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훈 기자]
▲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47년 동안 유지돼 온
바다이야기룰 신정체제에서 최고지도자는 단 두 명뿐이었다. 호메이니에 이어 하메네이, 그리고 그 정점 권력이 적대국의 군사 공격으로 사망했다. 외부의 무력에 의해 최고지도자가 제거된 것은 혁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지도자 교체가 아니다. 한 국가의 체제 정점이 외세의 공격으로 무너진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신천지릴게임 어떤 명분으로 이 문턱을 넘었으며, 그 이후 어떤 질서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의 목표로 '이란 국민의 자유'를 내세웠다. 핵 위협 제거와 임박성이라는 군사적 설명은 곧 이란을 해방시키는 일이라는 서사로 이어졌다. 안보의 선택은 도덕적 사명으로 격상됐다.
공식 발표는 정권의 안
릴게임방법 보기구 해체와 핵·미사일 능력 약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군사적 목표를 규정한 언어는 '해방'이었다. 그 단어가 붙는 순간, 전쟁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구원의 행위로 읽히게 된다. 해방이라는 언어는 전쟁의 성격을 바꾼다. 그것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의도에서 먼저 확보하게 만든다.
여기까지가 미국이 제시한 이야기다. 해방은 결과로
릴게임몰메가 증명되는가, 아니면 수단을 먼저 면책하는 면허인가. 이 질문이 이번 전쟁의 첫 문턱이다.
규범적 정당성의 균열
국제 질서는 힘이 아니라 규칙 위에 선다는 전제가 있었다. 적어도 20세기 문명사회는 그 전제를 체면이라도 지키려 했다. 유엔 헌장은 무력 사용을 금지했고, 자위권은 엄격히 제한된 예외로만 인정됐다. 필요성과 비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례성은 전쟁을 합법과 불법으로 가르는 마지막 경계선이었다.
이번 작전의 핵심 명분은 '임박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임박성은 정치적 주장으로 성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입증되지 않으면 효력을 갖지 못하는 법적 문턱이다. 그 문턱이 사후적 설명으로 넘어지는 순간, 자위권은 예외가 아니라 관행이 된다. 규칙은 존재하지만, 이미 그 힘을 잃는다.
목표가 지도자 제거와 정권 안보기구 해체에 이르는 순간, 무력은 방어가 아니라 체제 개입이 된다. 그 지점에서 국제법의 문턱은 더욱 엄격해진다. 정권 붕괴는 자위의 자동적 결과가 아니며, 별도의 정치적 판단으로서 훨씬 무거운 정당화를 필요로 한다.
해방은 국제법이 부여하는 자동 면허가 아니다. 도덕의 언어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그것이 규범의 문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바로 여기에서, 힘 위에 세워지지 않기 위해 고안된 질서의 전제가 처음으로 흔들린다.
절차적 정당성의 붕괴
▲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란을 상대로 한 ‘에픽 퓨리 작전’을 지켜보는 이 사진은 백악관 X(옛 트위터) 계정에 2일 공개되었다.
ⓒ AFP 연합뉴스
전쟁은 국가의 가장 중대한 결정이며,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그만큼 엄격한 승인 절차를 요구한다. 전쟁 권한은 행정부의 결단만으로 완결되지 않고, 의회의 통제와 공적 토론을 전제로 한다. 절차는 형식이 아니라 정당성의 토대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은 멈춤 없이 확대됐다. 표적 타격은 핵시설 공격으로, 다시 전역 작전으로 번졌다. 그 사이 미국 의회는 제동을 걸지 못했고, 군사적 결단은 먼저 집행됐으며 제도적 통제는 뒤늦게 따라붙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적 승인보다 소수의 결단이 전쟁을 앞서기 시작하는 순간, 균열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과거 '불개입'을 강조하던 정치적 언어는 어느 순간 선택적 개입으로 이동했다. 개입을 억제하는 원칙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고, 상황적 판단이 누적되며 문턱은 낮아졌다. 전략의 일관성보다 결단의 연속이 전면에 섰다.
이 지점에서 드러나는 것은 절차의 약화다. '미국 우선'은 전쟁을 제약하는 원칙이라기보다 필요할 때 동원을 정당화하는 구호로 기능했다. 두 번째 정당성의 축 역시 흔들리고 있다.
결과 정당성의 공백
전쟁의 정당성은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점에서 판정된다. 핵 위협 제거라는 선언은 반복되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무력화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의된 입증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선언과 성과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결과 정당성은 유보된 상태로 남는다.
최고지도자 제거는 정치적 충격을 줄 수는 있어도, 곧바로 질서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체제의 정점이 사라진 자리에 어떤 권력 구조가 형성될 것인지, 그 과정에서 폭력의 확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없다면, 제거는 공백을 낳을 뿐이다. 공백은 언제나 가장 불안정한 형태로 권력을 재편한다.
전후 질서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이 전쟁의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해방을 말한다면, 그다음 날의 통치 구조와 안전 보장, 정치적 이행 계획까지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쟁은 파괴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건설에서는 이미 실패한 셈이다.
해방은 파괴에서 자동으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이후의 질서와 책임이 뒷받침할 때만 성립한다.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순간, 결과 정당성은 무효가 된다.
'해방'이 남긴 것들
▲ 3일(현지시간) 이란 미나브에서 이스라엘의 학교 공습으로 희생된 이들의 장례식에서 여성들이 슬퍼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그런 선례가 역사에 숱하게 남아 있다. '해방'이라는 말은 이미 여러 차례 전쟁의 전면에 섰다. 그러나 그 말이 약속한 자유가 실제로 어떻게 도착했는지는, 지난 20여 년의 전례가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라크에서는 대량살상무기라는 명분이 전후 조사에서 무너졌고, 그 이후의 현실은 장기적 불안정과 분열이었다. 정권은 붕괴했지만, 자유는 단번에 정착하지 않았다. 해방은 선언되었으나, 국가의 질서는 오랫동안 흔들렸다.
리비아에서는 정점의 제거가 곧바로 국가 기능의 붕괴로 이어졌다. 체제의 중심이 사라진 자리에 통합된 권위는 들어서지 못했고, 권력의 공백은 경쟁하는 무장 세력과 분열로 채워졌다. 제거는 신속했지만, 건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년의 개입 끝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펼쳐졌다. 자유를 위한 장기 전쟁은 체제의 근본적 전환을 고정시키지 못했다. 패턴은 단순하다. 제거는 상대적으로 쉬웠고, 자유는 반복적으로 지연되거나 좌절되었다.
해방은 여러 번 약속되었다. 그러나 그 약속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사례는 드물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경험적 정당성은 다시 흔들린다.
반정부 투쟁과 외부 개입은 다르다
물론 하메네이 체제가 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이란 시민들의 반정부 투쟁은 그 자체로 정당한 정치적 권리의 행사다. 표현의 자유와 생명권, 책임 있는 통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제사회가 지지해야 할 대상이다. 억압에 맞서는 시민의 행위와 정권의 정당성은 동일한 차원에 놓일 수 없다.
그러나 외부의 무력 개입은 그 투쟁을 다른 성격의 사건으로 바꿔버린다. 내부의 정치적 갈등은 순식간에 국제적 전쟁의 일부로 재편되고, 시민의 요구는 지정학적 충돌의 하위 변수로 흡수된다. 해방을 위한 시민의 목소리는 외부 폭격의 그림자 속에서 왜곡될 위험이 크다.
목표와 수단은 구분되어야 한다. 인권을 지지하는 것은 시민의 공간을 넓히는 일이지만,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 공간을 축소할 가능성을 동시에 품는다. 폭격은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권리의 환경을 다시 불안정하게 만드는 수단일 수 있다.
따라서 이란 시민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과 외부 군사 개입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오히려 두 입장은 같은 규범에서 출발한다. 인권은 목표이고, 무력은 최후의 예외여야 한다는 원칙이 바로 그 공통의 기반이다.
미국이 무너뜨린 것
▲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란 전쟁 반대 시위에서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이번 전쟁은 단순히 한 지도자의 제거로 기록될 사건이 아니다. 스스로를 자유와 규범의 수호자로 규정해 온 국가가, 그 언어를 다시 한번 무력의 앞에 세워 정당성을 선점하려 한 장면이다.
규범적 정당성은 자위권의 엄격한 문턱 앞에서 흔들렸고, 절차적 정당성은 민주적 승인과 공적 토론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채 속도를 내는 작전 확대 속에서 약화되었으며, 결과 정당성은 무엇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유보된 상태로 남아 있다.
해방이라는 말은 인간의 가장 고통스러운 역사 속에서 축적된 무게를 가진 언어다. 그러나 그 언어가 폭격과 참수의 명분으로 사용되는 순간, 자유는 목적이 아니라 장식이 되고, 도덕은 검증되어야 할 원칙이 아니라 수단을 면책하는 수사로 변질된다.
미국은 이란의 정점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동시에 스스로가 세계에 요구해 온 규범과 도덕의 기준을 허물었다. 자유를 내세워 무력을 확장하는 순간, 그 국가는 자유라는 단어의 무게를 스스로 깎아내린다. 이번 전쟁이 남긴 가장 깊은 상처는 이란뿐 아니라 미국 자신에게 돌아갔으며, 이 장면은 미국이 스스로에게 남긴 역사적 낙인으로 오래도록 따라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