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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국책은행 인사가 줄줄이 멈춰섰다. 기관장과 부행장 등 주요 임원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유보되며 ‘지휘부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장 인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으나, 한 달 넘게 후임 지명이 이뤄지지 않아 유임 상태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정책·감독 기능 분리 구상이 인선 지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안했던 금융당국의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 영세민전세자금대출연말정산 정부로 이관하고, 관리·감독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에 맡기는 안이 유력하다. 기존의 금감원은 금감위를 보좌하는 민간공적 집행기구로 전환하고 내부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 같은 조직개편 구상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위원장 인선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국책은행 인사 시계도 덩달아 멈췄다. 금융위원장은 산업 4월금리인상 은행장·기업은행장 제청권을 갖고 있는 만큼, 조직 개편 결과와 수장 인선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국책은행 인사도 본격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실제로 부산현대스위스저축은행 IBK기업은행은 최근 단행한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부행장 3명 후임 인선을 보류했다. 임기를 마친 박봉규·현권익 부행장과 중도 퇴임한 디지털그룹장 자리까지 공석인 상태다. 현재 김형일 수석부행장이 세 직책을 겸임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진행된 쇄신내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중기 금융정책에 적합한 인사를 찾는 과정이 마무리되면 선임할 ibk기업은행 햇살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기업은행이 상·하반기 전 직급을 일괄 교체하는 ‘원샷 인사’ 관행을 고수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보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무적 판단에 따라 인사 시점이 조정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다른 국책은행 사정도 다르지 않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초 정순영·홍순영 부행장이 퇴임했으나 후임 인 경상북도지방자치단체 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윤희성 행장도 25일 3년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권을 갖지만, 기재부 역시 금융감독 개편 논의에 따른 정무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산업은행은 한발 앞서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달 강석훈 전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후임 회장 인선은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여기에 더해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려는 움직임도 인사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불거졌던 ‘알박기 인사’ 논란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정부 변경에 따른 (공공기관장) 임기 불일치 문제가 지속돼 왔다”며 “공공기관 운영의 일관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일명  ‘알박기 방지법’으로 명명해 추진한 바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수장 공백과 조직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국책은행 인사가 지연되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장 임기 문제에 국정기획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수장 인선이 미뤄지면 후속 임원 인사도 연달아 밀릴 수밖에 없다”며 “정무적 고려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인사 공백은 조속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