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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진 / Jung Ye Jin

정예진의 〈Masquerade: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는 사회적 역할과 타인의 시선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연기해야 하는 동시대 청년들의 불안한 초상이다. 작가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자아와 페르소나, 욕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탐색한다. 사진 속 인물들은 특정한 개인을 넘어, 치열한 관계와 경쟁, 기대와 압박 속에서 흔들리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집단적 초상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타인의 얼굴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며, 정체성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구성되고 변화하는 유동적인 과정임을 드러낸다. 〈Masquerade: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는 가면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자아를 마주하게 하는 성찰의 장이자,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묻는 작업이다. 이 섬세한 초상들은 결국 타인의 그림자를 빌려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현대인의 깊은 불안과 열망을 비추고 있다.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 #03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 #05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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