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면·지난해 웨이브, 티빙, 왓챠는 각각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다만 외형 확대에 치중하다보니 콘텐츠 수급 규모 확대로 인한 적자 기조도 계속됐는데요.·이런 기형적 성장 구조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는 일상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항목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 이후 국내 OTT 산업 지형도는 큰 변화를 맞았는데요. '옥수수'와 '푹'이 합병한 '웨이브'가 출범하더니 '티빙'이 CJ ENM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떨어져 나왔고 '왓챠'의 경우 브랜드 개편을 통해 스트리밍 중심의 OTT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의 해'라고 불릴 만큼 많은 OTT들이 생존을 위한 콘텐츠 확보에 매달렸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토종 OTT 기업들의 매출은 모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영업손실폭도 급증했습니다. OTT 3사는 콘텐츠 투자와 그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적자폭이 함께 늘어났다고 입을 모읍니다. 유료가입자 증가, 매출 확대로?매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매출 기준 3사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차지한 곳은 '웨이브'를 서비스하고 있는 '콘텐츠웨이브'입니다.지난해 콘텐츠웨이브는 약 23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약 27.7%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매출의 가장 큰 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웨이브 가입자로부터 얻는 수익인 '미디어매출'인데요. 콘텐츠웨이브의 지난해 미디어매출은 약 174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매출의 경우 1년 새 19.1%의 성장률을 기록했네요.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제작·투자 및 외부에서 구입한 판권을 통해 발생하는 '판권매출'입니다. 콘텐츠웨이브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판권 매출의 경우 주로 판권사용계약 체결을 통한 판권의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며 "판권사용계약 체결 후 판권 인도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콘텐츠웨이브의 판권매출은 약 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습니다. (그래픽=채성오 기자)이는 지난해 콘텐츠웨이브가 콘텐츠 수급 및 유통을 통해 확보한 라인업으로 인해 수익이 늘었고, 그에 따라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했다고 분석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다음으로 '티빙'을 들여다볼까요. 티빙은 2020년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발했기에 전년도와 매출을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니진 않습니다. 다만 지난해 약 13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숫자상으로 75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죠. 지난해는 '술꾼 도시 여자들', '환승연애'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티빙의 성장세를 견인하며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는데요. 왓챠 역시 매출 면에선 고공성장을 이뤘습니다. 지난해 왓챠는 연결 기준 약 7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86.2% 가량 증가했는데요. 앞서 왓챠는 독점작인 '익스클루시브'를 통해 락인(가둬두기) 효과를 누렸습니다. 해외 제작·배급사와의 계약을 통해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작'임을 강조하며 꾸준히 유저 모객에 나섰죠. 여기에 지난해부터 진행한 오리지널 라인업 확대는 올 들어 △좋좋소 시즌 4·5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시맨틱에러 등으로 이어졌습니다.매출 확대가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한데요. OTT 운영사들은 자체적으로 가입자 지표를 공개하고 있진 않습니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이 설문조사 및 기업 결제액 등을 추산해 MAU를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가 어려운 현실이죠. 모바일인덱스가 추정한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월 MAU는 웨이브(약 474만명), 티빙(약 417만명), 왓챠(약 132만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과 MAU를 놓고 봤을 때 웨이브와 티빙이 비슷한 체급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네요.적자폭 확대, 믿는 구석 따로 있다?이처럼 유료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만의 독보적인 콘텐츠가 필요하겠죠. 토종 OTT 3사는 지난해 콘텐츠 투자에 집중하면서 영업손실액도 커졌다고 토로합니다. 당장 올해도 콘텐츠 수급 및 사세 확장을 위한 인력 채용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과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웨이브부터 살펴보시죠. 지난해 웨이브는 '콘텐츠프로바이더'(CP)들에게 지급하는 CP정산료 항목이 1452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웨이브가 공동 제작에 참여하거나 콘텐츠를 수급하면서 들어가는 비용인데요. 전년도 1130억원 규모보다 29% 정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 연간 영업비용 2859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비중인데요. 이로 인해 영업손실폭도 23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티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티빙의 영업비용은 약 2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50% 늘었는데요. 티빙이 2020년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해당 시기의 영업비용을 비교하는 것엔 무리가 있지만, 매출액 대비 적자폭이 큰 것은 콘텐츠웨이브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영업비용을 항목별로 보면 콘텐츠사용원가(706억원), 지급수수료(405억원), 광고선전비(181억원)의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762억원에 달했습니다.(표=채성오 기자)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왓챠도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는데요. 2020년 154억원대였던 왓챠의 영업손실액은 1년 만에 248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전년 대비 적자폭이 60% 가량 확대된 셈인데요. 왓챠는 OTT용 콘텐츠 수급과 함께 '왓챠 2.0' 리브랜딩을 준비했던 터라 기업 인수 및 브랜드 확대를 위한 부대비용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왓챠의 연결 대상 종속기업은 총 6개로 이 중 왓챠엔터테인먼트, 더블유서비시즈, 비지비지레코드는 지난해 편입된 것인데요. 왓챠 2.0이 기존 OTT 서비스에 웹툰과 음원까지 결합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만큼 음원 관련 플랫폼사와 콘텐츠 유통 채널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토종 OTT 3사는 콘텐츠 투자 규모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손실폭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 시장 진출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인데요. 웨이브와 티빙의 경우 각각 SK스퀘어와 CJ ENM이라는 든든한 대주주가 존재하며 이를 바탕으로 연결된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강점입니다. 국내 기업으로 범위를 좁혀 1위 사업자 포지셔닝을 위한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티빙은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KT 시즌과의 합병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입니다. 스타트업 규모로 진입한 왓챠는 빠르면 연내 IPO를 진행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지난 2020년 일본 시장에 '왓챠 재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올해는 현지 매출 확대를 발판으로 해외 지역을 넓히는 전략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토종 OTT 기업들의 외형 성장과 적자 행진은 언제쯤 변곡점을 맞이할까요. 생각해 볼 문제·넷플릭스의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약 6316억원의 매출과 171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토종 OTT 기업들이 넷플릭스처럼 흑자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올해로 한국 서비스 7년차를 맞이한 넷플릭스와 지난해부터 서서히 점유율을 높이는 디즈니+에 맞서 토종 OTT 기업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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