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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교
이완교는 불교적 해탈과 도가 사상에 기반하여, 기운생동과 무념무상의 동양적 사유를 창작의 근간으로 삼아온 작가다. 그의 연작 「피안」은 서양의 실체 중심적 미학과 달리, 기(氣), 비움, 도(道)를 바탕으로 한 관조와 치유, 우주적 합일의 미학을 지향한다. 화면은 흑백의 농도와 여 백 속에서 동양적 정신을 구현하며, 제한된 계조와 흐려진 윤곽은 관람자의 심상 속에서 완성 되어 평온과 밝음을 환기한다. 검은색은 만물을 잉태하는 근원인 어머니로, 회색과 아련한 빛 은 정신적 자유와 피안을 향한 상징으로 다가온다. 이는 노자가 말한 ‘이·희·미’의 세계처럼 담담하고 희미하며 미묘하지만, 그 은은함 속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무형의 차원이 드 러난다. 그 순간 사진은 고통과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와 평온을 체험하게 하고, 현대 문명 속 에서 잃어가는 인간성을 환기시키며, 정신적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사유하게 한다.
피안 01
피안 02
피안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