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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씨는 동갑내기 B씨와 교제하다 2021년 7월 헤어졌다. 하지만 이별 후에도 B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징역 1년4개월을 선고받고 2023년 3월 출소했다. 앞서 A씨는 B씨가 주소를 바꿀 가능성에 대비해 B씨 계좌에 임의로 수차례 돈을 송금했고, 출소 후 이를 빌미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6월 A씨가 민사 재판을 걸면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허점을 노려 일부러 허위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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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9년 C씨는 헤어진 여자친구 D씨와 그의 가족에게 수차례 협박성 문자를 보내 기소됐다. 그러나 C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D씨의 집 주소까지 알아냈다. 춘천지법은 2022년 C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상급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3. 2022년 5월 삼화왕관 주식
부산 서면에서 혼자 귀가하던 E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리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해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F씨는 구치소에서 “민사 소송을 통해 E씨의 집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다”며 “탈옥하거나 출소한 뒤 E씨를 찾아가 보복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현대글로비스 주식
려지면서 큰 공분을 샀다.
모두 ‘주소보정명령’을 악용한 사례다.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 원고는 상대방 피고의 주소를 기재해야 한다. 주소가 틀릴 경우 법원은 이를 보완하라는 주소보정명령을 내린다. 원고가 동사무소를 방문해 주소보정명령서를 제출하면 상대방의 주민등록초본 등을 열람·발급받을쎄트렉아이 주식
수 있다.
피해자 정보가 보호되는 형사 소송과 달리 민사 소송은 당사자 간 신원 확인이 필수인데, 가해자의 법적 권리 행사를 통해 도리어 피해자가 2차 피해나 보복 위험에 노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법봉과 서류어보브반도체 주식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민사소송법 개정안, ‘주소보정명령 악용’ 문제 해결할까
다음 달 12일 시행되는 민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소송 관계인인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기하는 경우 개인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조치가 담겼다.
하지만 개정법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개정안 제163조에 따르면, 소송 관계인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가 우려된다는 소명이 있을 경우 법원은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가 먼저 소송을 걸어 피해자가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면 보호 조치를 신청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이상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5일 발간한 ‘민사소송에서의 범죄피해자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7월부터 소송 관계인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도입돼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하는 민사 소송에서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할 수 있게 됐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 송달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가 노출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있다”며 “주소 노출은 추가적인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입법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토킹 피해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독일은 주소 보호 우선…일본, 법원이 대신 송달
실제로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소송 절차 진행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45개 주에서는 ‘주소 기밀 유지 프로그램(Address Confidentiality Program: ACP)’을 통해 피해자에게 가상 주소를 부여하고, 원고가 해당 주소로 소송 서류를 송달하면 주 국무장관이 송달 대리인으로서 해당 서류를 피고의 실제 주소로 전달한다.
독일의 주민등록청은 개인의 생명, 건강, 신체의 자유 등을 위협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정보 차단’을 적용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한다. 법원이 ‘정보 차단’된 주소 제공을 요청하면, 주민등록청이 대상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위험 발생 가능성이 없는지 판단한 뒤 주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가정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피해자로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는 사람의 경우 ‘가정폭력(DV) 지원 조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경우 가해자와 그 대리인의 주소 열람이 제한된다. 필요 시 법원이 원고 대신 피고의 주소를 직접 확인해 서류를 송달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법원. 뉴시스
◆“피해자 주소 보호와 함께 스토킹처벌법 강화도”
법조계에서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개인정보 열람 제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등록법상 주소 열람이 제한되는 대상을 스토킹처럼 반복해서 발생할 위험이 있는 범죄 대상자로 확대하고, 소송 목적으로 주소 열람을 신청할 시 신청 사유와 신원 확인 절차 등을 거쳐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제한으로 원고가 피고의 주소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현행 민사소송법의 조사촉탁 제도를 활용해 법원이 직접 피고의 주소로 서류를 송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전자 소송 사전포괄동의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자 소송 시스템을 이용한 민사 소송 등의 진행에 동의하면 주소 노출 없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도 소장을 송달받을 수 있다.
다만, 주소 열람 및 교부 제한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주소보정명령이 과도하게 제약돼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선의의 피해자가 법적 구제를 받을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사소송법의 구조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스토킹 범죄에 대응하는 ‘스토킹처벌법’의 사전 예방 조치와 사후 처벌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지웅 법률사무소 정 변호사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스토킹처벌법에 ‘민사 소송 악용 시 가중처벌 조항’ 등을 신설해 범죄의 기회비용을 높여야 한다”며 “보호 명령이나 격리 조치 등 예방 중심의 사전 보호 체계도 더욱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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