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Krippendorff

데이비드 크리펜도르프(David Krippendorff)는 탄소의 두 상반된 형태인 석탄과 다이아몬드를 통해 자연과 문명의 위기를 상징하는 영상 작업 〈Sleepwalking〉을 선보인다. 영상 속 다이아몬드가 천천히 화면 위에서 떨어져 바닥에 쌓이며 결국 어두운 배경을 덮는 장면은 인간의 물질적 욕망이 점차 우리 자신을 압도하고 시각적으로도 관객을 묻어버리는 은유로 해석된다.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상실감과 조각으로 해체되는 다이아몬드의 형상들, 화면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석탄은 그 부재 자체가 기후 변화 위기의 원인으로 상징된다. 이미지가 어떻게 현실을 재구성하는지를 탐구한 그의 작업은 예술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는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