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새해부터 코스피는 불장을 거듭했다. 1월29일 꿈의 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5600선도 넘어서며 6000선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951개 종목 중 800여 개 종목이 상승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사람보다 돈을 잃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농담이 이어졌다. 그러나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 기업들의 주가는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게임 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유연한 근무시간 조성에 있다. 게임 개발을 위한
손오공게임 조율 등 상호의존성과 불확실성이 강한 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경직된 주 52시간제를 일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연한 근로시간제 도입을 통해 게임 개발 업무시간의 자율성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논의하던 지난 1월29일, 먼 이국땅에선 구글 딥마인드가 인공지능(AI) 월드 제작 도구 '프로젝트 지니'를 공개해 충격을 선사했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다.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인공지능(AI) 게임 생성 도구 '프로젝트 지니'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 캡처
게임 개발 과정 전반을 뒤흔든 '지니 쇼크'
구글이 공개한 '프로젝트 지니'의 파급 효과
카카오야마토 는 게임 산업에 충격과 공포를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프로젝트 지니' 공개 이후 국내 게임사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의 게임 기업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글로벌 게임 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준 '프로젝트 지니'가 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호들갑인지 한 걸음 더 들어가 해석할 필요가 있다. 먼저, 온라인 게임의 변화 그리고 게임 개발이 어떤
무료릴게임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천천히 살펴보자.
게임 산업에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과거 전자오락실에 모여 게임을 즐기던 풍경은 PC방으로 옮겨갔고, 이후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등 공간과 기기는 계속 변화했다. 가정용 콘솔 게임기 등장, 온라인 게임 흥행, 다시 모바일 게임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기까지 산업의 변곡점에서 특정 기업은 흔들렸고
릴게임신천지 , 특정 기업은 변화를 틈타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특성은 게임의 공간과 기기 변화가 전부였다.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기기가 변화됐을 뿐, 게임을 기획하고 그래픽으로 구현해 엔진을 가동한 후 품질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는 게임 개발 프로세스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게임 개발에서는 영역별로 상호의존성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게임에서 엔진이라는 단계를 건너뛰고 결과를 제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구글 딥마인드가 내놓은 '프로젝트 지니'는 게임 개발 프로세스를 뒤흔들고 있다. 사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해 자신이 생각하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프로젝트 지니'는 바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를 사용자에게 제시한다. 게임 속 캐릭터는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캐릭터가 이동할 때마다 '프로젝트 지니'는 맵을 지속적으로 생성한다. 게임 개발의 흐름인 '기획 → 그래픽 → 엔진 → 코드 → 테스트 및 출시'에서 엔진과 코드 과정이 순식간에 사라진 모습이다.
개발자들이 혼신의 노력을 통해 게임 엔진을 가동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였다면 구글은 AI가 게임을 직접 생성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사용자의 몇 마디 요청 사항과 이미지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개발자가 투입됐던 게임 개발 과정, 엔진, 툴 등의 역할이 대폭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프로젝트 지니'는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장 노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면 지니는 게임 개발자에게 공포를 던져줬다.
구글의 '프로젝트 지니'는 사용자의 텍스트와 이미지 입력만으로 3D 환경을 만들어주는 가상세계 생성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도구가 게임 개발 과정 전반을 재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게임 업계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게임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이유다. 공장 노동자들이 AI 로봇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듯이 게임 회사도 이제 '프로젝트 지니'와의 공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프로젝트 지니로 구현한 가상 환경 속 모습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화면 캡처
창의적인 기획력이 미래 게임의 승부처
그렇다면 게임과 게임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먼저 게임의 미래부터 살펴보자. 2025년까지 우리가 마주한 게임은 영화와 드라마처럼 게임 개발자들이 제공한 일관된 유니버스(세계관)와 플레이 공간이 마련된 완성품이었다. 사용자의 반응을 토대로 꾸준히 업데이트를 제공하지만 게임의 특성이나 스토리, 캐릭터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프로젝트 지니'가 문을 연 게임은 완성품에서 사용자 맞춤형으로 진화했다.
'프로젝트 지니'에선 사용자가 어떤 내용을 입력하고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 속 공간이 다양하게 생성된다. 개발자가 설계한 규칙을 구현하는 유니티와 같은 게임 엔진에서 월드 모델(현실과 유사한 물리, 조명, 지형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AI)로의 대체는 게임의 스토리가 이제 게임 기획자가 아닌 게임 플레이어와 AI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게임 공간을 AI를 활용해 쉽게 구현할 수 있다면 게임의 세계관 역시 달라질 것이다.
게임 기업의 혁신과 전략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국내 게임 업계에선 초대형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 데 보통 150~20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반면, 중국은 글로벌 게임 프로젝트에 1000~20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 '프로젝트 지니'가 등장한 이상 승부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AI를 적극 활용해 창의적인 스토리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개발자와 기획자는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중국처럼 대규모 인력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둘째, 게임이 완성형에서 진행형으로 전환되면서 게임의 세계관이 급속히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게임의 서사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이다. '프로젝트 지니' 덕분에 게임 기획자의 창의적 구상에 따른 시뮬레이션이 이전보다 쉬워졌다. 고정된 서사가 아닌 사용자에 의해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세계관에서 스토리를 구성해 몰입도를 어떻게 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획은 미래 게임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다.
지니의 등장은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알리는 시그널이다. 구글은 게임이 끝났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생존을 건 게임 기업의 대응도 빨라질 것이다. 이제 진짜 게임이 시작됐다.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