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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때마다 북한 맥주…. 맛 좋아"
지난 20일 피에르 에밀 비오 씨는 북한 라진 경제특구를 방문했습니다. 베이징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해 4박 5일의 북한 관광길에 나선 겁니다. 피에르 씨는 먼저 중국 옌지에서 새벽 6시에 버스를 탔습니다. 라진 경제특구까지의 거리는 약 90km. 하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북한 국경까지만 한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좌) 중국 옌지에서 라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진까지 거리. 우) 피에르 씨와 북한 가이드 여성들
그곳에서 또 한참을 달려 라진 경제특구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에서의 첫 식사 자리. 북한의 '두만강 맥주'가 제공됐습니다. 피에르 씨는 북한 맥주가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맥주는 거의 끼니때마다 제공됐는데, 거의 하루에 5병 이상 대출상환 의 맥주를 마셨다고 합니다.
식사 때 제공된 ‘두만강 맥주’
라진 경제특구는 북한이 인터넷과 은행, 카드 결제 시스템 등을 실험하는 구역입니다. 피에르 씨는 현지 은행에서 현금 카드를 지급받고 4달러 정도를 충전해 국가대출 보았지만 실제로 사용할 곳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인터넷도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 사용하기 힘들었고, 중국이나 러시아 국경에 와서야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라진 경제특구 은행과 지급된 현금 카드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연봉피에르 씨는 이후 북한의 학교를 방문해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이들이 본 주요 공연에 대해 피에르 씨는 "5살짜리 아이들이 어뢰와 폭발하는 배를 배경으로 노래하는 모습은 묘하게도 매력적이면서도 무섭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아동들의 노래 공연. 배경에 SLB 중국휴대폰요금 M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또 태권도 시범 장면에서는 "시범의 절반은 여자들이 남자들을 이기는 장면이었는데, 꽤 재미있었어요."라며 감상을 전했습니다.
피에르 씨에게 북한 관광을 나서는 것이 두렵지 않았냐고 물어봤습니다.
피에르 에밀 비오/여행 유튜버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우리는 금방 깨달았죠. 우리가 멍청하게 행동하면 위험해지는 건 우리가 아니라 가이드들이라는 걸요. 전반적으로 환영받는 분위기였어요. 일반 시민들은 호기심을 보이긴 했지만 수줍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종종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얼어버렸어요. 가게에서는 프랑스인이 한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더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게 참 기분 좋았어요.
하지만 출입국 시 심사는 꽤 까다로웠다고 말합니다. 입국 때는 체온을 측정하고, 가방을 소독한 뒤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출국 시에는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들까지 하나하나 스크롤 하면서 문제 있는 사진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이번 북한 관광 상품은 북한 관광 전문회사인 '고려투어'를 통해 판매됐는데요. 주로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고려투어는 앞으로도 몇 달 동안 더 많은 서방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서방 개방북한은 국경을 개방한 후에도 러시아 관광객만 받았을 뿐 다른 외국인 단체관광은 불허해 왔습니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주로 고령의 단체 관광이 주를 이뤘는데요. 구소련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사회주의 북한의 풍경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와는 거리가 먼데다 교통편도 발달하지 않아 그동안은 주로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소수 러시아인이 주된 타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일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서방 국가의 관광객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관광사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게 된 이윱니다.
■ 중국인 관광객은 입국 '불허'
하지만, 입국 허가 대상에 중국인은 아직 포함되지 않은 걸까요? 최근 중국여행사의 3박 4일 라진 관광 일정이 당일 취소됐습니다. 다른 여행사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관광사업의 주된 고객은 중국인입니다. 국경이 닿아있고, 그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중국인들의 관광이 지연되고 있을까요?
북한과 중국 모두 함구하는 가운데,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간 관광객 교류가 재개되지 않는 이유가 중국 쪽에 있는지 북한 쪽에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 문제 연구소 교수"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가 관광 개발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데 지금 북·중 관계가 상당히 냉각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을 제대로 지금 유치할 수가 없는 거고, 북중 관계 경색이 김정은 위원장이 추구하는 이런 관광산업 발전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북한이 관광에 힘쓰는 이유는?
북한은 오는 6월 갈마해안관광지구가 10년이 넘는 공사를 마치고 올해 6월 개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딸 주애를 데리고 호텔을 둘러보는 등 모두 6차례나 갈마지구를 찾으며 각별히 공을 들여왔는데요. 북한이 이처럼 관광 상품 개발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딸 주애와 함께 돌아보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가장 큰 이유는 관광수익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관광사업은 북한 정부가 외화를 공식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유학시절에 관광이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북한 전역을 관광특구로 만들려는 구상을 가졌지만, 그동안 핵 개발에 따른 경제 제재와 관광사업이 병립하기 어려운 실정 때문에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경제적으로 발전된 특정 지역만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체제 선전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북한 내국인들의 이용도 늘려 국내 여론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포석이 깔려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우리도 갈 수 있을까?
우리도 북한으로 육로관광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북한 금강산으로 관광을 간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른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북한 관광은 전면 중지됐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관계가 해빙무드인 적도 있었지만,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 그리고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노선, 그리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북한 관광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2015년 말,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이던 오토 웜비어씨가 패키지여행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17개월 동안 억류당하며 고문당한 끝에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왔지만, 귀국 엿새 만에 숨진, 이른바 '웜비어 사건 '을 기억하실 겁니다.
북한에 억류된 웜비어씨
이후 미국 정부는 북한을 '영구 여행금지 국가'로 규정했고 지난해 8월 이를 1년 더 연장했습니다. 2기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당분간 미국인과 한국인은 북한 관광에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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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화 기자 (kimkoo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