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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만
이종만은 숲과 산, 바다와 같은 자연의 풍경을 통해 신의 섭리를 탐구한 연작 「섭리」와 「숲」 을 선보인다. 그는 새벽 안개가 드리운 고요한 숲, 인간의 흔적이 사라진 공간을 흑백 필름으 로 기록하며, 한국화처럼 번져 나오는 안개 속 나무들로 명상적 감각을 불러낸다. 시든 줄기 와 얼어붙은 강, 눈 위에 드러난 마른 가지,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는 자연 속에서 드러나는 삶의 고뇌와 죽음의 숭고함을 응시하게 하고, 동시에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은유한다. 불현 듯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나무는 우리를 지탱하는 강인한 생명체이자 초월적 존재로 서 있으며, 부러지고 얽히고, 설킨 자연의 형상은 지난했던 한국의 상흔과 그 안에 겹겹이 쌓인 개인의 애환을 회고하게 한다. 그의 사진 앞에서 우리는 죽음이 곧 탄생으로 이어지는 숲과 자연의 섭리를 묵상한다.
숲 (23-) 2008.대관령
숲 (25) 2008.대관령
숲 (26) 2008.대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