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더 짙어진 이창용의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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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6-2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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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물가설명회에서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물가의 ‘거침없는 하이킥’이 꺾이기 전까지는 한국은행도 긴축의 키를 돌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물가의 ‘피크 아웃(정점 통과)’을 확인할 때까지는 현재 연 1.75% 수준인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담았다. 지난달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한 뒤 한 달 만에 예상치를 더 높여 잡은 것이다. 물가 상승 전망치를 다시 끌어 올린 건 국제 원유와 곡물 가격의 오름세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 때 원유 수입가격을 배럴당 102달러 수준으로 놓고 올해 물가상승률을 전망했다. 그런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이 총재는 “국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특히 한은은 ‘밥상 물가’ 오름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 등 국제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애그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제 식량가격을 2020년 1월(=100)을 기준으로 지수화하면, 지난달 식량 가격은 154까지 치솟았다. 특히 곡물가격은 172로 상승 폭이 더 가파르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하방 경직적이고 지속성이 높아 그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와 식료품의 경우 경제 주체의 체감도가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밝혔다. 물가 오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한은은 올해 2·3분기 이내에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물가 정점 예측에 실패했듯,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워낙 크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로 쏠린다. 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한은도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 커지고 있다. 7월 금통위 전 발표되는 6월 CPI 상승률이 6%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도 사상 첫 0.5%포인트 인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물가 상승이 경기에 미칠 영향과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금통위원들과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금리 차가 굉장히 크게 되면 환율 (상승)이나 자본 유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환율과 자본유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리 차 자체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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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취급분부터 최대 연 0.41%포인트 인하했다.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0.35~0.36%포인트, 변동형은 0.3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전세대출은 일반전세 0.41%포인트, 청년전세 0.32%포인트 각각 낮췄다. 케이뱅크는 지난주부터 대출금리 인하폭과 적용 시기를 논의해오다가 지난 20일 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 이후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대출금리 인하 검토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간담회 후 ‘액션’을 보여야 하는데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임원은 “전날 나온 내용이라 당장 검토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여러 그룹(부서)과 (간담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은행들은 본부와 영업점장 재량으로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본부조정금리와 영업점장 전결 조정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대금리에 해당하는 두 항목은 부수 거래 없이 일률적으로 금리를 하향해 적용할 수 있다. 흔히 쓰이는 부수거래 감면금리는 신용카드 사용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채워야 한다.반면 가산금리는 당장 인하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반응이다. 가산금리는 크게 △리스크프리미엄 △유동성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정비용 △목표이익률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목표이익률을 제외한 모든 항목은 일정한 산식에 따라 정해져 사실상 고정값에 가깝기 때문이다. 목표이익률은 인위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회계연도에 한 번 조정하는 항목인데다, 조정하더라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고 모든 부서의 사업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케이뱅크가 이날 인하한 대출금리도 본부조정금리를 확대한 결과다.일부 은행이 시행 중인 ‘한시적 금리 인하’ 대상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5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0.45%포인트, 전세대출은 최대 0.55%포인트 인하해 취급하고 있다. 신용대출 등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당시 금리 인하 시행 종료일을 못 박진 않았는데 당분간 시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예·적금 금리 인상폭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확대로 여론이 악화하고 금융당국의 구두 경고가 이어지자 은행들은 올해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수신금리를 즉각 올리고 있다. 인상폭도 최대 0.3~0.4%포인트로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을 웃돈다. 앞으론 이보다 더 높게 수신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장사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면 예대금리차를 축소해야 한다”며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수신금리를 올리는 게 더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수신금리를 올리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영향을 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5월 기준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오른 1.98%로, 2019년 1월(1.9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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