일, 둘째 나윤이가 입원 69일 만에 차례로 퇴원했다. 입원 기간 윤씨는 산후조리원도 가지 않고 아이들 면회를 위해 매일같이 집과 병원을 오갔다. 그는 “하루하루 애가 탔지만, 아이들이 잘 회복해 퇴원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했다.
작년 12월 나윤이의 퇴원으로 세 자매는 드디어 ‘완전체’가 됐다. 윤씨는 물론 도로 도색 작업을 하던 남편 김씨도 일을 잠시 내려놓고 양육 도우미 등의 도움 없이 아이들을 돌봤다. 이들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였던 만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씨의 일과는 아이들이 잠에서 깨는 오전 7시 30분부터 다시 잠드는 오후 7시 30분까지 오로지 ‘육아’다. 그는 “체력적·정신적으로 힘든 게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세 딸은 아직 폐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고, 잔병치레도 잦은 편이다. 최근에도 첫째 하윤이가 감기와 코로나를 동시에 앓다 새벽에 호흡곤란이 와 아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한 아이가 아프면 다른 아이도 아플 때가 많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면 남은 한 사람은 집에서 두 아이를 돌봐야 한다. 하지만 윤씨는 “종종 아파도 금방 털고 일어나고, 세 딸 모두 씩씩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며 “하루 중 1시간이 힘들고, 23시간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세 아이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엄마를 찾을 때, 밥 잘 먹어줄 때, 울다가도 엄마가 안아주면 금세 그칠 때, 셋이 동시에 날 보고 웃어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남편 김씨도 “밖에서 일을 보고 집에 왔을 때 눈웃음으로 반겨주는 세 딸을 보면 종일 쌓인 피로가 싹 풀린다”고 했다.
윤씨는 “세 자매라서 더 좋다”고도 했다. 그는 “아이가 하나인 집들은 대개 엄마가 온종일 아이 곁에서 챙겨주고 달래주고 놀아주는데, 우리 딸들은 벌써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장난치고, 함께 논다”고 했다. 요즘 부모들의 큰 걱정 중 하나인 ‘친구 사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성장기 여자아이들에겐 의지할 수 있는 단짝 친구가 특히 더 중요한데,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평생 친구를 얻은 셈”이라며 “나중엔 엄마와도 친구가 될 텐데, 여자 넷이서 함께 여행 갈 생각 하면 벌써부터 설렌다”고 했다.
한 가지 고민이 있다면 경제적 부담이다. 남편 김씨뿐만 아니라 윤씨도 내년 3월부터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다시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하려 한다. 그는 “아이가 셋이니 먹을거리를 사둬도 금세 동나고, 딸들이 커 1년 전 마련한 4인용 유아 왜건(wagon)도 벌써 꽉 찬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다둥이 부모들처럼 아이 돌볼 손은 부족한데,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니 외식이나 과소비는 최대한 자제한다”며 “정부에서 양육수당만큼은 충분히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윤씨는 “경제적 부담은 있어도 그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하루하루 느끼고 있다”며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주저하는 분들에겐 ‘아이들과 훨씬 더 큰 행복을 공유할 수 있으니 꼭 낳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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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