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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 ⑨게임]코로나 위기 극복한 '수출효자'…모바일 흥행
작성자 주언서 조회 79회 작성일 20-12-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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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 문화 정착…게임, 단순 오락 넘어 사회적 연결수단
    코로나19 이후 게임이용 시간·비용 증가
    한국 게임사 해외매출…2018년 7조원 기록 넘어설 듯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적 연결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대부분의 산업과 달리 게임산업은 수출판로를 확대하며 국내 경제에도 이바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모바일·PC·콘솔 게임 이용 시간과 비용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모바일 게임(47.1%) ▲PC 게임(45.6%) ▲콘솔 게임(41.4%)로 조사됐다. 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모바일 게임(40.8%) ▲PC게임(38.7%) ▲콘솔 게임(콘솔 게임기 40.5%, 콘솔 게임타이틀 41.6%)로 많았다.

    특히 가상현실(VR) 게임을 경험한 이용자 중 26.6%는 코로나19 이후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했고, VR게임 콘텐츠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 중 45.7%는 게임 구매 비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시행으로 사람들이 직접 만남을 갖기 보단, 온라인·가상현실 상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며 소통하는 여가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게임은 지난 1년간 국민 70% 이상이 즐긴 대표적인 여가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한국 게임산업 발전으로 이어져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국 빅3 게임사로 불리는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의 올해 1~3분기 누적 해외매출은 3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크래프톤, 컴투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중견게임사들의 해외매출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월 발표한 2018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4억 1149만 달러(약 7조 546억원)다. 최근 게임산업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수출액 10조원 돌파도 머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가상·증강현실 박람회'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AR게임을 체험하고있다. 2020.08.13. amin2@newsis.com한국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모바일 게임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나의 게임을 PC, 콘솔, 모바일에서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기술력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매출 1조 3708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1조 8609억원)의 74%가 해외에서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3분기에만 해외매출 478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도 북미 38%, 한국 25%, 유럽 12%, 일본 9%, 동남아 9%, 기타 7%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최근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 신작을 발표하며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세븐나이츠2'는 전작 '세븐나이츠'의 20년 후 세계를 담은 수집형 MMORPG로 기대를 모으며, 현재까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매출 1조 157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만 3227억원의 해외매출을 올렸다.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신작 모바일 게임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넥슨의 신작 모바일 게임 'V4'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 게임은 넥슨의 모바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0% 성장한 3695억원을 기록하는데 일조했다. 이는 넥슨의 3분기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같은 기간 누적 해외매출은 3156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한국, 일본, 대만에서 성공을 거두며 엔씨의 해외매출을 견인했다. 북미/유럽 시장에선 PC 온라인 MMORPG '길드워2'가 선전하고 있다.

    다만 엔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올해 누적 1조 8549억원)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 '퓨저(FUSER)'를 북미시장에 출시했고, 내년 1분기엔 '리니지2M'를 대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로 소위 대박을 친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까지 1조 1527억원의 해외매출을 달성했다.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PC와 콘솔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인기를 끌며 해외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매출만 보면 엔씨를 압도한다. 크래프톤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으며,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해 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펄어비스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매출 2932억원을 올렸다.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과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뒤를 이을 신작 '붉은사막'을 내년 4분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출시된다.

    컴투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매출 2974억원을 달성했다. 컴투스의 효자 게임은 2014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억1600만건을 돌파한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다. 이 게임은 전체 매출의 90.7%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며 지난해 11월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서머너즈워는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판호(중국 내 게임서비스 허가권)를 받아 추가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 명령) 이후 한국 게임이 외자판호를 받은 것은 4년 만이다.

    컴투스는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백년전쟁은 다양한 몬스터를 소환∙육성해 다른 유저들과 8:8 대전을 펼치는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으로,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PC, 모바일 플랫폼을 양대 축으로 다양한 장르 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매출 1505억원을 달성했는데, 해외매출이 3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엔 모바일 RPG '가디언 테일즈'(개발사 콩 스튜디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매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비스를 시작한 PC MMORPG '엘리온(ELYON)'의 해외 성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당시 역대급 증거금액인 58조원이 몰리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상장 이후에도 '따상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게임사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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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운 집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구원의 장소라 믿은 파리서 좌절
    술에 의지, 밤새 마시는 생활 지속
    디오니소스적 삶 살다 건강 해쳐
    “싸구려 와인 너무 마셔 위장 약해져”
    와글와글
    반 고흐 생전에 유일하게 팔린 유화인 '아를의 붉은 포도밭', 캔버스에 유채, 73 x 91㎝. [푸슈킨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이름을 들으면 첫사랑의 기억처럼 아련함이 배어 온다. 세상으로부터의 인정에 목말라하고 작품이 팔리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려 하자 불편해하며 밀쳐내고 도망갔던 사람이다. 관계에 서툴렀던 그는 언제나 탈출을 꿈꿨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는 방랑자로서 그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림 한 점이 걸려있는데, 아를 시절 그린 ‘집시 가족의 유랑마차’다.

    그림처럼 그는 한 명의 외로운 집시였다. 네덜란드 브라반트 지방에서 태어나 파리 북쪽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37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한 군데 정착하는 법이 없었다. 초기 작품 ‘감자 먹는 사람들’을 그렸던 뉘넌, 헤이그, 암스테르담, 브뤼셀, 안트베르펜 등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도시와 농촌과 탄광지역을 두루 방랑했다. 1873년 5월 스무 살의 나이에 런던의 화랑 직원으로 떠나는 빈센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보자.

    파리 시절 자화상 35점 중 25점 그려

    “월요일 아침 나는 파리로 떠난다. 브뤼셀을 2시 7분에 지난단다. 가능하다면 역전으로 나와 주렴. 그렇다면 나에게 큰 기쁨이 될 거야.”

    이국의 기차역 플랫폼에서 만나자는 손편지는 얼마나 낭만적인가. 위대한 화가이기에 앞서 그는 끊임없이 손편지를 썼던 작가였다. 그가 생전에 주고받은 편지 중 현재 보존된 것은 903통, 이 가운데 그가 보낸 것은 820통인데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658통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편지 속에는 작품 드로잉과 여행 풍경 등도 함께 그려서 보냈다. 빈센트는 동생이 보낸 편지들을 읽은 뒤 대부분 불태워 버렸지만, 동생은 형에 관한 것들이라면 뭐든지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 그 결과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이 편지와 작품을 함께 묶어 6권짜리 서한집을 발간할 수 있었다. 빈센트의 잦은 여행과 편지가 가능했었던 것은 19세기 후반 급속히 확장된 유럽의 철도 덕분이다. 손편지에는 예술 얘기와 함께 생활비 하소연이 가장 많다. 화가가 된 직후인 안트베르펜 시절 편지 중 일부다.

    “간절히 네게 바라는 게 있다면 제발 편지 쓰는 것을 미루지 말고 많든 적든 네가 가진 것을 보내 달라는 거야. 하지만 문자 그대로 내가 정말 배고프다는 것을 알아다오.”

    동생은 화상으로 일하며 본인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그때마다 돈을 보내주곤 하였다. 테오는 후원자였으며 거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다. 원래 아버지처럼 목사가 되려던 빈센트는 뒤늦게 전업작가를 선언하고 동생이 일하던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왔다. ‘파리는 나의 구원’이라고 외쳤던 고흐는 점차 좌절하기 시작했다. 그림이 잘 팔리는 기존 인상주의 화가들과 대비해 자기와 친구들을 가리켜 자조적으로 ‘작은 거리(Petit Boulevard) 화가’라 불렀다. 상처받은 자의식은 자화상과 알콜에 빠지게 만든다. 그가 평생 남긴 35점에 이르는 자화상 가운데 최소한 25점 이상은 파리 시절에 그린 것이다.

    파리의 카페는 보헤미안의 상징. 이곳에서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커피와 담배, 싸구려 와인, 독한 술 압생트에 중독되어 갔다. 물랭루주의 화가 툴루즈 로트렉을 만나면 둘이서 밤새 많은 술을 마시곤 했다. 고대 그리스의 아폴론처럼 조화와 규율의 삶을 살았던 그는 파리에서 광기와 파괴, 혼돈을 특징으로 한 디오니소스적 삶으로 뒤바뀐 것이다. 디오시소스는 포도주의 신이기도 하다. 동생 집에 얹혀살면서도 그는 친구들을 데려와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치우지도 않았다. 결국 동생과 헤어져 남쪽 아를로 내려가는 이유가 되었다.

    “이 빌어먹을 건강만 문제없다면 두려울 게 하나도 없겠다. 그러나 파리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내 위장이 너무 약해진 것도 그곳에서 싸구려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지. 여기에도 싸구려 포도주가 많지만 아주 조금밖에 마시지 못한다.”

    1888년 5월 1일 동생에게 쓴 편지다. 포도주는 가난한 예술가의 배를 든든하게 해 주고 기분도 취하게 해 주었다. 철도시대가 개막되기 이전 파리와 근교지역은 프랑스에서 가장 큰 와인 생산지였다고 한다. 철도가 활성화한 이후 남쪽 와인에 급속히 경쟁력을 잃게 된다. 빈센트의 그림에도 그려진 것처럼 몽마르트르에는 현재도 포도밭이 있고 연간 2000병 정도의 와인이 생산된다.

    몽마르트르 포도밭 와인 연 2000병 생산

    “내 그림은 팔리지 않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고 생각해. 매우 가난한 생계를 꾸려 가면서 물감에 쏟아부은 모든 것들이 내 그림 안에서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살아났다는 것을 말이야.”

    신세를 한탄하며 동생에게 보낸 편지다. ‘저주받은 포도주’였지만 반 고흐 생전에 유일하게 팔린 유화가 ‘붉은 포도밭’이었던 것을 보면 포도주와 포도밭은 그에게 야누스의 두 얼굴이었다. 1888년 8월 11일에 쓴 편지는 마치 힘든 시기를 사는 우리에게 전해 주려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건강이 좋다면 하루종일 일해도 빵 한 조각으로 버틸 수 있어야 해. 거기다 담배를 피우고 술 한 잔쯤 마실 체력도 있어야 하지. 이런 조건에서도 그건 필요하니까. 그리고 높은 하늘의 별과 무한함도 분명 느껴야 해. 그럴 때 인생은 참으로 매력적이지.”

    손관승 인문여행작가 ceonomad@gmail.com
    MBC 베를린특파원과 iMBC 대표이사를 지낸 인문여행 작가.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me,베를린에서 나를 만났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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