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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경남. 도내 노인 대부분은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바람을 뒷받침하지 못합니다. 경남 노인가구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은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집에 살고, 노인을 위한 안전설비를 갖춘 집은 드뭅니다. 앞으로 고령자 주거정책 핵심 과제는 단순히 집을 더 짓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주택을 안전하게 바꾸고, 돌봄·의료·생활서비스를 연결해 익숙한 삶터에서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외 선진 사례를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경남형 고령친화 주거 유형'을 모색합니다. 사코주가 '내 집' 지난 6월 일본 나고야시 이케시타역 인근. 주택가 사이로 들어선 5층 규모 건물 현관문을 열자 복도 벽면에 걸린 그림과 수공예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관 옆 게시판에는 음악회와 체조교실 일정이 빼곡했다. 이곳은 일본 대형 보험회사 솜포재팬 계열이 운영하는 고령자 주택 '솜포케어 이케시타'. 일본에서 '사코주(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로 불리는 대표적인 고령친화 주거시설이다. "여기는 요양원이 아니라 자기 집처럼 사는 곳이다"라고 관리인이자 간호복지사인 니시구치 토모야 씨가 말했다. 현재 이 건물에는 60세 이상 51가구가 거주한다. 평균 연령은 90세, 최고령자는 101세다. 입주민들은 자유롭게 외출하고 외박한다. 겉보기에는 일반 임대아파트와 다르지 않지만 곳곳이 고령자를 위한 집이다. 문턱은 없고 복도는 휠체어 두 대가 충분히 지나갈 정도로 넓다. 집 내부에도 곳곳에 안전손잡이와 비상호출벨이 있다. 현관에는 앉을 수 있는 간이의자도 벽에 부착되어 있다. 매일 안부 확인과 생활 상담 서비스도 지원된다. 식사나 청소, 간호서비스는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입주민은 직접 만든 작품을 현관문에 내걸며 '내 집'임을 보여준다. 또 사코주 내 음악회와 합창, 서예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고 친목을 다진다. 니시구치 씨는 "입주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며 대부분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온다"며 "혼자 살면 외로울 수 있지만 여기서는 친구도 생기고 공동체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월 임대료는 10만 엔에서 25만 엔 정도로 일본 주거비용을 고려할 때 비싼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양귀비게임 . 일본은 2011년 사코주를 도입했다. 노인을 시설에 보내는 대신 가능한 한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계속 살아가게 하는 '지역포괄케어' 정책을 선택했다. 사코주는 그 상징이다. 일본은 혼자 사는 건강한 노인이 늘지만 고령자 전용 임대주택은 모자라고, 요양시설 수요도 갖추고자 '집과 시설의 중간 단계'를 만들었다. 비싼 유료노인홈과 같은 일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간 소득자를 위한 주거 유형이다. 사코주는 자립생활이 가능한 고령자에게는 '집'이고, 건강이 나빠지면 돌봄 서비스를 연결 받는 '안전망'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는 약 30만 호가 운영되고 있다. 나고야시에는 115개 동 4435호가 공급돼 있다. 이에 나고야시 고령자 주거정책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중산층 이상은 민간 사코주가 담당하고, 저소득층은 '실버하우징'으로 불리는 시영주택이 맡는다. 시영주택은 한국의 공공임대주택처럼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입주할 수 있다. 무장애 설계와 긴급호출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나고야시 주택복지 담당 야노 케이스케 씨는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후기고령자에 진입하면서 의료비와 간병비 부담이 폭증하고 있어서 고령자가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주거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이 관리하는 실버하우징은 고급시설은 아니지만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소득 수준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주거 유형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민간과 공공이 함께 고령자 주거 사다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최초 고령친화도시 230만 명이 사는 나고야시에 사코주가 흔하다면, 29만 도시 아키타시는 도시 전체를 바꾸고 있었다. 지난 6월 아키타시 히로모테지구 회관.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노인 20여 명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신발을 벗고 발판을 가져와 선다. 1970년대 일본 가요가 흘러나오자 노인들은 팔을 뻗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크게 더 힘차게"라고 스트레칭 지도사인 한다 사치코(79) 씨가 시범을 보이며 동작을 이끌었다. 오션파라다이스 가오리 체조가 끝나자 한다 씨는 끝말잇기를 제안했다. 발을 움직이며 단어를 잇는 게임이었다. 몸도 쓰고 머리도 쓰느라 힘들어 보였지만 회관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조금 느린 동작으로 체조를 따라 하던 사토 쿄고(91) 씨는 "같이 하는 사람들 얼굴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숨을 고르고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아키타시는 15년 넘게 고령친화도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65세 이상 비율은 34%를 넘는다. 시민 3명 중 1명이 노인인 도시다. 히로모테지구 회관 모습처럼 아키타 지역에서는 노인이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공동체를 이어가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자가 건강, 사회참여, 안전을 보장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주거, 교통, 사회참여, 정보접근 등 8개 분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00세 이상 삶이 기회로" 아키타시는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8개 분야를 도시정책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 접근방식은 다른 지방자치단체 관심을 끌었다. 일본 지방정부 고령화 대책은 복지부서나 간호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키타시는 주거, 교통, 사회참여, 고용, 정보환경, 생활지원, 공공공간 등을 하나의 정책체계로 묶어서 운영하고 있다. 복지부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 다른 부서가 참여한다. 핵심 목표는 누구나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외부 환경, 교통 편의,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다. 외부 환경은 아카타시청이 바로미터다. 시청 앞 왕복 6차로 도로 신호기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횡단보도 초록불 시간이 늘어난다. 천천히 걷는 노인을 위한 장치다. 또 겨울 폭설이 잦은 지역답게 보도블록 아래에는 열선이 깔려 있다. 눈이 쌓여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청 뒤편 주차장도 인상적이다. 빈 공간이 많아 살펴보니 고령운전자 전용 주차장이었다. 노인이 가장 편하게 내릴 수 있는 위치를 비워뒀다. 교통 편의 대표 사례는 '100엔 버스'다. 노인은 시내버스를 100엔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교통비를 지원하려는 게 아니다 야마토3 릴게임 . 노인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로 아키타시는 버스 이용과 함께 영화관 할인, 자원봉사 참여, 지역활동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히로모테지구 노인회장인 나리타 무츠코(74) 씨는 "100엔 버스 덕분에 아르바이트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난다"며 "집에만 있으면 사람을 못 만나는데 나갈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고령자가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아키타시는 지진과 폭설에 대비해야 하는 지역이기에 안정성을 보다 중요하게 다룬다. 이를 지원하는 것은 행정만이 아니다. 2015년부터 고령친화 기업을 모집해 '고령친화 파트너'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현재 18개 업종 79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다. 폭설이 많은 곳이라 제설 업체가 많다. 아키타시 노인친화정책을 총괄하는 이와부치 카나코 씨는 "노인이 더 편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위해 고령친화 파트너를 확대하고 있다"며 "기업은 시청 사업을 딸 때 가산.을 받고 지역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키타시는 노인을 지원받는 사람에서 '지역을 지탱하는 사람으로'으로 바라본다. 고령자는 단순히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자원봉사자, 지역활동가, 취업 인력, 공동체 운영자다. 따라서 정책 목표도 노인 돌봄이 아니라 고령자가 계속 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에 초。을 맞춘다. 이 또한 산학민관협력이 뒷받침한다. 행정과 기업, 대학, 시민단체, 주민이 함께 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와부치 씨는 "설문조사에서 65세 이상이 자신이 원하는 활기찬 삶을 누리고 있다고 느끼는 비율과 모든 세대에게 살기 좋다고 느끼는 비율은 상승했다"며 "시는 WHO가 제시한 8가지 영역별 지표 선정 매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아키타시가 고령친화도시로 손꼽히는 。은 정책 지속성이다. 이와부치 씨는 "아키타시는 2009년에 정책을 시작해 2013년에 1차 계획, 2017년에 2차 계획, 2022년에 3차 계획으로 10년 이상 동일한 방향성을 유지해왔다"며 "도시 곳곳이 노인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계속 살아가는 시민이라는 전제 위에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세 이상의 삶이 긍정적인 기회로 여겨지는 도시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다. 2015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