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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주에게 구차하다라고 너무 달리 불가능하다는 소피아도서관과는 자기이 글은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을 두고, 싱가포르에 사는 가상의 인물의 입을 빌어 쓴 내용입니다. 미얀마의 다양한 정보를 담기 위해 화자를 가상의 인물로 설정하긴 했지만 '징집 대상인 두 아이를 가진 싱가포르 거주 사업가'는 실제 인물이기도 합니다. <기자말>
[이봉렬 기자]









▲  미얀마 쿠데타 저항운동의 상징 표현인 세 손가락을 들어보이는 대학생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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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미얀마 사람 우누입니다. 태어난 건 미얀마인데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 분들은 미얀마 사람이라고 하니까 난민을 먼저 떠올릴 수 있겠지만 전 사업가입니다. 수도인 양곤에 집도 두 채가 있고 모아 놓은 재산도 상당합니다. 아마 미얀 시중은행신용대출 마 상위 1% 안에는 들 거예요.

사업차 몇 번 싱가포르를 방문했는데 양곤에 비해 모든 게 좋더군요. 그래서 애들 어릴 때 싱가포르에 집을 사서 이사를 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학비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미얀마에 비해 열 배는 더 비쌌지만 그래도 제가 돈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은 아니 우리은행 채용절차 니까 상관없습니다. 애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왔는데 벌써 대학을 마칠 때가 됐네요.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습니다. 그 전해 총선에서 아웅 산 수치가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이 압승하자, 그걸 뒤집기 위해 군이 쿠데타를 일으킨 거죠.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얀마의 실권은 군부가 갖고 있었지만, 그 권력의 경기도 창업자금 일부조차 다른 정당과 나누기 싫었던 거죠.
군부 쿠데타 발발
전 사실 쿠데타에 찬성하는 쪽이었습니다. 저처럼 양곤에서 사업을 크게 하려면 군부와의 연이 없을 수 없거든요. 군이 뒤를 봐주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제게는 귀찮기만 하지, 딱히 도움 될 건 없어 보였습니다.
취급받는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잡은 이후 군부 폭력으로 숨진 사람이 6000여 명, 체포나 구금 상태인 사람도 2만 여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전 아직 군부가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 양곤에 집이 있고, 행여나 문제가 생겨도 싱가포르에 계속 있으면 되니까 상관없습니다. 아이들도 대학 졸업하면 싱가포르에서 자리를 잡게 할 생각이라 미얀마 내부 문제는 사실 저희 가족에게 남 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얀마 통화인 짯화의 가치가 70% 이상 폭락했고, 사실상 외환 거래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외화보유고는 갈수록 줄어들고, 물가는 매년 오르기만 해서 중산층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일자리는 사라졌죠. 요즘은 젊은이들이 돈을 벌겠다고 SNS를 통해 장기를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유엔개발계획(UNDP)의 조사에 따르면 미얀마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합니다. 범죄 조직이 크게 늘고, 지뢰로 인한 피해도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미얀마를 떠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전체 인구의 6%에 달하는 350만 명이 난민이라고 합니다. 난민이 아니더라도 해외 취업을 핑계로 미얀마를 떠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에는 미얀마 국민들이 꽤 많이 살고 있습니다. 대략 2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공사 현장의 노동자이거나 가사도우미로 온 경우입니다. 물론 저처럼 좋은 환경을 찾아서 온 경우도 있고요.










▲  가사도우미를 소개하는 업체의 홍보 페이지. 미얀마 여성의 급여가 낮고 채용이 쉽다는 게 장점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 blisshelper




가사도우미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싱가포르 사람들은 소득이 높고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가정에서 가사도우미를 고용합니다. 예전에는 필리핀 여성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 온 여성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가사도우미를 연결해 주는 업체에 비용을 문의했더니 미얀마 여성이 가장 월급을 적게 줘도 된다고 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러 온 경우도 있지만, 내전을 피해 나온 경우가 많아서 숙식과 최저생계비만 주어지면 불평 없이 일한다는 겁니다.

같은 국민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어쩌겠어요. 세계 어디를 가도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못사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거죠. 전쟁이 일어나면 총알에 맞아 죽는 사람도 있지만, 그 탄피를 주워 돈을 버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군부 집권 후 제 사업은 오히려 더 잘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4분의 1을 징집하겠다는 발표
그런데 요즘 한가지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2월 군부가 18~35세의 남성과 18~27세의 여성에게 최소 2년간의 군 복무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얀마는 2010년에 징병법이 처음 도입되었지만, 이제껏 실행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내전으로 군인이 더 필요하게 되니까 징집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징집 대상으로 정한 나이 범위가 너무 넓어 이대로라면 전 국민의 4분의 1이 군 복무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내전 중인 나라에서 군 복무를 한다는 건 전장에 끌려간다는 거죠.
이 발표가 나자마자 청년들이 징집을 피하고자 서로 먼저 여권을 신청하려고 경쟁이 벌이다가 여권 사무소 밖에서 2명이 압사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여권이 있다고 무조건 출국이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외국 대사관 앞엔 비자를 받기 위한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고도 합니다.

물론 저는 이 나이에 해당이 되지 않지만, 문제는 저희 아이들입니다.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데 둘 다 해당이 되는 겁니다. 물론 저희 아이들은 싱가포르에 살고 있으니, 미얀마로 돌아가지만 않으면 군대에 끌려갈 위험은 없습니다.










▲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은 성명을 내고 "'선거 사기'(election fraud)에 대응하여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인사들을 구금을 했다"며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 연합뉴스/EPA




저의 걱정은 제 아이들 여권의 유효기간이 곧 만료가 된다는 겁니다. 이걸 갱신해야 하는데, 싱가포르에 있는 미얀마 대사관에 가서 해달라고 하면 군복무 대상이라며 안 해줄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미얀마 군부는 태국에서 유학 중인 미얀마 학생들이 여권을 갱신하려면 태국에 있는 대사관이 아니라 미얀마로 돌아와서 하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권 갱신을 위해 미얀마로 돌아가면 출국을 막고 징집할 거로 생각한 많은 유학생이 여권 갱신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여권 갱신만 안 해주는 게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저의 사업가 친구는 방콕 여행을 가려다가 자신의 미얀마 여권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친구는 사업가지만 저와는 달리 군부에 비판적이었거든요. 아마 그게 이유가 아니었을까 짐작만 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아이들의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여기서 갱신할 수도 없고, 징집의 위험을 무릅쓰고 미얀마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머리가 아픕니다. 미얀마라면 군부에 돈이라도 좀 써서 해결해 볼 텐데, 여기 싱가포르에서 그랬다가는 오히려 그 이유로 여기서 쫓겨나게 될 수도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여권이 만료되면 싱가포르에 계속 있을 수도 없습니다. 제 아이들이 난민 신세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싱가포르 시민권을 받아 국적을 아예 바꾸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278명의 미얀마 국민이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국적 취득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닐뿐더러 저는 나이가 많고, 아이들은 아직 일자리를 구한 게 아니라 아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때도 전 상관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사업에 방해되는 게 많이 사라졌으니까요. 내전이 일어나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수도 양곤은 군부가 확실히 통제하고 있었고, 저는 그 안에서도 가장 안전한 동네에 집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여차하면 미얀마를 떠나서 부유하고 안전한 싱가포르에서 평안한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찬성한 쿠데타가 제가 사랑하는 아이 둘에게 군복을 입히고 내전의 전장으로 내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라가 설령 망해도 내 가족만큼은 안전할 거라고 굳게 믿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제 나라 미얀마를 쿠데타 이전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요? 세계 시민들이 어떻게 좀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추신 : 한국도 지금 대통령의 계엄 발표로 발생한 내전 상황을 종식하느냐 다시 그를 대통령으로 복귀시키느냐로 대립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탄핵을 반대하고 그가 다시 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하는 비율이 전체의 30% 정도 된다고 하죠? 저도 미얀마에서는 그 30% 안에 있던 사람입니다. 그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들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