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디스커버리·CNN·빌보드… 국내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

  • 날짜
    21-10-0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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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익숙한 브랜드로 마케팅 비용 줄여라이선스 계약 불발 등 브랜드 지속성 우려빌보드 어패럴. /바바패션 제공미국의 3대 스포츠인 MLB와 NBA, NFL. 미국의 방송 채널인 CNN,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대중음악 잡지인 빌보드.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한 브랜드라는 점이다.최근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론칭하는 패션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바바패션그룹은 지난달 신규 법인 산타노아를 통해 캐주얼 브랜드 ‘빌보드’를 선보였다. 빌보드는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된 음악 잡지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인기 순위 차트를 매주 집계해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바패션은 빌보드 본사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빌보드를 패션 브랜드로 사용할 권리를 획득했다.스톤글로벌은 뉴스 브랜드로 유명한 CNN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CNN 어패럴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 8월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한 CNN어패럴은 현재까지 14개 매장을 오픈했다.F&F가 미국프로야구 ‘MLB’와 자연 탐사 전문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를 패션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며 대박을 낸 데 이어, 더네이쳐홀딩스(298540)가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선스 계약으로 히트를 치자 패션업계에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바람이 강하게 일고 있다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MLB와 디스커버리를 보유한 F&F는 2018년 6683억원, 2019년 91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엔 837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패션업계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매출 3741억원으로 전년(3300억원) 대비 13.4% 증가했다.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2017년 692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18년 1412억원, 2019년 2353억원, 2020년 29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라이선스 브랜드의 호조세에 계약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미국 필름 브랜드 ‘코닥’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작년 2월 ‘코닥 어패럴’을 선보였다. 에스제이그룹은 ‘팬암’으로 유명한 ‘팬 아메리칸 월드 항공’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팬암’을 패션 브랜드로 만들었다. 독일의 국민차 브랜드인 ‘폭스바겐’도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로 거듭난다. 2012년 설립된 어반패션은 폭스바겐과 패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이번 가을 시즌부터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폭스바겐 로고를 붙인 의류를 판매할 방침이다.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의 장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를 꼽는다. 자체적으로 만든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선 광고 모델 섭외부터 막대한 브랜딩 비용을 투자해야 하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는 이미 인지도가 있어 브랜딩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한 말·1981~2010년생)가 평소 사용하거나 호감을 갖고 있던 브랜드로 자신을 꾸미는 것을 즐긴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테일러메이드 코리아 브랜드 모델인 유현주 여자프로골프 선수. /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제공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계약이 불발하는 등 변수가 많다. 국내 사업자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놓은 상황에서 라이선스 소유자가 직접 해당 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한성FI는 지난 2013년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 중 하나인 캘러웨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의류 사업을 전개했으나, 캘러웨이가 의류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캘러웨이 어패럴’을 접어야 했다.한성FI는 이후 테일러메이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을 론칭한 상태다. 하지만 국내 사모펀드사인 센트로이드PE와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면서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의 운명도 불확실하게 됐다.한성FI 측은 “테일러메이드 글로벌(TMG)과 10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10년간 국내 판권은 자신들이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센트로이드PE는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성FI와의 계약은 센트로이드와 TMG 간 협의 하에 내년 중 해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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