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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선진국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서울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지역에 기반한 다양성을 토대로 창의를 일으켜야 합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창의성은 끝났습니다. (청중들 웃음) 따라서 지역에 토대를 둔, 다양성에 토대를 둔 창의 공간이 있어야,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 수도 이전 같은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 삼성월차 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 어른 김장하의 씨앗’에서 생각과 소신을 밝혔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중심의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수부를 이전하면 걱정이 많다고 하시는데, 부산도 사람이 살 만하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그는 또 “자녀가 꼭 서울 대학에 가야 되냐?”고 반문하며 “카이스트도 좀 가고 부산 대학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신청기간 에도 갈 기회를 여러분 자녀에게 주시라”고 말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자신이 부산·경남에서만 판사 생활을 했고, 지금도 부산에 살고 있고, 이를 토대로 헌법재판관이 되었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을 향해 “저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고, 그 경험이 젊은 세대에게 자신의 삶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테크 카페 .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다. 왕정 때도 다수결은 했다”며 “민주주의는 관용과 자제”라고 강조했다. 관용은 경쟁하는 상대 정당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자제는 권력 행사의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효과적인 제도지만, 완성하는 데 인내가 필요하다”며 “많은 서브프라임영향 분들이 사회통합을 대통령에게 하라고 하는데, 대통령은 법률이 제정되면 집행하는 사람이고, 사회통합은 국회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경쟁하는 정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려 노력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관용과 자제의 필요성에 대한 예시로 의대 증원 문제를 언급했다. 섣부르게 결정할 것이 아니라, 관용과 자제를 통해 결정했다면 지금 라루체식대 쯤 500명 정도는 늘어났으리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 김장하 선생에 대해서는 “진주에 사셨지만, 서울에 대한 콤플렉스도, 정규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도 없었다. 보수와 진보가 모두 존경하는 삶을 사신 분”이라며 “그건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 지역의 유명한 독지가로, 수십년에 걸쳐 진주에서 한약사로 활동하며 학교, 시민단체, 문화예술단체 등에 거액을 쾌척했고, 어려운 사람들과 학생들을 도왔다. 문 전 권한대행은 “저는 39년 전에 장학금을 받았다. 그 장학금을 받은 게 39년 후의 삶에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그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독서는 습관이다. 습관이 들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어렵다”며 “저보고 책을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냐고 묻는데, 저는 ‘책을 어떻게 안 읽을 수 있냐’고 묻는다”고 말해, 청중들이 또 한번 웃었다.
이날 북토크에는 김장하 선생에게서 장학금을 받은 문 전 권한대행,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정경순 주한 파나마대사관 선원부서 팀장을 비롯해 김장하 선생의 선행을 다룬 책 ‘줬으면 그만이지’를 쓴 김주완 작가,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문화방송(MBC) 경남의 김현지 피디(PD)가 참석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22일 서울국제도서전 북토에 참석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양선아 기자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 어른 김장하의 씨앗’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