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Pivot) 없다" 파월 연설에 뉴욕증시 검은 금요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 날짜
    22-08-28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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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 연설을 하고 있다.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에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94%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3.37%, 3.03% 내렸는데요. 다우는 1000포인트 넘게 하락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죠.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은 상당히 매파적이었습니다.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애썼는데요. 단호했습니다. 발언만 놓고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전체적인 맥락을 읽지 못한 거죠. 오늘은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을 집중 분석하고 시장의 반응을 전해드리겠습니다.━“가계와 기업 고통(pain) 불가피해…당분간 제한적인 기조 유지”이날 파월 의장의 핵심 발언은 아래 8가지입니다.① “지금이 장기 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 아냐”→해석: 금리인하 기대 불러온 중립금리 발언 관련 금리인상 지속의지 강하게 밝혀② “오늘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해석: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나 오해 생길 수 없도록 원천차단③ “높은 금리와 둔화한 노동시장 인플레 감소에 도움. 반면 가계와 기업 일정 부분 고통줄 것. 다만 물가안정 없이는 더 큰 고통”→해석: 경제피해 있어도 금리인상 하겠다는 뜻④ “7월 인플레 둔화 환영. 하지만 인플레가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에 한참 부족(falls far short)”→해석: 물가 피크 확신 못 해. 한 달로는 턱없이 부족⑤ “앞으로 어느 정도 노동시장 완화할 것”→해석: 실업률이 올라갈 것이며 그 정도까지 긴축을 밀어부치겠다는 의미⑥ “우리의 통화정책은 1970년, 1980년대서 배운 것을 기반. 고인플레 지속할수록 인플레 기대 높아질 가능성. 인플레 잡기 끝날 때까지 지속”→해석: 과거 ‘스탭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위험성 충분히 인지. 금리인상 조기 중단 없으며 2%로의 확실한 방향 보일 때까지 고금리 지속⑦ “9월에 이례적으로 큰 금리인상 가능하다고 한 적 있어. 9월 금리인상 폭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해석: 0.75%p 인상 배제 않으면서 인상폭은 데이터에 달렸음을 재확인⑧ “통화기조가 더 긴축되면서 어느 시점엔가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석: 거의 유일한 비둘기파 발언. 향후 속도조절 가능성은 열어놔



파월(오른쪽)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가운데)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핵심 지도부가 잭슨 홀에 모였다. 로이터연합뉴스우선 왜 파월의 발언이 상당히 매파적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날 파월은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이라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다르게 해석하지 마라”는 뜻이죠.당국자들이 특정 아이디어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짧게 말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씁니다. 연설 시간도 8분 여에 그쳤는데요. 말을 길게 하면 여러 해석이 끼어들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데요. 로베르토 페를리 파이퍼 샌들러 글로벌 정책 리서치 헤드는 “파월의 연설은 1301 단어로 최소 2010년 이후 연설에서 가장 짧을 것”이라고 했습니다.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준 파월은 이날 거의 인플레이션 얘기만 했지요. 경기를 걱정하는 내용이 없고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에 관한 말도 없었죠. 이것이 전체적인 톤을 매파적으로 만든 원동력입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내용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했지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꼴입니다.파월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 금리인상 의지 측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내용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포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립금리 관련해서도 갈 길이 멀다는 식으로 얘기해 논란을 해결하려고 했는데요. 이날 증시가 폭락한 이유죠.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시장에 피봇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에 0.75%포인트를 포함해 연말까지 4%에 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이전의 인플레이션 수준이나 금리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파월,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작동 안 해. 경제의 기반”…더들리 “아직 타이트한 통화정책 아냐. 인플레 4% 내려와도 연준 일 안 끝나”실제 이날 파월은 세부적으로도 인플레와의 싸움, 이를 위한 금리인상 의지를 다지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연설을 시작한 직후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를 2%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한 거나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는 누구를 위해서도 작동하지 않는다”, “물가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특히 파월은 “지금이 장기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가 아니(not a place to pause or stop)”라며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동안(for some time) 제한적인 정책이 요구될 것 같다”고 설명했지요. 한동안 계속해서 금리를 올린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죠.또 하나 볼 것은 파월이 폴 볼커 전 의장 관련 얘기에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입니다.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면서 1970년대의 고물가를 잡은 인물인데요. 그러면서 1970년대로부터 배운 3가지 교훈을 들기도 했죠. 즉, ▲중앙은행은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를 유지할 책임이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요하고 ▲인플레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파월은 “1980년대 초반 볼커의 성공은 그 이전의 15년 간 여러 실패 이후에 나왔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금과 물가에 고착화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매우 긴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까지 했습니다.이는 1970년대의 ‘스탑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뜻이죠. 이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건데요. 잘해야 ‘스탭 앤 홀드(Stop and hold)’가 되겠죠. 웰스 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최극단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파적이었다”고 했고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디렉터는 “파월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이날 파월의 발언이 기쁘다. 인플레가 압도적인 최우선순위라는 점을 명확히했고 혼란을 줬던 중립금리도 명확히 했다”고 했죠.



폴 볼커 전 의장. 파월이 자꾸 볼커 얘기를 하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게티이미지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인플레이션이 4%로 내려온다고 해서 연준의 임무가 끝난 게 아니다. 연준이 4%에서 그만두면 인플레 기대가 높아질 수 있고 우리는 이 경험을 1970년대에 했다”며 “인플레를 3%로 뒀다가는 임금과 물가가 경쟁을 벌이면서 다시 1970년대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이어 “아직은 타이트한 통화정책이 아니”라며 “현재 연준은 1년 전보다 더 어렵다. 노동시장이 너무 타이트하다. 연준은 실업률이 4~5% 정도로 충분히 오를 정도로 경기를 둔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죠.실업률 상승 얘기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계속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직접적으로 이를 시인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시장 둔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죠.다만, 9월 금리인상폭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 파월도 “데이터에 따라 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는데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가 중요하겠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토마스 피터피는 “연준이 9월에 0.75%p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시장도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0.75%p 가능성이 60.5%, 0.5%p가 39.5%인데요.이와 관련해서는 좀 더 볼 부분이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어제 만찬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가 주변에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빗대 “등산로에서의 사람들의 하이킹(hiking) 속도를 잘 보세요. 어떤 사람은 빠르게 하고 어떤 사람은 느리게 한다”고 했다는데요.뼈가 담긴 농담입니다. 큰 그림을 볼 때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9월에 0.5%p 쪽으로 기운다”고 했습니다.━“시장의 교훈, 연준과 싸우지 마라”…“매파적 발언도 일시적? 10년 물 국채시장도 파월 안 믿는다”사실 이날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 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는 “파월이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연설을 했다”며 “시장의 시도에도 파월은 우리가 하는 일과 싸우는 건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짚었는데요.시장의 격언 가운데 하나가 “연준과 싸우지 마라”입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피봇(Pivot)을 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갈 의지가 없다”고 했고, 리트홀츠의 조시 브라운은 “연준 피봇을 기대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까지 했는데요.월가에서는 7월 FOMC 이후 파월이 다소 애매한 의사소통을 한 것과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한 것이 이날 낙폭이 더 커졌던 이유라고 보기도 합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CPI와 고용보고서가 남아 있어서 이번엔 비둘기파적이거나 중립적일줄 기대했는데 파월의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돌이켜보면 6월 FOMC로 돌아가긴 하는 건데 투자자들은 한 달 지표로만은 갖고 인플레를 판단할 수 없다는 발언에 겁을 내는 것 같다”고 전헀는데요. 만약 8월 CPI가 좀 더 좋아져도 뭐가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좌절하되 포기는 아직 않은 시장입니다. CNBC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파월 연설 이후에도 내년 하반기 약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측하고 있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강력한 발언은 ‘일시적(transitory)’일 수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기 전에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는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PCE 물가지수 추이일단 이날 나온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더한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6.3%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는데요.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의 경우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1%로 시장 예상치 4.7%와 0.3%를 밑돌았습니다.소비도 둔화했는데요. 소비 증가율이 0.1%에 그쳤습니다. 전달(1.0%)은 물론 시장 전망치(0.6%)보다 크게 낮았죠.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약간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날 3.1% 수준을 보였던 10년 물 국채금리가 이날은 3.03% 정도까지 내려왔는데요. 연준의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2년 물이 이날 한때 3.46% 치솟은 것과 대조됩니다. 랜디 크로스츠터 시카고대 교수는 10년 물 금리를 언급하면서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생각을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닌 듯하다”고 했지요. 다만, 10년 물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해외투자자를 포함한 수급 문제가 큰 변수라는 점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어쨌든 증시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월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주 이후에도 시장이 좀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습니다. 파스칼 블랑크 아문디 연구소 회장은 좀 더 근본적으로 “서방국가들은 수년 간 인플레이션이 4~5%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는데요. 이날 낙폭이 커서 기술적 반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고용보고서와 CPI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죠.이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획기적인 공급증가가 없는 한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는데요. 국제기구는 상대적으로 신중합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흐름도 같이 봐야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전기값, 영국의 에너지 비용이 치솟고 있기도 하죠. 그만큼 신중함이 필요한 때입니다.#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한국시간 27일에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생방송을 놓친 분들은 이후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첨부되는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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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박종민 기자 법원이 집권 여당 현 지도부 체제의 효력을 사실상 정지시키는 내용의 가처분 결정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윤석열 정부가 혼돈에 빠졌다.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까지 참석하며 당‧정부‧대통령실의 단합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후 연일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한 1차 반격에 성공했다. 서울남부지법은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과거 성접대 사건의 증거인멸 교사 관련 품위유지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의 공백 기간 동안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주호영 비대위' 체제로 전격 전환했는데, 이 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통령실을 포함해 여권은 이날 가처분 결과가 나온 직후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법원이 정당 내부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례가 드물 뿐만 아니라, 새 정부 초반부터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사이 민감한 신경전이 이어져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초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 직후부터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이 있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핍박하고 있다는 설까지 돌면서 양측은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대선 승리 이후 과거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의혹 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당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게 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본격 대립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에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겸하고 있었던 권 원내대표 체제가 흔들렸고, 우여곡절 끝에 당 지도부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대표 직무 정지 상태에 있던 이 전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리자 비대위 전환에 강력 반발했다.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과 함께 장외 여론전을 펼친 끝에 반격에 성공한 것이다. 표면적으론 비대위 체제를 찬성하는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에게 기습을 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윤 대통령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임기 초반 대통령이 당‧정‧대 전반을 관할하며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취임 100여일 만에 여당에서 내홍이 외려 커지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선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윤 대통령이 줄곧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데다 자칫 이 전 대표와 연루될 경우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될지 전혀 예상을 못했다"며 "여러 경우의 수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플랜비(B)가 없어서 혼돈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무와 관련된 일들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17일 윤 대통령 또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부총질 문자사태' 관련 이 전 대표의 언급에 대해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대표가 연일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정면 대결을 피하며 자연스럽게 이슈 전환을 유도하는 방향을 택한 셈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에 들어서며 법원의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일각에선 정권 초반부터 집권 여당 대표와 갈등 국면이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정무적으로 잠재적 리스크를 대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가 결정된 직후부터 이같은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통령실 정무라인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심심찮게 언급된 가운데 공천권 확보를 위한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정무적 측면에서 기대 이하의 역량을 드러내면서 여권 안팎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대통령실 내부 정무 기능이 전혀 작동이 되지 않으면서 사태가 꼬였다"고 했고, 또 관계자는 "가처분이 인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하고 지금 같은 상황을 대비하지 않은 탓에 당이 난장판이 됐다"고 지적했다.※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이메일 : jebo@cbs.co.kr카카오톡 : @노컷뉴스사이트 : https://url.kr/b71a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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