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OLL
박진하
박진하는 인간의 감각 너머, 사진 매체의 한계를 넘어선 ‘풍경 이후의 풍경’을 주제로 설악산 연작 「초월(Beyond)」을 선보인다. 적외선 촬영과 스티칭, 스태킹 기법을 결합해 제작한 초대 형 파노라마는 현실을 다층적이고 확장된 공간으로 재현한다. 원근감이 제거된 화면에는 흑백 의 깊이와 선명한 붉은색이 공존하며, 낯설고도 강렬한 풍경을 형성한다. 설악산은 오래도록 한국인의 정신적·문화적 정체성이 깃든 신성한 자연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적외선의 시선 아 래 붉은 빛으로 재탄생한 산은 불(火)과 생명력, 탄생의 상징으로 읽힌다. 동시에 그것은 현대 사회의 단합과 에너지의 이미지로 확장된다. 감각이 포착하지 못하는 영역, 시선이 닿지 않는 차원을 프레임 안으로 불러들이는 그의 시도는 풍경을 단순한 실제 공간이 아닌 ‘숨은 현실’ 의 층위로 경험하게 한다. 그의 사진은 결국 감각의 지평 너머를 탐색하도록 관객을 이끈다.
38°11'36.3"N 128°28'32.8"E Beyond (Manual of Landscape) 2021 Summer, Archival pigment print 15.000x 3.000 (1.500x 3.000x 10ea), Infrared Stitched Stacked Panorama
38°05'02.9"N 128°25’49.7"E Beyond (Manual of Landscape), 2022 Summer, Archival pigment print 3.000x 3.000 (1.500x 3.000x 2ea), Infrared Stitched Stacked Panor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