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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전태일, 그날의 재구성 [오래 전 '이날']
작성자 진인동 조회 140회 작성일 20-11-1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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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평화시장 동료들과 함께 선 전태일(가운데). 전태일재단 제공
    “혹사(酷使) 등 항의…분신(焚身).” 50년전 이날, 경향신문 사회면에 한 청년의 죽음이 실렸습니다. 평화시장 재단사 친목회원, 23세, 서울 성북구 쌍문동 거주자로 소개된 그의 이름은 전태일이었습니다.

    경향신문은 그해 10월부터 전태일의 소식을 보도해 왔습니다. 1970년 10월7일 전태일이 직접 작성한 ‘평화시장 피복제품상 종업원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보도했고(관련기사 ▶[오래 전 '이날']"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 이번엔 달라질까요), 그 외침을 외면한 노동청의 게으름을 고발했습니다(관련기사 ▶ [오래 전 '이날']전태일의 고발, 외면당하다). 50년 전 이날은 경향신문이 그의 부고 기사를 전한 날이었습니다.

    1970년 11월14일 경향신문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건조하게 전하는 기사 형식을 흔히 ‘스트레이트 기사’라고 합니다. 육하원칙에 입각해 가치판단을 최대한 줄이고, 일어난 일들을 적절한 순서로 나열하는 기사입니다. 50년 전 경향신문이 전태일의 죽음을 전한 기사도 스트레이트 형식이었습니다. 당시 기사에 드러난 사실관계와 뒤늦게 알려진 일들을 모아, 그날을 재구성했습니다.

    ■그들이 모였다

    1970년 11월13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평화시장 앞길에 통일·동화·평화 등 재단사친목회 회원들과 노동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스물두살 최종인씨 등이 손가락 피로 쓴 플랜카드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업주들은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전남 영암이 고향인 최종인씨는 1967년, 열일곱의 나이에 평화시장에 상경했습니다. 한 재단사의 소개로 전태일을 알게 됐습니다. 최씨가 본 전태일의 첫 인상은 ‘굉장히 착한 사람, 술에 취해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 탁구와 당구를 잘 치던 청년’이었습니다. 최씨는 전태일에게 감복했습니다. 친목회 회원들이 전태일의 실태조사가 실린 10월7일자 경향신문 300부를 살 때 돈이 없자,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담보로 내밀기도 했습니다. 최씨는 청계천 노동자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청계피복노조 지부장을 지냈습니다. 전태일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를 정기적으로 찾으며 ‘마음으로 낳은 아들’ 노릇을 했습니다. 더 긴 내용은 [2009 특별기획](73)이소선의 ‘80년, 살아온 이야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한 행사장에서 고 이소선 여사(왼쪽)와 최종인씨(오른쪽)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들은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0월9일 노동청이 노동조건 개선을 지시했지만 평화시장 업주들이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 둔 휘발유로 <근로기준법> 책을 불태우려 했으나, 경찰 등에 제지당했습니다.

    ▶그해 10월23일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노동청은 전태일의 진정서를 접수하고 조사에 나섰지만 근로기준법 위반 업체들을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업주들에 대해 고발 대신 ‘시정조치’만 내리는 것으로 조사는 끝났습니다. 시정조치의 내용도 부실했습니다. ‘조명은 직사조명이 아닌 간접조명으로 하고, 조명도를 현재의 2배로 할 것’, ‘통풍환기장치를 설치할 것’, ‘11월31일까지 종업원 전원에게 건강진단을 실시할 것’ 등 뻔한 내용뿐이었죠. “있으나마나한 근로기준법을 태워버리자”는 시위를 기획한 배경입니다. 하지만 삼엄한 경비와 경찰의 제지에 시위는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김상민 기자
    ■그가 불을 붙였다

    시위가 제지당하고 오후 2시쯤, 전태일이 스스로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혹시 예전부터 생각하던 계획이었는지, 떠난 전태일에게 이제 와서 물어볼 수는 없습니다. 불을 붙이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뒤늦게 공개된 그의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다면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중략)…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한편 누군가는 그의 몸에 붙은 불에, 그가 태워버리고 싶어 하던 근로기준법 법전을 던졌습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지난 13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에서 전태삼씨를 비롯한 열사의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그가 떠났다

    국립의료원을 거쳐 성모병원으로 옮겨진 전태일은 그날 오후 10시쯤 숨졌습니다.

    ▶소식을 듣고 분노한 노동자 수십 명이 울분에 가득 차 시위를 벌였습니다. 동대문까지 밀려가면서 경찰과 혈투를 벌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연행됐습니다. 한편 병원에 이송된 전태일은 돈이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근로감독관과 의료진의 외면 속에 방치된 전태일은 그날 밤. 어머니에게 “배가 고프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동청은 또 늦었다

    14일 노동청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시정이 될 때까지 근로감독관을 평화시장에 상주시킬 것, 평화시장 종업원들의 건강관리를 10일 내로 완료할 것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 달 전 전태일의 외침을 외면했던 노동청은, 이번에도 한 발 늦었습니다. 반면 노동운동은 급물살을 탔습니다. 청계피복노조가 출범하고, 곳곳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됐습니다. 그 후 50년이 흘렀습니다. 좋아진 것도 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들도 많습니다. 2019년, 노동자 2020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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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과 야당 의원의 거친 설전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좀 정도껏 하라"며 제지에 나섰다. 그러나 추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발언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쏟아지는 격무에 발음 이상? '대통령 치아 수난시대'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이번 주 정치권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주목했는데요. 한미관계의 새로운 페이지가 넘겨진 만큼 관련 준비에 청와대와 정부, 국회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정의당에선 대변인의 재치있는 논평이 화제입니다. 이스타 항공 문제로 당을 떠난 이상직 의원이 쌍용차 문제로 훈수를 두는 모습 때문인데요. 노래 제목대로 '니가 왜 거기서 나와'였던 상황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치아 건강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의 발음이 좋지 않았단 이유에서죠.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치과 치료 내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전투력 재정비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 세 명을 전격 교체했는데요. 초선 의원을 전면배치 한다고 하네요. 또한 국회는 여전히 내년 나라 살림을 살피는 작업이 진행 중이죠. 예결위 자리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야당 의원의 입씨름이 여전했습니다. 보다 못한 여당 위원장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정성호 예결위원장(가운데)은 지난 12일 야당 의원의 말을 끊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정도껏 하라"며 경고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 위원장. /배정한 기자

    ◆여당 의원도 못 참은 '추미애 태도' 논란

    -추 장관이 국회에 갈 때마다 태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무시하거나, 중간에 말을 끊고 본인의 말만 하는 경우가 되풀이되고 있는 건데요, 결국 여당 의원도 못 참고 추 장관에게 화(?)를 냈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 장관은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법무부 특수활동비 의혹 관련 질의 중 말을 끊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계속했는데요, 이를 지켜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성호 예결특위원장이 "질문을 다 들은 다음에 답변해 달라"고 개입했습니다. 그런데 추 장관은 "그렇게 하겠습니다만 질문 자체가"라고 또다시 본인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약간 높아진 언성으로 "아, 그렇게 좀 해주세요, 좀 정도껏 하십시오"라고 추 장관을 질타했습니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본인의 뜻을 굽히지 않고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도발적이거나 근거가 없다면 위원장이 제재해달라"고 했는데요, 이에 정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그런 적 없었다"고 재반박하면서 추 장관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박 의원과 추 장관 설전이 정 위원장과 추 장관 설전으로 번진 모양새네요.

    -네, 사실 추 장관은 지난 국감, 이번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여러 차례 불러도 무시하거나, 야당 의원 질의 중 말을 자르고 본인 말만 하면서 언성을 높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야당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저와 (야당 의원) 생각이 다르다는 걸 저도 안다" 등 국회를 무시하는 답변을 쏟아냈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국회에 올 때마다 이러니 같은 편(?)인 정 위원장도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정 위원장의 제지 이후에도 추 장관의 답변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웃음).

    -추 장관의 이런 태도를 지켜보는 민주당도 불안 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네, 민주당 내부에서도 추 장관의 태동에 불만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추 장관을 직격할 수도 없는 모양새입니다. 5선의 당 대표 출신이다 보니 추 장관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몇몇 민주당 의원에게 이런 추 장관의 태도에 관해 물어보니 "말을 좀 가려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특히 추 장관으로 인해 윤 총장의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합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내년 재보궐선거를 준비하는 당 입장에서는 검찰개혁도 중요하지만, 자칫 추 장관의 거친 언사로 이미지가 악화할까 봐 조마조마한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은 "국민들의 감정을 생각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거친 언사와 지나친 편 가르기로 중도층의 민심을 잃게 될까 솔직히 걱정이다"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추 장관의 발언이나 행동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습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겨냥해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강제로 공개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도 논란이 됐죠?

    -그렇습니다. 당장 야권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정의를 파탄 내고, 인권을 유린하는 추 장관의 법치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 발상에 분노한다면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답이 없는 상황인데요, 앞으로도 추 장관의 국회 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대표가 지난 9일 저녁 정봉주 신계륜 신학용 김재윤 전 의원들을 만나 '위로'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트로트가 흘러나왔는데요.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이 가수 영탁의 노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무반주로 열창한 겁니다. 갑자기 장기자랑 대회가 열린 건 아니고 이유가 있었죠?

    -네. 장 대변인이 '트로트 논평'을 하기 전날인 9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 문제와 관련해 "먹튀하지 말라"면서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에 인적 분할하라"고 지적했는데요. 정작 이 의원은 본인이 창업주로 있는 이스타항공 임직원 무더기 정리해고 통보와 임금체불 문제를 일으켜 최근 민주당에서도 자진 탈당한 바 있죠. 본인이 운영하던 회사 문제를 '먹튀'한 이 의원이 훈계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 개사해 비꼰 것입니다.

    -흔치 않은 광경에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웅성웅성했는데요. "진심이 우러난 논평이었다" "이스타항공과 쌍용차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등 긍정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음정이 불안정해 노래 실력은 조금 아쉽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웃음). 장 대변인은 <더팩트>에 "노래하면서도 '음정 박자 다 틀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 의원에 강하게 항의하는 표정을 유지해야 했다"며 "논평을 마친 후 내려올 때 굉장히 부끄러웠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취재진 사이에서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말이 튀어나온 일도 있었다고요?

    -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선거법 위반 등으로 징역형을 살았던 전직 국회의원(정봉주·신계륜·신학용·김재윤)들을 만난 겁니다. 이런 내용은 안민석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는데요. 안 의원에 따르면 이 자리는 이 대표가 마련했습니다.

    -안 의원은 "이분들의 억울한 옥살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심각한 분위기에서 억울한 사연을 다 들으신 이 대표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피력하며 당 차원의 대책을 약속하셨으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길 고대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이 대표가 왜 굳이 저 자리에 참석했을까" "안 의원이 공개적으로 올린 글을 이 대표도 동의했을까"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예고인가" 등등 뜨거운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참모들이 왜 안 말렸는지 모르겠다. 판단 미스인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표 측근은 이에 대해 "당 대표로서 두루두루 의견을 듣는 단순한 저녁 자리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참석자들이 SNS에 안 올려서 그렇지 이런 성격의 자리는 여럿 있다. (이번 자리에) 의미를 크게 안 둬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청와대는 발치 여부 등은 알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월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文대통령, 격무에 치아 수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지낼 때도 격무로 치아 손상이 심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진 터라 더욱 눈길을 끌었죠.

    -그렇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발치 여부는 함구했는데요. 정확히 언제 어떤 치료를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에 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문 대통령 발음이 부정확했다면서요?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였는데요.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등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언급할 때 발음이 다소 어색한 모습이었습니다. 취재기자 한 명이 취재해 공유했기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당시 회의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한 기자는 지난 6일 '소방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의 왼쪽 얼굴이 부은 듯하다며 치과 치료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추측입니다.

    -치아 손상이 올 정도로 문 대통령은 격무에 시달리는 모양이군요.

    -국정을 돌본다는 것,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방대한 분야에서 쏟아지는 현안에 대해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정책적 결단을 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일 텐데요. 엄중한 사명감과 중압감, 책임감 등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또 문 대통령이 워낙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성향이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에 몰두한다는 전언인데요.

    -그만큼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겠고 많은 피로가 쌓인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일부 기자들은 우스갯소리로 본인들도 치과를 들러야겠다고 하더라고요. 격무로 힘들다면서요.(웃음) 치과의사에게 물어보니, 스트레스가 심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잇몸 질환이 생길 수 있다더군요. 또 업무에 집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앙다물면 치아와 잇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6개월가량 남았습니다. 최근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강행군으로 국정을 돌보느라 체력도 상당히 소진됐을 것 같은데요. 당연히 국정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건강도 함께 잘 챙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민의힘이 초선 의원 3명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전격 배치해 청와대 등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남윤호 기자

    ◆'화력 약화' 목소리 의식한 국민의힘?…운영위 '초선 전면배치'

    -국민의힘이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들을 소폭 사보임했죠. 공세 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나요?

    -네, 맞습니다. 지난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운영위 소속 중진 의원인 박대출·김도읍 의원과 재선의 김정재 의원을 사임시키고 배현진·최승재·이용 의원을 보임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청와대를 상대로 하는 국회 운영위에 '젊은피'를 수혈해 본격 견제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운영위는 통상 가장 전투력(?)이 높은 의원들이 합류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곽상도·조수진 의원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청와대 참모진을 긴장하게 하는 의원들이 이미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여당에서도 김용민·문정복 의원 등 한 목소리 하는(?) 분들이 왕성히 일하고 있죠.

    -평가가 좋지 않았나 보군요?

    -네, 이같은 국민의힘의 전략 변경에는 최근 다수 제기된 '야당 화력 약화' 지적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의 무대'라고 불리는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비판이 있었는데요. 한마디로 야당 의원들의 견제력이 이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러한 기조는 예산 시즌인 요즘에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를 의식한 국민의힘이 '강성 초선'으로 불리우는 세 의원을 전면 배치해 칼을 뽑으려는 심산이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과연 '야당의 야성'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입니다(웃음). 물론, 나름의 성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13일 국회 운영위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살인자" 발언을 끄집어 냈습니다.

    -배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야 하는 분이 저급한 길바닥 언어 같은 날카로운 언어로 말한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며 "(살인자 발언이) 틀렸나, 과했나"라고 따졌고, 노 실장은 "광화문 집회를 통해서 사망한 사람이 12명…"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배 의원은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것에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노 실장은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다", "허위로 자꾸 되물으시면 안 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후 노 실장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또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러자 보다못한 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비서실장님, 그렇다고 그렇게 반응하면 어떡하나"라고 지적하자, 노 실장은 "지난번에 (광화문집회) 참석한 국민들에게 한 표현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무슨 뜻으로 이야기하는 줄 안다"면서 "그렇게 발끈할 일은 아닌 것 같다"라며 차분하게 발언하라고 주의를 줬습니다. 국민의힘의 사보임이 일단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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