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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만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는 ‘에너지 섬’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닮아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제조 산업이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주변국의 공격 위협에 항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한국과 대만 정부는 서로의 에너지 정책을 참고하기도 한다. 대만은 5월17일이면 마지막 남은 1기의 원전의 가동을 멈추면서 완전 탈원전 국가로 변모한다. 원전의 빈자리는 태양광, 해상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메꾼다는 게 대만 정부의 구상이다. 가뜩이나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기소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천안친애저축은행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일각에선 여전히 탈원전을 주장하며 대만 해상풍력 정책을 벤치마킹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대만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전기소모가 더욱 커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대만의 탈원전 시험은 우리가 향후 에너지원을 확보할 때 참고가 될 만하다. 대만 현지에서 에너지 쓸개즙 정부 고위 관계자, 대만전력공사 고위 임원, 민간 전문가, 해상풍력 개발사 임원 등을 직접 인터뷰해 2회에 걸쳐 싣는다
."대만 라이칭더 민주진보당(DPP) 정부가 외국 투자 기업들에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가 인력, 두 번째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죠."
추석 상여금
지난달 19일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만난 이영기 코트라(KOTRA) 타이베이 무역관장은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난 1월 줘롱타이 대만 행정원장(한국의 국무총리 격)이 주재한 외국인 투자기업 송년회에서도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거론된 건 현재 대만 산업계 신용회복상담 의 최대 이슈이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유일하게 가동 중인 마안산 원전 2호기는 5월17일 중단될 예정이다. 이후엔 완벽한 탈원전이 된다는 뜻이다.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기저 전력을 공급하던 원전이 멈추게 되자 대만 현지 기업들과 외국인 투자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만은 현재 원전 가동에도 고질적인 전력 수급 문제를 안 저축은행 대환대출 고 있다. 지난 8년간 4번의 대정전을 겪었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2022년에는 313건의 정전이 있었다. 대만 국민들은 정전이 발생하면 '또 TSMC에 전기를 몰아주나 보다'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조셉 웹스터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에너지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6월 CNBC에 "대만은 에너지 부족과 전력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만의 전력 부족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대만의 전력 예비율은 2019년 16.8%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11.0%까지 떨어졌다. 통상 적정 예비율은 15~20%로 보고 있다. 대만에서 8년째 거주 중인 손선용씨는 "기업과 산업계는 전력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은 1980년대 대만 발전량의 52.4%까지 차지할 정도로 주요 발전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만에 원전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탈원전 정책에 힘이 실렸다.
특히 전임 차이잉원 정부는 2018년 탈원전 정책 투표에서 59.5%가 반대 의사를 표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다. 원전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선 원전 수명을 늘리는 등 일찌감치 제도를 정비하고 기술적으로 준비에 나서야 했으나 결과적으로 타이밍을 놓치게 됐다.
룽먼 1호기는 완공됐으나 가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룽먼 2호기는 2021년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건설 중단이 결정됐다. 현행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즈웨이 대만 경제부 능원서(能源署·에너지청) 부서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행법에서 원자로의 수명을 4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원전 자리 대신하는 LNG 발전
탈원전 이후 대만이 선택한 발전원은 액화천연가스(LNG)다. 차이즈멍 대만전력공사(TaiPower) 부사장은 "원전 가동 중단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새로 LNG 발전소 6곳을 추가하면 원자로 폐로와 석탄발전 중단으로 부족해지는 전력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전력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2033년까지 원자로와 석탄발전 중단으로 없어지는 전력은 13.06GW다. 반면 신규로 증설되는 LNG 발전은 30.92GW에 달한다. 따라서 17.86GW만큼 전력은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대만은 석탄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LNG 발전을 기저 발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차이잉원 전 총통은 '핵이 없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구상하에 발전 비중을 2025년까지 천연가스 50%, 석탄 30%, 재생에너지 20%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은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지난 8년간 재생에너지 비중은 4.8%에서 11.6%로 6.8%포인트 증가한 반면 가스 발전은 같은 기간 31.5%에서 42.4%까지 10.9%포인트 뛰었다. 보급 속도가 느린 데다 간헐성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기 위해 LNG 발전을 확대한 것이다. 석탄발전의 비중은 45.9%에서 39.3%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LNG 발전 확대에 대해 대만 정부와 대만전력공사는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과도기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차이즈멍 대만전력공사 부사장은 "LNG 발전은 탄소 배출이 적고 부지 확보와 건설이 용이하다"며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때까지 향후 10년간은 LNG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웨이 부서장도 "LNG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다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LNG 발전을 향후 수소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LNG 발전 비중 확대에도 대만의 에너지 안보 위기는 오히려 높아지는 양상이다. LNG는 주로 호주, 카타르, 미국 등에서 수입한다. 대만해협이 봉쇄되면 LNG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해 5월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훈련을 실시하자 바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S&P글로벌은 "대만은 석유, 가스, 석탄 등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실제 봉쇄가 발생하면 LNG가 가장 먼저 붕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대만 정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우즈웨이 부서장은 "대만은 에너지의 97%를 수입하고 있으며 전력 시스템이 고립돼 있기 때문에 국제 정세를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비축 물량을 11일에서 14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NG 발전 확대는 현지 환경운동가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LNG 발전이 늘면서 전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2016년 77.4%에서 81.8%까지 늘어났다.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난 2월 있었던 신규 LNG 터미널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검토 회의에서는 찬반론자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원전 갈등은 현재진행형
이에 따라 대만 산업계에선 원전 가동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만 전자기기 기업 페가트론의 통즈시엔 회장은 지난 1월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원자력 에너지는 국토 면적이 작고 인구가 밀집한 대만에 매우 중요하다"며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야당인 중국국민당(KMT)이 지난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6%가 원자력 발전소 운영 연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20.7%에 그쳤다. 이를 근거로 국민당은 현재 40년으로 못 박은 원자로 수명을 60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타이베이(대만)=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