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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아드녹이 2023년 8월 인도받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아르자나호’ 사진.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된 이 선박은 LNG 이중연료 추진 방식으로, 한 번에 약 200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다./아드녹 홈페이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중동의 주요 뱃길이 자주 막히는 것을 경험한 산유국이 잇따라 유조선을 직접 사들이는 독특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 산유국은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기름을 구매하는 쪽이 유조선을 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공식’이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배가 제때 닿지 못해 석유 재고가 쌓이기도 하는 등 수요와 공급이 꼬여버린 현상이 공식을 뒤틀었다. 유사시에 바로 유조선을 투입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전략 선박’을 확보하는 움직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움직임이 확산하면 한국 조선사와 해운사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 회사가 왜 유조선을 직접 샀을까 로이터는 지난달 31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아드녹의 물류 자회사인 아드녹L&S가 키프로스 유조선사 프론트라인으로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5척을 약 5억9000만달러(약 8500억원)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아드녹은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가운데 최대 산유지인 아부다비의 국영 에너지기업이다. 오션파라다이스7게임 UAE 원유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부다비 유전의 개발과 수출을 사실상 주도한다. 아드녹은 VLCC 뿐 아니라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3척도 별도로 인수했고, 원유선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5~30척을 여러 조선소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필요한 배는 중고선 시장에서 사들이고, 앞으로 늘어날 운송 수요에는 새 배를 주문해 대비하는 것이다. 아드녹은 배를 직접 사들이는 한편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에서도 원유 운반선 약 25척을 빌렸다. 이 가운데 약 15척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의 생산시설에서 원유를 받아 호르무즈 바깥에 있는 UAE 푸자이라와 오만의 저장시설까지 옮기는 역할을 한다. 버스가 일정한 구간을 반복해 오가듯, 이 배들은 ‘셔틀선’ 역할을 한다. 위험한 해역 안쪽에 있는 원유를 해협 밖으로 빼내는 단거리 운송 수요가 늘어났다는 .을 보여준다. 옮겨진 원유는 저장탱크에 보관하거나 다른 대형 유조선에 다시 실어 아시아 등 장거리 고객에게 보낸다. 장금상선 컨테이너 화물선 '시노코 인천호'(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과거에는 원유 생산업체가 수출용 선박을 대규모로 직접 보유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중동산 원유는 정유사나 원자재 거래업체가 배를 마련해 산유국의 항구에서 직접 가져가는 방식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야마토노하우 . 산유국이 운송까지 책임지는 거래도 필요한 배를 전문 해운사에서 그때그때 빌리는 편이 더 저렴했다. 배를 직접 사면 구입비뿐 아니라 선원과 정비, 보험 비용까지 계속 부담해야 한다. 원유 생산과 해상 운송을 서로 다른 회사가 맡는 것이 경제적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공급망 위기가 반복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분쟁이 터지면 위험 해역에 들어가려는 배가 줄고, 원유 선적 일정도 늦어진다. 배에 싣지 못한 원유는 수출 터미널과 저장탱크에 쌓이게 된다. 저장시설이 가득 차면 결국 원유 생산량까지 줄여야 한다. 아무리 원유를 많이 생산해도 이를 실어 나를 배가 없으면 수출할 수 없는 셈이다. 아드녹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까지 선박을 늘리는 것은 유조선 부족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수년간 운임이 낮았고 원유 수요 전망도 불확실했다. 앞으로 선박 연료가 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가운데 어느 쪽으로 바뀔지 결정하기 어려웠던 。도 선사들이 새 유조선 주문을 미루게 했다. 그 결과 당장 운항할 수 있는 대형 유조선은 부족해졌다. 지금 새 배를 주문해도 실제로 받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전쟁까지 겹쳐 위험 해역에서 원유를 나르겠다는 배가 줄자 산유국들이 서둘러 중고선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드녹이 중고선을 사들인 가격은 현재 VLCC 신조선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UAE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선박 확보에 나서면 다른 중동 국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황금성 . 지난 2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한화오션 ◇‘역대급 호황’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 추가되나 산유국들의 전략 선박 확보 경쟁은 한국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드녹은 한국 전체가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250만배럴)의 두 배 가까이(485만배럴)를 생산할 수 있는, 사우디 아람코에 이어 세계 최상위권에 꼽히는 국영 에너지기업이다. 이처럼 시장을 좌우하는 ‘큰손’이 선박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다른 중동 국영기업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 조선사들은 현재 상대적으로 건조 난도가 낮은 VLCC보다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 국영기업들이 중고선 매입에 그치지 않고 LNG선과 가스운반선, 원유선까지 새로운 배 발주를 확대하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기반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이미 중동 국영기업과의 거래 관계도 구축돼 있다. 아드녹L&S는 2024년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 LNG선 4척씩, 모두 8척을 발주했고 각 조선사에 1척씩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옵션도 붙였다. 이 선박들은 2028년부터 차례로 인도돼 아드녹 계열사에 20년간 빌려줄 예정이다. 국내 해운사도 간접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단순히 운임이 잠시 오르는 것 이상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산유국 전용 선박을 직접 주문한 뒤 10~20년 동안 빌려주고 운항까지 맡는 장기 계약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rel="n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