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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에 불과한 한국 퇴직연금 수익률과 비교하면 호주나 네덜란드, 미국의 수익률은 4배가량 높은 편이다.이들이 ‘연금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이유다. 퇴직연금을 두고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이 붙자 국회와 정부 부처에서는 퇴직연금 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퇴직금을 한 번에 수령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금 운용의 주체를 누구로 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국은 가계 자산 34%가 은퇴자산



10등급신용대출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구조 때문이다. 퇴직연금의 80% 이상이 예금, 보험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방치돼 있다.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에서 가입자가 투자를 지시하지 않더라도 운용사가 퇴직연금을 굴리는 디폴트옵션에도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디폴트 옵션에 원리금보장형을 넣은 곳 한국감정원 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반면 미국은 퇴직연금의 대부분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간다. 매년 3000조원 안팎의 퇴직연금 자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가고 기업과 시장은 활력을 얻는다. 안정적인 자금을 기반으로 상승한 주가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개인은 시장 상승으로 불어난 연금을 가지고 풍족한 노후를 보내는 식이다.미국 자산운용협회(IC 직장인마이너스통장서류 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가계자산의 약 34%가 은퇴자산이다. 이 중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2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은 투자상품만을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퇴직연금 제도인 ‘401k’의 전체 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한다. 반면 한국 퇴직연금 자산에서 주식을 비롯한 실적배당형 상 전세대출금리 품에 투자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7.4%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전년 대비 투자 금액이 53.3% 급증한 결과다. ‘401k’는 미국 민간사업장에서 종업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DC형 퇴직연금 제도다. 근로자가 운용을 책임을 진다는 점에선 우리나라 DC형과 흡사하지만 가입 여부와 납입 금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점은 다르다.'저축’을 사랑하는 일본 역 농어촌학자금대출신청 시 한국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DC형에서 원리금보장형에 투자하는 비중은 일본(40.2%)이 한국(81.9%)의 절반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미래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에 투자한다.  기금형 호주, 사실상 계약형



호주는 기금형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힌 국가다. 1992년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을 시행하기 시작하면서 기여금 납부를 강제화한 DC 형태의 기금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기금형 퇴직연금은 자본시장 발전에 일조했을 뿐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의 확실한 은퇴 후 소득보장 수단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호주의 기금형제도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기금형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호주는 명칭이 기금형제도이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의 현행 계약형제도에 가깝다. 가입자가 기금을 선택하기만 하면 그 기금이 정해 놓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한다. 대신 가입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디폴트옵션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을 스스로 골라서 투자할 수 있다. 자산배분도 공격적으로 한다. 호주는 대다수 근로자가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디폴트옵션인 ‘마이슈퍼(MySuper)’를 택한 가운데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 비중을 2대 8로 두는 등 고수익에 집중하고 있다. 기금형제도이지만 가입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투자상품이 운영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이 잘 발달한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거론되는 기금형제도는 가입자의 운용지시 권한이 없는 운용 방식이다. 한국도 2022년부터 디폴트옵션제도가 시행되었지만 호주의 디폴트옵션제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호주와 달리 디폴트옵션 상품도 가입자가 직접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 상품도 적게는 7개에서 많게는 10개까지 있어 가입자의 선택이 어렵고 그중에 원리금보장상품이 포함돼 있다. 가입자 대부분이 원리금보장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디폴트옵션 도입 당시 은행과 생명보험사의 입김이 강력히 작용한 결과다.금융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 디폴트옵션제도를 도입해 놓고도 호주와 같은 디폴트옵션제도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금형 전환을 검토한 국책연구기관에서는 네덜란드 사례에 주목한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DB 기반의 기금형 제도가 가장 발달한 곳으로 5~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노사 공동 책임-준(準) 의무가입’ 모델이다. 산업별 노사 단체협약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최근 DB형의 지속가능성 문제로 근로자 간 위험을 분담하는 CDC(집합적 확정기여) 형태로 전환 중이다. 연대기금 설립을 의무화해 수급권을 보호하는 등 연대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CDC는 DC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가지면서도 기금을 공동으로 운용하고 위험을 함께 분담한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등에선 퇴직연금을 국민연금 방식으로 운용하는 기금화가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거란 보장은 없다고 반박한다. 기존의 계약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2%대인 이유는 주식·채권 등 수익성 자산에 분산 투자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지 기금화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이다.실제 기금형과 계약형을 혼용 채택하고 있는 일본과 영국의 경우 수익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두 가지 지배구조가 공존하는 일본에서 10년 연평균수익률을 비교하면 계약형(3.77%)이 기금형(3.63%)보다 높았다. 정부의 공식적인 수익률 공시가 없는 영국은 민간기관 발표에 따르면 계약형제도(6.04%)의 수익률이 기금형제도(5.64%)보다 근소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금융투자업계는 호주처럼 디폴트옵션제도를 개선하면 기금형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입자가 퇴직연금사업자를 선택하기만 하면 해당 사업자가 제시하는 디폴트옵션으로 자동 운용될 수 있도록 하고 대신에 가입자가 원하면 본인이 원하는 상품으로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 디폴트옵션제도에서는 같은 투자 유형의 디폴트옵션 상품 하나에만 가입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옵트 아웃’을 적용하면 언제든 다른 상품으로 변경해 운용을 지시할 수 있다.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기금 측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감독상의 문제로 인해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앞서 영국의 기금운용사가 회사의 연금기금을 무단으로 인출해 회사의 부채와 개인 부채 상환에 사용하는 바람에 3만2000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일본에서도 한 수탁회사가 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허위 운용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투자금액의 95%가 손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사적 연금 시장에 공적 주체를 투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도 넘어야 할 벽이다. 퇴직연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용권한을 가진 연금이 많아질수록 정부가 연금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통해 민간기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연금사회주의’ 우려가 증가한다”며 “현재 대표적인 자산배분 상품인 TDF의 수익률은 7.6%에 달하는 만큼 기금형 전환 대신 DC형의 디폴트옵션만 개선해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