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개미투자자 '눈물'…'손절'과 '버티기' 사이 고민

  • 날짜
    22-06-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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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해 2,900대서 2,400대로 털썩삼성전자 등 대형기술주 전 종목 급락외국인 복귀 없으면 상승 전환 어려워



▲ 일러스트/한규빛 기자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장을 이어가면서 동학·서학개미들이 '손절'과 '버티기'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국내증시에서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 담보 비율을 채우지 못해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하루 300억원에 달하고 있다.더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2년 넘게 국내 증시에서 상장주식을 69조원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순매수 상위 종목 줄줄이 하락…'네이버·카카오' 손실률 특히 커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27조1천억원(유가증권시장 20조8천억원, 코스닥시장 6조2천억원)에 이른다.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개인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순매수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14조4184억원 규모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4352억원어치 사들였다.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개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금액은 이른다.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의 58.5%가량이 삼성전자에 쏠린 것이다.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2조1502억원, 1조838억원 순매수했다.



▲ 삼성전자 주가 추이.연합뉴스그 밖에 SK하이닉스(1조4352억원), 삼성전기(1조416억원), LG전자(8465억원), LG생활건강(7965억원), 현대차(7917억원), 두산에너빌리티(7767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금액에 올랐다.그러나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되는 등 최근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의 투자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7900원이다. 17일 종가 5만9800원 기준으로 12%가량 손실권이다.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추락 여파는 더 컸다. 올해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평균 31만1841원, 9만2405원에 순매수했으나 주가는 각각 23만7500원, 7만2200원으로 추락했다. 네이버는 24%, 카카오는 22% 손실권이다.그 밖에 삼성전자우(-9%), SK하이닉스(-1%), 삼성전기(-11%), LG전자(-16%), LG생활건강(-24%), 현대차(-2%), 두산에너빌리티(-17%)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장 한때 2,400선 밑까지 내려갔던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빚투' 강제 청산 하루 300억원…신용융자 잔고, 16개월 만에 최저주가 급락 여파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했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302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6000만원으로 작년 10월 7일(344억20000만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하루 평균 127억∼174억원대였던 반대매매 규모는 14일 260억3000만원으로 껑충 뛰고서 이후 이틀 연속 300억원을 웃돌았다.코스피가 13일 '검은 월요일'을 시작으로 2,500선까지 내주는 등 증시가 '공포의 한 주'를 보내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주(13∼17일) 코스피는 5.97%, 코스닥지수는 8.18% 각각 떨어졌다.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도 커진다. 반대매매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이른바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하면서 낙폭을 키울 수도 있다.



▲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바닥 스크린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연합뉴스◇ 외국인, 2020년부터 국내증시서 69조 현금화…개인이 매물 소화 국내 증시가 2020년부터 최근까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과정에서 외국인은 줄곧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시장에서 2020년부터 지난 17일까지 2년 5개월여간 68조900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020년부터 '매도' 기조를 이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았다.연도별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보면 2020년 24조8천148억원에서 작년 25조7천94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17일까지 18조2천911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의 현금화가 가능한 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기간 개인은 168조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이처럼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주면서 지수는 작년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 美, 금리 0.75%p 인상 ′초강수′…내달 또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연합뉴스◇ "금리 인상 속 외국인 복귀 당분간 어려워"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연 1.5∼1.75%에서 연말에는 3.25∼3.5%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상 중간값은 3.4%로 높아졌다.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로 미국과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사실상 같아졌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가 낮은 엔화나 달러를 국내에 들여와 금리차익을 내는 캐리트레이딩(금리 차를 이용한 투자)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미국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 중 한번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의 매수 복귀가 어려워지면 코스피의 상승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17일 장중 2,400을 밑돈 코스피는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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