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 뒤편의 한적한 골목길. 150m가량 되는 동네 골목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저마다 매운 어묵과 닭강정, 김밥 등을 손에 든 방문객들의 즐거운 모습은 초겨울 추운 날씨를 무색게 했다. 7일 은평구 소상공인연합회가 연말을 맞아 '매운맛 골목축제'를 열었다. 지역축제에서 흔히 보이는 대규모 '난전'은 없었다. 은평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부스를 차리고 그들만의 '매운맛'을 선보였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데다 최근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불안정한 기업은행주택담보 사회 분위기에 침체했던 지역 소상공인들이 축제를 통해 영업 의지를 다잡으며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은평구 매운맛 골목축제에서 인근 소상공인들이 매운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인근 상인 힘 모 재건축규제완화 은 '골목축제'…방문자들도 '성원' 행사에는 은평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사 20여 곳이 골목 부스를 차렸다. 축제의 테마인 '매운맛'을 보여줄 수 있는 분식부터 닭강정, 따뜻한 어묵 등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회원사뿐만 아니라 축제가 열린 은평로 일대의 소상공인들도 행사에 참여해 축제 쿠폰 사용이 가능했다. 말 그 교사급여압류 대로 '골목축제'지만 부스 외에도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준비한 것이다. '매운맛'이라는 주제도 인근 상인들이 자신 있는 테마였다. 이승연 은평구 소공연 회장은 "인근 사장님들이 매운 음식에 자신이 있어 했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인 만큼 이를 통해 골목상권을 살려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시 별내 은평구 매운맛 골목축제 부스에 음식의 실제 사진과 가격 정보가 담긴 안내 배너가 걸려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조촐하지만 알찬 골목 축제에 방문객들도 만족감을 표했다. 일부 축제에 들어선 난전에서 일었던 '바가지 논란' 등으로 이미지가 안 좋았던 대규모 방통대 등록금 축제들에 비해 긍정적이었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국내 주요 축제들을 보면 지역 내 특정 공간에 천막을 치고 축제에 입점한 상인들에게 판매 부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축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내나 지역 명소와는 거리가 먼 곳에서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지역 상권활성화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축제를 찾는 인원도 중장년 층이 주를 이뤄 지역 관광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축제장소 외부에는 '난전'이 들어서는데, 이 난전은 축제 주최 측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전국을 떠돌며 난전 판매만 하는 '외부 상인'이 주로 차지한다. 때문에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비위생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KBS 1박2일에 등장해 큰 논란을 낳았던 1봉지 7만원짜리 전통과자 역시 난전에 들어선 외부상인이기에 해당 지자체가 관리하지 못했다. 이날 축제는 은평구 상인이 직접 기획, 운영하고 축제 장소도 '은평구 골목'이었기에 지역 상권과 연결되는 의미가 있었다. 바가지 등의 문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실제 모든 음식 판매 부스 앞에는 대형 홍보물을 제작해 제품의 실제 사진과 가격 등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가족들과 축제를 찾은 문 모 씨(28)는 "동네에서 이런 축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바가지 같은 논란이 있었던 다른 축제와 다르게 많이 복잡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불닭 김밥'을 먹던 장석민 씨(30)는 "매운 것을 잘 먹진 못하지만 평소엔 접할 수 없는 메뉴들도 있는 것 같아 새로웠다"며 "이런 골목축제가 있다면 다음에도 한 번쯤 찾아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은평구 매운맛 골목축제 행사장 인근 제휴 식당에 축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힘들고 어수선하지만…"이럴 때일수록 활력 찾아야죠" 장기간의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 상황을 겪으며 골목상권 소상공인들도 어려움을 표해 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집계한 지난 112월 소상공인 체감 경기지수(BSI)는 전월 대비 6.7P(포인트) 떨어진 62.4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비상계엄,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까지 겹치며 행사를 주최한 소상공인들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소상공인들이 온기를 나누고 골목상권의 활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지로 축제를 진행했다. 부스에서 분식을 판매하던 소상공인 A씨(여)는 "경기가 많이 어려웠는데 이 행사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오고 홍보도 되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며 "축제가 한참 전에 정해졌는데 시국이 어수선해 걱정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방문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연 회장도 "경제도 (사회적인) 상황도 어려웠지만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많이 팔고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메뉴도 다시 개발해 보고 침체된 분위기 자체를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은평구 매운맛 골목축제에서 소상공인들이 판매하는 불닭통소세지 김밥. ⓒ 뉴스1 김형준 기자
은평구 매운맛 골목축제 부스에 간편하게 주문을 할 수 있는 QR코드가 비치돼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네이버·스타트업과 협업…지역축제의 '새 모델' 은평 매운맛 골목축제가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소상공인들뿐만 아니라 대기업, 스타트업과 힘을 합쳐 마련한 축제라는 점이다. 은평 소상공인연합회는 네이버와 협업해 축제 참가자들과 일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플레이스' 등록과 최적화를 지원했다.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가게를 찾을 수 있도록 사업장 정보를 등록하고 메뉴 정보를 추가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플레이스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 상권을 지원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협력으로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스타트업인 얼루가도 힘을 보탰다. 행사 부스에서 방문자들이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QR코드 기반의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축제와 관련한 SNS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며 골목 축제를 알리는 역할도 수행했다. 이승연 회장은 "기업들이 ESG 경영 차원에서 물품 지원은 물론 가게 홍보까지 여러 도움을 줬다"며 "축제와 소상공인 업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