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미 분리 시도...남북관계 개선 통한 북미대화 이행 분석전문가 “남북정상회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늦어...연내 개최해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연합]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멈춰선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가 중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동안 내치에 집중하면서 대외메시지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에게 맡겼던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대남·대미관계 구상을 밝혔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방향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정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우선 남북관계를 풀고 북미대화는 뒤로 미루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먼저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남측에 북한 도발에 대한 위기의식과 피해의식을 버릴 것을 요구하면서 향후 남북관계 전망은 남측 당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남북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단 10월 초부터 단절된 남북 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남측에 불만이 있고, 이후 남북관계를 더 진전시킬지 여부는 남측 태도에 달려있지만 먼저 통큰 결단을 취하겠다는 것이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과거 도발과 긴장고조 등을 통해 우리 정치일정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던 것보다는 오히려 도발의사가 없음과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며 “남북관계 회복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희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이어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좀 더 적극적으로 남측의 의지를 테스트하려할 것”이라면서 “남측의 태도와 조치 여하에 따라 화상회담을 포함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북핵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가면 너무 늦어지게 된다”며 “한국 대선 국면에 임박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회담 이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정략적 프레임에 연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남북이 지금처럼 주고받는 분위기라면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와 달리 북미관계에서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거리두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대해 대북적대정책을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다면서 오히려 표현과 수법이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심화되는 미중갈등을 ‘신냉전 구도’로 규정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양 교수는 “중국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대항한 사회주의 연대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태도는 미국과 남측을 분리하려는 것으로, 북미 직접대화보다는 남북관계를 통한 북미대화로의 이행이라는 지난 2018년 방식에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아울러 김 위원장은 주권국가의 최우선적 권리인 국가방위력을 끊임없이 강화하겠다며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생산,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공업발전 전략목표 관철을 주문했다.신대원·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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