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원·대구경북 시작으로 전당대회 순회경선 돌입... 박용진 20.31%, 강훈식 4.88%
▲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날인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2.8.6ⓒ 연합뉴스득표율 74.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전당대회 순회경선 첫 날부터 그야말로 '압승'을 거두며 치고 나갔다.6일 민주당은 강원도 원주시 한라대학교와 대구광역시 엑스코에서 연이어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개최한 뒤 강원·대구경북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1위는 모두의 예상대로 이재명 후보였다. 득표율도 무려 74.81%(1만 5528표)에 달하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2위 박용진 후보는 20.31%(4215표), 3위 강훈식 후보는 4.88%(1013표) 득표에 그쳤다. 이들이 받은 표를 모두 합치더라도 1위 이재명 후보와는 세 배 가까이 차이나는 결과다.웃음 감추지 못한 이재명 "기대보다 많은 지지"개표 후 취재진 앞에 선 이재명 후보는 웃음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당대회는 아직 초반부"라면서도 "강원·대구경북 지역에서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다른 후보들과 큰 차이가 나는 결과를 두고는 "저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어쨌든 부분적인 결과이고, 앞으로 많은 전당대회 일정이 남았기 때문에 계속 최선을 다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다.다만 거듭 '인천 계양을 셀프공천 의혹'을 지적한 박용진 후보 관련 질문에는 "정당은 다양성을 본질로 한다는 말씀을 아까 드렸다"고만 답했다. 이날 박 후보는 원주에서 "(이 후보의) 계양을 셀프공천으로 '나 혼자 산다, 자생당사(自生黨死) 노선이 우리 당의 노선이 됐던 순간 우리 당의 유능한 사람들이 줄줄이 낙선했다"고 일갈했다. 다음 순번으로 연단에 선 이재명 후보는 "우리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확실하게 만들겠다"는 즉석발언으로 응수했다.야유에도... 박용진 "계양을 셀프공천, 어떤 해명도 없어"
▲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날인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2.8.6ⓒ 연합뉴스 그럼에도 박용진 후보는 멈추지 않았다.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다가 야유까지 받았지만, 그는 대구에서 더욱 각을 세웠다. "민심이란 식당 안에 들어가려면 우리가 오물 묻은 옷을 깨끗하게 빨아야 한다. 저쪽(국민의힘)이 잘못한다고 거기 기대선 안 된다. 저쪽은 집권당이고 옷이 여러 벌이라 갈아입고 들어갈 수 있으나 우리는 혁신해야 된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사당화'라고 거듭 비판했다."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당이 사당화 노선을 걷는다는 우려다. 계양을 셀프공천, 말이 많다. 그러나 그와 관련해 우린 어떤 해명도 들어본 적이 없다.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되었길래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그리고 계양을 공천, 서울시장 공천 때문에 전국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우리 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있지 않나. 그 부분에서 우린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당헌 80조(선출직 당직자가 기소될 경우 곧바로 자격정지한다는 조항) 개정 주장에 결연히 반대한다. 부정부패와 결연히 맞서온 민주당의 근간이고 정신이다. 혹여라도 그것이 누군가를 위한 잘못된 사당화 노선을 표현한 것이라면 더더욱 반대해야 한다(관련 기사 : "이재명을 지켜라" 민주당 '당헌 80조' 논란 전면화 http://omn.kr/205f1)."박 후보는 강원·대구경북 개표 결과를 두고 "조금 아쉽다"면서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일방적으로 나올 거라고 하는 건 모두 다 좀 예상을 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이후 여론조사 등이 저로선 추격의 발판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지지부진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선 "(강훈식 후보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저희 둘의 어떤 이해를 내세워서 당원들과 국민들의 간절함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포용' 내세운 강훈식 "동료 찍어 눌러 덕? 민주당 아냐"
▲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날인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2.8.6ⓒ 연합뉴스 반면 강훈식 후보는 "이재명은 이래서 밀어내고, 박용진은 저래서 쳐내고. 민주당은 도대체 누구랑 정치한다는 말인가. 동료들을 찍어 눌러 덕 보는 정치가 민주당의 정치는 아니지 않나"라며 여전히 '반명' 박용진 후보와는 다른 생각임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 외롭게 두지 않겠다. 소신파 박용진, 소외되지 않게 만들겠다"며 "강훈식이 함께 싸우고 더 넓게 포용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강 후보는 취재진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도 "오늘 성적표 받았는데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며 "차차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또 첫 경선 성적표를 두고 "좀 예측했던 결과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올라갈 일만 남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새로운 변화를 끝까지 지치지 않고 만들어나가겠다"며 "다음주가 되면 달라질 거다. (제 지역기반인) 충청(합동연설회를) 하면서 새 변화의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고, 호남과 서울까지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한편 강원 지역 권리당원 투표율은 36.43%, 경북은 57.81%, 대구는 59.21%를 기록했다. 최고위원 후보별 득표 결과는 기호순으로 장경태 후보 10.65%(4422표), 서영교 후보 9.09%(3775표), 박찬대 후보 10.75%(4462표), 고민정 후보 22.50%(9342표), 고영인 후보 4.67%(1939표), 윤영찬 후보 7.83%(3252표), 정청래 후보 29.86%(1만 2394표), 송갑석 후보 4.64%(1926표)였다. 7일 오전에는 제주, 오후에는 인천 합동연설회 후 두 지역 권리당원 투표 개표가 이뤄진다.
▲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날인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8.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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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코피 루왁은 마른 풀향과 약간의 발효취가 날 뿐 악취가 나지 않는다. 커피비평가협회(CCA) 제공루왁 커피는 자연에서 온종일 채집해도 1㎏을 모으기 힘들다. 하지만 코끼리에게 열매를 먹이면 한 번에 3~4㎏이 되는 배설물 커피를 만들어 낸다. 코끼리 배설물 커피는 ‘블랙 아이보리 커피’라고 불린다. 아이보리는 ‘상아’, 곧 코끼리를 뜻한다. ‘블랙’이 붙은 것은 배설물의 색깔 때문이다. 코끼리는 이빨이 어른 주먹만 하기 때문에 커피 열매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지 못하고 통째로 삼킨다. 빨간색 껍질이 있는 상태에서 소화기관을 거친 커피 열매는 검은색으로 바뀌어 배설된다. 판매하는 사람들은 ‘흑진주’라며 칭찬하지만, 직접 보고 있기에는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작은 동물들은 잘 익어 당도가 높은 열매만을 가려내 껍질을 벗기고 점액질이 묻은 파치먼트 상태로 삼키기 때문에 배설물의 씨앗 색상이 짙어 봐야 갈색 정도다. 이런 커피가 시쳇말로 돈이 되자, ‘에티오피아의 염소 커피’ ‘베트남의 당나귀 커피’ ‘브라질의 자쿠버드 커피’ ‘서인도제도의 박쥐 커피’까지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커피양이 늘어나 오소리에게 열매를 먹이고 받아내는 커피가 특허 등록을 하기도 했다. 실험실에서 동물 소화기관과 같은 환경을 꾸며 배설물 커피를 만드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인공소화액을 만들어 커피 원두를 처리하는 아이디어도 나왔고, 커피 원두에 엿기름을 뿌려 재발효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수록 찜찜하다. “왜 자연이 주는 고귀한 선물을 이렇게 마구 만져 대며 마셔야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더 의아한 것은 인공적으로 만든 이들 커피에 ‘루왁 커피 재현 성공’이라는 평가를 붙이는 현상이다. “루왁 커피는 맛과 성분이 이래야 한다”는 식의 표준이 없다. 일본의 연구팀이 성분분석을 했지만 자연 채집한 루왁 커피를 구별해내는 지표를 찾지 못했다. 사실 그 때문에 가짜 루왁 커피가 판을 친다. 포유동물 내장을 통과하면 루왁 커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도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구수한 향과 부드러운 맛, 독특하고 상큼한 산미, 풍부한 과일향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동물 배설 커피에 억지 찬사를 보내는 것은 상술이다. 이 정도 표현은 좋은 커피라면 다 지니고 있는 속성들이다. 독특한 향이 났다면 묵은 원두의 맛을 가리기 위해 가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산 루왁 커피의 맛은 변수가 너무 많다. 동물의 건강상태, 열매를 먹은 날의 기온, 배설지의 환경, 배설 후 방치 시간 등 자연의 것이므로 매번 상황이 다르다. 이를 표준화한다면, 그것은 이미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루왁 커피의 가치는 그리움에 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야생의 한 구석에서 살포시 맺은 커피 열매를 사향고양이를 통해서나마 만나고 싶은 야생에 대한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