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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업 코미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일단 자본이 필요 없어요. 공연장의 유형이 일반적인 코미디 쇼보다 다양하죠. 극장 형태일 수도 있고, 펍이나 카페 같은 데서 하기도 하거든요. 무대장치 이런 거 필요 없고, 정말 마이크 하나만 있으면 돼요. 그리고 자격증도 필요 없습니다. 과거 〈개그콘서트〉 같은 데 나오는 코미디언들은 모두 방송국 공채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스탠드업 코미디는 그냥 신청하면 무대에 오를 수 있죠. 마지막으로 파트너가 필요 없어요. 콩트나 만담은 늘 동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료가 필요한 반면, 스탠드업 코미디는 혼자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고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한 세 가지가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아닌가요? 자본, 자격증, 파트너가 있으면 무대에서 대단한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잖아요. 늘 차악을 선택하는 거죠. 복작복작 합을 맞춰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 외롭 바다이야기오락실 고 혼자 뻘쭘한 게 낫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관객 입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앉은자리에서 책 한 권을 통독하는 느낌이랄까요?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시간이 보통 90분 정도 돼요. 관객이 그 긴 시간 동안 휴대폰 한 번 안 보고 한 사람에게 집중한다는 것이 요즘 같은 시대에 엄청난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모바일바다이야기긴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분위기를 끌어나가려면 소윤 씨만의 코미디 신조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없었는데 하나 생겼어요. “관객 탓하지 말자!” 사실 이렇게 말해도 현장에서 하긴 할 거거든요? 근데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툴툴대는 것이지 진심으로는 탓하지 말자! 결국에는 분위기를 못 끌어낸 것도 제 잘못인 거니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 사아다쿨 리지만, 관객 탓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진심은 아니에요!(웃음) 작가기도 해요. 두 직업 모두 불특정 다수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죠. 화자로서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게 몇 마디로 딱 전달할 수 있었으면 저도 작가나 코미디언 대신 정치를 했을 거예요. 짧게 말하기 어려워서 2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바다이야기게임방법 쓰게 됐죠. 그래도 제가 코미디나 소설에서 자주 하는 말을 꼽아보면 ‘아니 근데’와 ‘쉽지 않아’예요. 반골 기질이 느껴지는 표현인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그럴 위인은 못 됩니다.(웃음) 정말 사소한 논란이나 열풍 이면에 더 논의되지 못한, 미진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란 주제로 말하고 싶을 때 물꼬를 트고 마무리하는 표현이죠. 예를 들면 “두쫀쿠 열풍, 아니 근데~ 쉽지 않아” 하는 식이죠. (위)재킷, 베스트, 셔츠, 타이 모두 Burberry. 시계 본인 소장품. (아래)셔츠 칼라 드레스 Jac Fleurant. 볼캡 Teket. 벌써 재밌습니다.(웃음) 사실 스탠드업 코미디는 특정 관객 한 명을 조롱하고 비하함으로써 전체를 웃기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저는 사실 무례, 조롱, 비하 이런 걸 좀 좋아하거든요? ‘드루와, 그럼 나도 할게’ 이런 쪽에 가까워서 되게 좋아하는 개그죠.(웃음)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무례, 조롱, 비하의 결과가 늘 네거티브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칭찬’이 타자화가 될 수도 있듯이 무례, 조롱, 비하를 통해 친해지고 분위기가 풀어질 수도 있거든요. 사실 저는 이렇게 말해도 권위가 없어 보이니 조지 오웰 형님의 말을 빌려볼게요. “농담의 목적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원래부터 이미 우스꽝스러웠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무례, 조롱, 비하는 이런 거예요. 우리 모두가 별거 없는 존재임을 밝히는 거죠. 현대미술 중에 유명한 작품인 뒤샹의 〈샘〉도 미술관이라는 공간 안에 있기에 작품이 되는 거잖아요. 사실 스탠드업 코미디도 코미디 클럽이라는 공간 안에서 관객과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상태예요. 아무래도 이게 유튜브에도 올라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이 되기도 하니 앞뒤 맥락을 모르는 시청자들이 봤을 때 불쾌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례, 조롱, 비하를 좋아한다니!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긁’(긁히면 지는 1:1 코미디 대결 쇼) 3전 3승 주인공답네요. 하하. 조금 덧붙이자면, 내가 관객 입장에서 무례, 조롱, 비하의 대상이 됐는데 혹여 불쾌했다면 안 웃으면 됩니다. 그게 코미디언한테는 가장 큰 벌이거든요. 그러면 이제 그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겠죠. 그런 식으로 관객이 개입할 수 있다고 봐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도 한국 사회에서 비주류인데, 소윤 씨는 채식하는 페미니스트기도 하잖아요. 비주류 문화나 개인적인 신념을 숨기지 않으면서 메이저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FFF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웃음) 근데 이게 한국이라서 비주류로 취급되는 것 같아요. 해외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무대 위에서 “나 페미니스트야~ 비건이야~” 이렇게 말하는 게 그렇게 대단하거나 용기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좀 궁금했나 봐요. 그러니까 그 힘이 제게서 나온 게 아니고, 사람들의 궁금증에서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제가 급진적으로 투쟁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안전한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제 공연을 찾아주시는 거겠죠. 최근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B주류초대석’에서 B급 영화에 대해 토크하는 편도 재밌게 봤어요. 최근에는 어떤 영화를 봤는지 궁금해요. 요즘 코미디 연극 각본을 쓰고 있어서 영국 영화인 〈Mr. 후 아 유〉와 독일 영화 〈토니 에드만〉을 봤어요. 두 작품 모두 굉장히 다크한 ‘데드팬’ 코미디 영화예요. 데드팬이 뭐냐면 ‘시체 같은 얼굴’이라는 뜻이에요. 무표정으로 하는 코미디 장르죠. 저는 그런 종류를 되게 좋아해요. 블랙코미디 장르인가요? 맞아요. 일단 〈Mr. 후 아 유〉 같은 경우 극 중 배경이 장례식장이에요.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조문을 오는 인물들을 통해 아빠의 몰랐던 면모를 알아가는 내용이죠. 그래서 제목도 ‘당신 대체 누구야?’인 거고요. 〈토니 에드만〉도 부녀 관계를 다룬 아주 다크한 코미디 영화죠. 소설 〈꽤 낙천적인 아이〉에서도 느꼈지만, 소윤 씨는 가족 관계,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맞아요. 아직까지는 저에게 가장 재미있는 소재인 것 같아요. 소설을 쓸 땐 몰랐는데…. 그런데 현실에서는 아빠와 막 그렇게 애틋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픽션이니까요. 하하. 드라마 각본 작업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연극, 드라마, 스탠드업 코미디 스크립트까지. 한 번에 몇 가지 글을 쓰는 거예요? 거기에 두 번째 단행본도 준비하고 있어요. 20대 초반부터 써왔던 단편소설들을 싹 모아서 정리한 단편소설집이죠. 옛날에 썼던 글들을 다시 읽으니 정말 못 봐주겠는 글들도 있고, 잠재력이 보여서 퇴고해보고 싶은 글들도 있죠. 요즘은 여기에 가장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2027년에 출간 예정입니다. (왼쪽) 재킷, 베스트, 셔츠, 팬츠, 타이, 부츠 모두 Burberry. 시계 본인 소장품.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른쪽) 셔츠 칼라 드레스 Jac Fleurant. 볼캡 Teket. 양말, 로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럼 소설, 드라마, 연극, 스탠드업 코미디. 총 4가지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는 거네요? 네, 제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아요. 제가 뭐 누구랑 놀기를 하겠어요~ 뭘 하겠어요~ 이런 거 말고는 할 일도 없습니다.(웃음) 그리고 정말 다행인 것은, 제가 하는 일에 되게 애정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다음 주까지 코미디 연극 작업을 해야 된다! 하면 그 기간에는 코미디 연극을 아주 깊게 사랑하고, 소설을 쓰고 있을 때는 오직 책 생각만 해요. 온·오프가 좀 잘되는 것 같아요. 스탠드업 코미디도 결국엔 스크립트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저의 코어는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은 제가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글 쓰는 것 외에 다른 역량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아요. 지난주에는 원소윤의 스탠드업 코미디 〈원〉의 두 번째 공연을 마쳤죠. 어떤 경험이었나요? 지난해 12월에 〈원〉의 첫 번째 공연을 열었는데, 공연이 진~짜 만족스러웠거든요. 정말 엄청 좋았는데 뒤풀이에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원래 첫 공연이 가장 좋다고, 어느 정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그런 거니 이게 디폴트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요. 그러고 나서 지난주에 두 번째 공연을 했는데 아니, 더 좋은 거예요! 그래서 3월에 열리는 세 번째 공연도 굉장히 기대 중이에요. 저만 열심히 준비를 잘하면 점점 더 좋아질 수도 있겠다는 긍정 회로가 생겨버렸죠. 관객 입장에서 소윤 씨는 어떤 쇼를 재미있게 보는 편이에요? 너무 많은데요! 최근에는 〈레이 로마노: 홈그라운드〉와 〈테일러 톰린슨: 반半중년의 위기〉를 재밌게 봤어요. 모두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죠. 넷플릭스에서 이렇게 다양한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볼 수 있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소윤 씨의 꿈이 넷플릭스 진출이었던 거군요? 꼭 넷플릭스가 아니더라도 ‘한 시간 스페셜’을 빨리 만들고 싶어요. 이것도 단행본을 출간하거나 음반을 발매하는 것과 비슷해요. 한 2~3년 공들여서 만든 다음에 세상에 공개하는 거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OTT에도 유통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웃음) 소윤 씨가 생각하는 코미디의 힘은 뭐예요? 사람들을 주목하게 한다는 점. 예를 들어 정치를 희극적으로 다룬다고 했을 때 재미있는 요소가 발견되면 사람들이 그걸 집중해서 보고, 또 찾아보거든요. 물론 정치 이야기를 너무 무분별하게 희화화하는 것에는 저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긴 하지만요. 우리나라만 해도 〈SNL 코리아〉를 뉴스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렇죠. 미국 같은 경우 훨씬 더 적극적으로 정치·시사 문제를 다루거든요. 정치 코미디를 잘하는 조시 존슨도 그 소재를 매번 업데이트하고요. 이런 사회문제들을 코미디의 힘을 빌려 계속 집중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닐까 해요. 정치를 소재로 쓰는 것에 관심이 많나 봐요. 제가 지금 너무 정치 얘기를 했죠. 저도 얘기하면서 스스로 ‘왜 이러나’ 생각했어요.(웃음) 사실 정치 관련 농담을 계속 만들고 있기는 해요. 엄청 딥하게 다루지는 않지만요. 아직은 저 자신을 되게 잘 보호하면서 하고 있어요. 비겁할 정도로 신념을 잘 숨겨가면서요.(웃음) 하지만 이게 제 생존 방식입니다! 스탠드업 코미디가 완전한 생업이 될 수는 없잖아요. 서울대라는 학력을 가지고 취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것에 후회는 없나요? 후회 없습니다. 지금 그 어떤 서울대 출신보다도 서울대를 개그 소재로 잘 써먹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서울대 이미지를 거의 탕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잘 뽑아 먹어서 저 다음으로 나오는 서울대 출신 코미디언은 그 효과가 덜할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이 스탠드업 코미디가 적성에 너무너무 잘 맞아요. 혼자서 할 수 있고. 소윤 씨는 ‘개인플’에 능한 타입인가 봐요. 네. 저는 평생을 혼자 할 수 있는 직업만을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사서’는 생각보다 사람을 상대할 일이 많고, ‘등대지기’는 이공 계열만 가능하더라고요. 그러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만났죠. 너무 성정에 잘 맞습니다. 그렇다면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 원소윤이 꿈꾸는 야심은 뭔가요? 저를 이렇게 FFF 기획에 초대해주셨지만 사실 사람이 24시간 내내 유쾌하고 용감할 순 없잖아요. 저 같은 경우 무대에 서는 그 한 시간 동안만 ‘FUN’하고 ‘FEARLESS’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나머지 23시간, 그러니까 재밌지도 않고, 용감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여자 같지도 않은 그 시간들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고, 잘 사는 것이 제 진짜 야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