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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terans Day New York
작성자 춘지연 조회 119회 작성일 20-11-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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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ne Austin, a former crew member of the USS Intrepid aircraft carrier, salutes during an annual Veterans Day ceremony aboard the decommissioned vessel, now the Intrepid Sea, Air and Space Museum, Wednesday, Nov. 11, 2020, in New York. (AP Photo/Bebeto Matth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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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하나로 수출 1조원 거뜬… ‘글로벌 톱5’ 우뚝 선 농심의 성공기미국 로스앤젤레스(LA) 코스트코 매장에 마련된 신라면 특설 매대에 신라면이 비치돼 있다. 농심 제공
    라면이라는 단일 품목을 수출해서 연간 1조원대 수출 실적을 올리는 회사가 있다. 세계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5.7%로 ‘톱5’에 오른 농심이다. 농심은 해외 실적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4위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기업이 올라있는데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큰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처음으로 점유율 5.3%로 중국 기업을 밀어내고 세계 5위에 올랐고, 올해는 4위 기업과 점유율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표 참고). 올해 농심의 해외 수출 실적은 사상 최고치인 9억9000만 달러(약 1조1028억원)로 예상된다. 농심은 어떻게 라면 한 품목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농심의 해외 진출 성공기는 미국 주류 시장을 철저히 공략한 전략이 결국 통하면서 가능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장 뚫기 힘든 시장이 미국 주류시장이다. 그 벽을 넘어서면 글로벌 기업을 노려볼 만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류시장에서 자리 잡는 게 상상 이상으로 어렵지만 그만큼 성공했을 때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970년대: 美 진출기 ‘소고기라면’

    농심이 미국 시장에 첫걸음을 뗀 것은 1971년이었다. 처음 수출한 라면은 ‘소고기라면’이었다. 당시는 미국 주류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한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서부 지역의 한인 시장을 중심으로 라면을 공급하면서 입지를 다져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농심 공장 전경. 농심 제공
    1980~1990년대: 미국 내 한·일전 ‘너구리’

    80~90년대 농심은 ‘너구리’로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80년대 중반부터 한인 시장에서 너구리 판매가 급증하자 일본 기업들이 ‘너구리’ 유사제품인 ‘막장우동’ ‘미역우동’ 등을 한글로 출시했다. 미국 한인 라면시장에서 ‘한일전’이 치열했던 시기다. ‘너구리’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농심이라는 브랜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농심은 이를 토대로 90년대부터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시장까지 소비층을 넓힐 수 있었다.

    농심 관계자는 “외국기업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한국어로 모방제품을 만든 것은 아마 그때가 처음이라 생각된다”며 “지금도 농심은 일본기업과 미국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당시의 너구리 열풍이 일본기업들에 농심이라는 브랜드를 강렬하게 알린 첫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의 미국 수출실적은 88년 200만 달러 수준에서 95년에 1650만 달러, 98년 2500만 달러로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주요 수출제품은 너구리를 비롯해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김치사발면 등이었다.

    2000년대: 미국 주류시장 진출 도전기 ‘육개장사발면’

    농심이 한인 시장 중심으로만 성장해 왔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농심은 백인 흑인 등의 주류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여러 곳을 찾아다니기보다 미국 유통 체인 1위인 ‘월마트’ 한 곳을 집중 공략했다. 월마트는 제품 검증이 상당히 까다로운 곳이다. 테스트 판매에서 실패하면 재도전이 어려울 만큼 처음이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역시나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농심이 월마트에 입점하기까지 13년 동안의 노력이 필요했다. 2000년 처음 월마트를 찾아갔지만 입점이 성사된 때는 2013년이었다. 7개 매장에서 테스트 판매를 한 뒤 2017년부터는 미국 전역 월마트 전점에서 농심 라면을 판매하게 됐다.

    2000년 처음 농심 관계자가 월마트 본사를 방문했지만 결과는 ‘거절’이었다. 월마트 바이어는 당시 “우리가 찾는 제품은 농심이 판매하고 싶은 제품이 아니고,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보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했다.

    미국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 앞을 지나는 신라면 래핑 버스. 농심은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버튼 모리스와 협업해 유튜브 광고를 낸 데 이어 버스 광고도 진행 중이다. 농심 제공
    세계 최대 유통회사의 벽을 확인한 농심은 13년 간 노력을 쏟아부었다. 각종 전시회, 축제 등 행사에 참가하고 버스 광고,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농심’이라는 브랜드와 제품을 알렸다. 미국 시장에서 매출이 점차 증가했고 농심의 브랜드 인지도도 커졌다.

    화가 에바 알머슨과 협업한 농심 유튜브 광고 의 한 장면.
    2010년대: 미국 주류 시장에서 성장 ‘신라면’

    2013년 월마트에서 테스트 판매에 성공하고 2017년 미국 전역의 월마트에 입점하면서 농심의 수출 실적은 날개를 달았다. 월마트뿐 아니라 소도시 중소형 마켓까지 농심 제품이 뻗어나갔다. 농심은 월마트 입점에만 만족하지 않고 월마트와 직거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농심처럼 미국의 40여개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 월마트에 제품을 직접 배송하는 기업은 드물다. 물류경쟁력과 제품경쟁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농심의 미국 주류시장 진출은 ‘신라면’으로 이뤄냈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으로 ‘프리미엄화’를 추구했고, 맛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은 라면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 등 주요 정부시설에서까지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해외시장에서 현지화를 추구하는 대신 ‘한국의 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걸 원칙으로 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은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방식대로 가자, 한국의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다”라고 강조해 왔는데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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