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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대꾸했다. 몸부림을 사실을 인부들은 외모의 1시간부산노동권익센터가 올해 개최한 2024년 제2회 감정·비정규 노동자 수기 공모전에서 11편의 작품이 당선됐다. 공공기관 민간위탁 노동자, 도서관 비정규직, 사회복지공무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 작품은 감정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터와 삶 속에서 겪는 고충과 희망을 진솔하게 보여준다.당선된 작품 중 일부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수기를 읽으며 감정·비정규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기자말>
[부산노동권익센터]
#1. 나는 금쪽이다
주택금
▲ 병원
ⓒ pixabay
프리워크아웃제도
우리 부모님은 나를 '금쪽이'라고 부르신다. 평범하게 초, 중, 고, 대학 졸업했고, 교우관계 좋고, 비행 한 번 저지른 적 없는 내가 아직도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인 이유는 갓 성인이 되었을 무렵 백혈병에 걸려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백혈병이 중추신경계로 번져 뇌종양, 뼈전이로 신한은행직장인 4년 만에 재발했을 때, 우리 가족들은 하늘이 떠나도록 울었더랬다. 그 모습에 내가 되려 차분해져서 흔히 빅파이브라고 칭하는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몇 군데를 예약하고 빠르게 이원 서류 준비해서 상경해 버렸다.
일사천리로 입원해서 치료받지만, 치료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퇴원 후에도 꼬리뼈로 암이 번진 곳의 통증 수원 스위스 때문에 휠체어조차 똑바로 타지 못해 엉덩이를 들고 옆으로 누워 타야 했다. 1~2주에 한 번 외래가 있는 날이면 부모님과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두 좌석에 몸을 구겨 넣고 천장을 보고 누워 있노라면 이따금 맞은편 좌석에서 아버지가 꾸벅꾸벅 졸고 계신 게 보였다.
나도, 가족도 모두 힘들었던 고행의 9년을 지나, 가족들의 극진한 기아차 할부 프로그램 돌봄 덕에 최근에는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전공 분야로 취업 준비 중이다. 내 의료비 문제로 무리하셨던 부모님께 더 이상 금전적으로 부담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동 의류 매장 단기 계약직 일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몸이 약한 내가 일하는 것 자체를 굉장히 반대하셨지만, 꼭 하겠다고 언제까지고 엄마, 아빠 돈 받아 쓸 수 없지 않으냐 고집을 부리니 마지못해서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그만둬야 한다' 거듭 말씀하시며 결국 내 손을 들어주셨다.
막 입사했을 무렵에는 막연히 잘할 수 있겠거니 생각했지만, 사회 경험이 부족한 내가 현실을 다소 말랑하게 여겨서 할 수 있었던 착각이라는 걸 곧 깨달았다.
"이렇게 팡팡 치면 무너져요. 위험해요. 다쳐요!""지금 우리 애한테 소리 지른 거예요?!"
"고객님 죄송합니다. 매대가 무너지면 자녀분이 다칠 수 있어서요.""그럼, 당신이 잘 보고 있다가 막으면 되지. 당신이 뭔데 우리 애한테 하지 말라고 소리를 쳐요?!"
'카오오오~!!'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폼으로 공룡 소리를 흉내 내며 뛰어 들어온 아이는 매장 내를 휘저으며 DP 된 상품을 와르르 엎지르고 던졌다. 이윽고 매장에 전시된 장식물을 뜯어 매대를 내려쳤는데 아이의 머리 위에서 철제 매대가 들썩거리는 모양새가 위험해 보였다. 불안한 마음에 아이의 머리 위로 철제 매대가 부딪치지 않도록 한 손으로 바치며, 다른 손으로 매대를 팡팡 치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주의를 주자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눈길 한 줌 주지 않던 고객이 불현듯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다.
'네가 뭔데. 옷이나 파는 게 우리 애를 감히 훈계하냐?' 고객은 내 뺨이라도 올려붙일 기세로 온갖 욕설을 쏟아부었다. 점장님이 와서 상황을 중재하며 더 난동을 부리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하자 그제야 그 고객은 입을 꾹 다물고 나를 노려보다 아이의 손을 잡아끌고 매장을 떠났다.
며칠 후 본사로 '매장 직원이 불친절하고 싸가지 없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 속이 뒤집어질 만큼 매운 닭발을 배달시켰다. 닭발을 우걱우걱 먹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나에게 왜 우느냐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묻는 부모님께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냥 닭발이 너무 매워서 그렇다고 답했다. 염려 가득한 눈빛의 부모님을 보니 '나도 우리 집 귀한 자식인데' 속에서 울컥, 치솟는 게 느껴졌다. '엄마, 아빠 나 사실 오늘 매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어.' 오늘도 금쪽이는 차마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할 말을 도로 삼켰다.
#2. 부부 싸움에 금쪽이 등 터진 날
▲ 의류 매장
ⓒ pixabay
출근길에 문뜩 못 보던 주유소가 눈에 띄었다. 며칠 전까지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어느덧 화환이 즐비한 것 보니 영업을 시작했나 보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주유소 입구를 장식한 풍선의 얼굴이 꾸겨졌다, 펴졌다. 웃는지 우는지 모를 표정으로 후들후들 날렸다. 그 처량한 행태가 묘하게 출근 중인 나랑 비슷했다. 나는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로, 주유소 풍선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떼를 써? 엄마가 안 된다고 했지? 엄마한테 맡겨놨어?"
아동 매장 특성상 가족 단위로 오다 보니, 눈앞에서 자녀 혼내거나 훈육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겪을 수 있다. 나는 그럴 때면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처럼 휘청휘청 휘둘린다. 머릿속 한구석으로 어린 시절 즐겨 했던 핑퐁 게임 속 공이 나 자신 같다고 생각하며 갈등 상황을 관조하고 있자면, 어느덧 아이들은 뿌앵-!! 울며 바닥에 주저앉아 떼를 쓰고 있고 하루 종일 시달린 부모들은 슬슬 언성을 높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 그저 머쓱한 미소를 띠며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
단란한 가족 쇼핑이 한순간에 부부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잦았는데 그렇게 과열된 감정이 애꿎은 나에게 향할 때도 있었다.
"돈, 돈, 돈! 거리지 말고 애한테 좋은 걸 사줘라!""내가 언제 돈, 돈 거렸어?! 애가 이게 좋다잖아! 이거 90 주세요."
"고객님, 다른 손님도 계셔서 결정되실 때까지 살펴보고 와도 될까요?""아~!! 잠깐 있어 보이소. 이거 갖다주고, 저것도 가져와 보소."
"아니. 지금 우리 고르고 있잖아요. 저거하고, 아 저거 이렇게 갖고 오세요.""4벌 다 90으로 가져올게요."
그들은 창고 안에 있는 상품 10가지를 나에게 찾아오라고 시킨 후 땀에 푹 절은 나에게 삿대질했다. 빠릿빠릿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억울했다. 내가 창고로 가서 상품 10개를 다 찾아서 꺼내오는 데 불과 10여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에게 모진 말을 하며 비수를 꽂다 못해 서로의 가슴을 찌른 비수를 뽑아 들고 동시에 나를 찔렀다.
" 90 말고 100이라니까요!"
아이의 티셔츠 목덜미 부분을 뒤집어 까서 텍에 붙은 90사이즈를 보여주며 똑같은 90사이즈로 달라더니 갑자기 100을 찾아오랬는데 헛짓한다고 비난했다. 화풀이었다.
" 아가씨, 여기 사장 어디 갔노. 일을 그렇게 못해서 어쩌려고? "
상품 봉투를 양 옆구리에 낀 채 바닥에 내려놓지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땀에 젖어 몸에 딱 달라붙은 티셔츠가 마치 등 뒤로 누군가가 서슬 퍼런 칼날을 갖다 댄 것처럼 서늘하게 느껴졌다. 흥분한 부모 사이에 낀 아이가 불안한 기색으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눈치 보는 모습에 땀범벅으로 오도카니 서 있는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도 넘은 무례 혹은 날 것의 갑질을 유연하게 넘기기엔 나는 아직 연륜이 부족한가 보다.
그날은 퇴근 후 집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파트 주변을 배회했다. 그러다가 놀이터 그네에 앉아 멍하니 앞만 보고 앉아 있었다. 눈물은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느지막이 집으로 돌아와 일이 늦게 끝났다며 걱정 많은 부모님을 달래고 '오늘 피곤해서 샤워하고 바로 자볼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한 후, 쏟아지는 물줄기에 멍울진 설움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오늘도 부모님의 금쪽이는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
#3. 금쪽같은 우리 고객님
▲ 불평
ⓒ pixabay
티셔츠 피팅을 돕던 중에 아이가 싫다고 소리를 와악! 지르며 온몸을 버둥거렸는데 그렇게 내지른 주먹에 얼굴을 맞았다. 콧잔등에 정통으로 맞아서 안경이 눌리며 코에 상처가 났다.
"점장님, 아동 매장인데 노키즈존일 수는 없겠죠?""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심정은 이해합니다."
매장 안을 가로질러 뛰어다니고 점프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DP 된 상품을 마구 섞어놓고 던지고 발로 차도, 과자 뿌리고 음료수를 엎지르고-, 어린이용 립스틱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려도 같이 온 보호자 중 그 누구도 아이를 말리지 않았다. 아이는 아이니까 그럴 수 있는 일이고 그 나이에 맞게 통제가 안 되는 거지만, 그를 마냥 방관하기만 하는 보호자들의 모습은 매 순간 불편하게 다가왔다.
"알쏭! 달쏭~! 너를 보여줘~ 비~밀의 열쇠를 돌~리면~~어떤 티○핑이 나올까아~""OO이 지금 너~무 귀엽다. 엄마 보세요~""이쁜 우리 강아지. 어이구 재밌어~ 어이구 신기해~ "
매장에 전시된 가방으로 매대를 쾅쾅 치며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최고라는 만화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우리 딸 귀엽다고 영상으로 찍는 해맑은 어머니와 그 옆에서 손뼉을 치며 손주를 오구오구 예뻐하는 할머니. 판매 상품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아이 앞에서 내가 쩔쩔매고 있어도 그들은 냉랭할 정도로 무관심하다가 내가 아이를 직접 말리려고 하니
"사면 될 거 아니에요. 놔두세요."
차갑게 일갈했다. 그리고 상품 마감이 싸구려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구매하지 않고 매장을 떠났다. 그럴 때면 점장님과 나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마주 보다가 한숨을 푹 쉬고 마는 것이다.
" 고객님 저희 이제 매장 마감했습니다. "" 아, 빨리 고르면 되잖아요. 이거 좋네. "
어느 날은 매장 문 닫을 시간에 고객이 방문하셨다. 이제 영업이 끝났다고 설명해 드렸지만, 그분들에게 우리의 퇴근은 별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부득불 자녀에게 여러 가지 옷을 입혀보고 구입까지 해가셨지만 나는 40분 더 연장 근무를 해야 했다. 혹자는 '어쨌든 매출 올렸으면 된 거 아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후 그들은 상품이 마음에 안 드니 다른 거로 바꿔 달라며 재방문했고 여러 차례 걸쳐 진상 짓을 저질렀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후에 교환해 간 옷도 2주가량 입고 다니다가 상품이 불량인데 이제 알았다며 결국 환불받아 갔다. 이런 갑질을 당할 때면, 요즘 말로 현타가 어김없이 밀려왔다.
당장 일 못 하겠다, 때려치우겠다 하면 아픈 딸을 늘 걱정하시는 우리 부모님께서는 흔쾌히 그러라 하실 것을 알고 있다. 당장 일이 힘들다는 말만 해도, 부모님께서는 내가 일하다가 다시 병을 키우진 않을까 염려하며 안절부절못하시곤 했다. 마지막에는 항상 '그냥 그만두면 안 되겠니-? 엄마, 아빠는 정말 괜찮아.'로 귀결되는 바람에 집에서는 일 관련 얘기를 점점 하지 않게 되었다.
내 주변 또래 친구들은 이미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급으로 자리 잡았다. 저마다 경력을 착착 쌓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암 투병으로 흘려보낸 9년이라는 시간이 몹시 무겁게 느껴져 어깨가 짓눌리는 것만 같았다. 부모님께서는 '아픈 걸 어쩌냐. 엄마, 아빠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충분하다. 누워있기만 하던 네가 이 정도 하게 된 것도 정말 대단한 거다.' 늘 말씀하셨지만, 그와 별개로 내 안의 부담감은 점차 몸집을 불려 나갔다. 고작 이 정도 일에, 나쁜 소리 좀 들었다고 그만둬버리면 의지박약인 거라며 나를 질책했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4. 굳세어라, 금쪽아!
▲ 감사인사 감사인사
ⓒ pixabay
금쪽이는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힘차게 출근길에 오른다. 힘들지만, 오늘 하루도 잘 해보자며 긍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점장님과 힘들면 쉬고 오라고 북돋아 주는 동료 직원들 덕분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내 사정을 제대로 설명한 적은 없지만, 실수 잦고 탈도 많은 나를 잘 보듬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 부족한 부분은 질책하기보다 친절하게 다시 가르쳐주셨고 내 좋은 면은 크게 봐주시고 잘한 일이 있으면 격하게 칭찬해 주셨다. 이런 동료 직원들이 있어서 그나마 이 일이 해봄 직하다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든 고객이 다 나빴던 건 아니었다. 어느 날은 매장에 갓난아기 유모차를 끌고 들어 온 부부 고객과 할머니 고객이 방문했다. 할머니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면서 자신이 짐이 많으니, 더 큰 쇼핑백을 달라고 요구하셨는데, '매장 상품들 크기상 이 사이즈보다 더 큰 쇼핑백이 필요하지 않아서 더 큰 사이즈는 구비해놓지 않았다.'고 설명해 드리니, 왜 봉투가 큰 게 없냐며 누가 장사를 봉투도 안 갖고 하냐며 노발대발하셨다. 다른 매장 분들께 부탁해서 큰 봉투를 구해 드렸는데도 어찌나 성화인지 다른 고객들 응대가 불가할 정도여서 한참 시달려야 했다.
나중에야 한참 동안 기다리신 부부 고객께 죄송하다고 사과드리자,
"저희는 괜찮아요. 아까 할머니가 막 밀치던데 다치진 않으셨어요?"
오히려 위로해 주셨다. 그 한마디에 순간 눈물이 핑 돌아서 눈에 힘을 꽉 줘야 했다. 사소한 배려 하나가 이렇게 큰 감동이 된다는 걸 처음 느낀 날이었다. 그날 느꼈던 모욕감, 불쾌감, 그런 안 좋은 감정 응어리들이 어찌 보면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입안에 넣은 사탕처럼 사르르 녹는 걸 느꼈다. 그날을 기점으로 나도 고객으로 다른 매장에 방문할 때면 「마음속에 배려 한 스푼, 존중 한 스푼, 여유 한 스푼」을 덜어서 꼭 챙겨 들고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이건 암 투병을 하며 느낀 점이지만, 몸의 고통은 어느 시점이 지나면 '내가 그렇게 아팠나?' 가물가물할 정도로 잘 아물고 잘 잊어버린다. 시간이 약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사람의 말은 때때로 잘 벼린 칼날 같아서 한 번 휘둘러서 상처를 내면 아문 자리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는 것이다. 매장 일을 하며 만났던 몇몇 사람들이 줬던 '모멸감'이 그러했다.
그들은 언제나 금쪽같은 내 새끼 기를 왜 죽이냐고 따지지만, 그들이 깎아내리는 나조차도, 그리고 수많은 감정 노동자들 또한 각자 부모님의 귀한 금쪽이라는 것을 상기해 주길 바란다. 사실 그들도 마음속 한 편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고객>이라는 타이틀이 누군가의 인격을 모독해도 되는 마패 같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단지,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 내가 받았던 소중한 배려 한 스푼처럼 모든 사람이 그런 작은 배려와 존중을 마음속에 늘 휴대하고 다닌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좀 더 따뜻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따뜻한 하루가 매일 이어져서 언젠가 <감정 노동자>라는 말도 이 사회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려본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힘차게 출근한 이 세상 모든 금쪽이에게-당신의 하루가 얼마나 고단하셨을지 제가 모두 헤아릴 수 없지만, 오늘도 온 마음을 쏟아 노력하셨을 테죠.당신의 치열한 하루에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내일도 함께 힘내봅시다.
▲ 아동의류매장
ⓒ 부산노동권익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