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하천습지
대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몸을 맞대며 서걱거리는 소리, 바람이 지나는 길목마다 왕대들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이 숲의 오랜 대화법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도심의 소음은 어느새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음이온 가득한 대숲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박히는 순간, 이곳은 치유의 공간이 된다.
몇 년 전 찾았을 때보다 길은 한결 말끔해졌다. 이제는 누구나 편히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안식처가 된 셈이다. 맑은 공기로 머릿속 번뇌를 씻어내고, 자연이 연주하는 대숲의 소나타에 맞춰 잠시 일상의 짐을 내려놓아
릴게임다운로드 본다.
# 백사장이 사라져 태어난 '생명의 땅'
광주 북구에서 차를 달려 20여 분, 행정구역이
바다이야기오락실 바뀌는 경계에서 우리는 특별한 풍경과 마주한다. 바로 담양 하천 습지보호지역이다. 영산강 136km 물길 중 발원지에서 40km 지점, 무등산의 정기를 품고 달려온 증암천과 만나는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하천 습지보호지역이라는 빛나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이곳이 보호지역이 된 사연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본래 태목리 앞 냇가는 해수욕장
바다이야기오락실 부럽지 않은 고운 백사장으로 이름났다. 여름이면 주민들이 모래찜질하며 더위를 식히던 천연 피서지였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모래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이 담양군청에 보호를 요청했다. 2004년 7월 8일, 환경부 승인을 거쳐 마침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모래는 사라졌으되, 더 큰 생태의 보고를 얻은 셈이다.
쿨사이다릴게임 # 자연의 콩팥,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보루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되지만, 직접 해 본 것은 이해된다"라는 말이 있다. 담양 하천 습지는 이 격언을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생태 교육의 장이다. 지구 면적의 고작 6%를 차지할 뿐이지만, 습지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자연의 콩팥'이자 홍수를 조절하는 '천연 저수지' 역할을 묵
사아다쿨 묵히 수행한다.
이곳의 생물다양성은 경이롭다. 갯버들, 마디꽃 등 205종의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달과 삵 등 총 58종의 동물이 이곳을 집으로 삼는다. 물속에는 모래무지와 각시붕어가 노닐고, 겨울이면 하얀 눈 위로 고라니가 뛰어다닌다 한다.
# 대숲 터널 지나 만나는 '죽림연우(竹林煙雨)'
하천을 따라 길게 뻗은 대나무 숲은 5~6년의 세월을 견디며 근사한 초록 터널을 완성했다. 잘 가꾸어진 죽녹원과는 또 다른, 야생 그대로의 생명력이 넘친다. 여름날, 이 대숲에 비가 내리면 수증기가 마치 연기처럼 피어오르는데, 이를 '죽림연우'라 부르며 영산강 8경 중 하나로 꼽는다.
이 대숲은 백로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매년 4월 중순이면 백로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8월까지 번식을 이어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 한구석이 아릿하다. 추석 무렵, 떠나기 전 백로들이 보여주는 장엄한 군무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살아있는 교과서'
담양 하천 습지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다. 기후 위기 시대, 습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이자 성찰의 공간이다. 가족과 함께 대숲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은 교과서 속 백 마디 말보다 강렬한 울림을 준다.
2016년 곡성 침실 습지가 두 번째 하천 습지로 지정되는 등 보호구역은 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아끼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다. 자연은 우리가 잠시 빌려 쓰는 것이기에, 이 아름다운 '남도 세상'을 온전하게 미래 세대에게 전해주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김덕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덕일 작가
*위치: 전남 담양군 대전면 강의리·태목리, 봉산면 와우리, 광주광역시 북구 용강동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