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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 레벨이 다르다" 자화자찬한 日…'국뽕' 비난 자초
작성자 춘지연 조회 277회 작성일 20-06-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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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부실 대응 분석기획 연재
    PCR검사 대상 제한…관료주의, 조직 방어에만 급급
    "전례와 조직논리에만 집착…뒤쳐진 일본 만들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국, 대만과 달리 일본은 과거 전염병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코로나19 사태에서 제대로 준비·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일본 언론이 비판했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 있는 일본 관료사회의 보신주의는 이번 코로나19 대응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를 전 세계에서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통렬한 자아비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작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핵심 관료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일본인은 민도(民度·국민성의 레벨)이 다르다”며 자화자찬을 해 빈축을 샀다

    ◇아직도 갈 길 먼 ‘하루 2만 PCR검사’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검증 코로나 위태로운 통치’ 시리즈 1편으로 ‘11년 전 교훈을 방치한 채 보신주의에 따진 관료사회 때문에 코로나 대응이 늦어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공언한 하루 2만건 PCR 검사능력이 아직도 확보되지 못한 이유로 감염증법 15조에 따른 ‘적극적 면역조사’를 들었다. 일본은 이 법 조항에 따라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정했다. 문제는 그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었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격) 산하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올해 1월 17일 발표한 코로나19 ‘적극적 면역조사실시요령’(지침)에 따르면 적극적 면역조사 대상에는 ‘환자’와 ‘농후접촉자’만 포함됐다. 이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2월 6일이 되어서야 ‘의심증상자’가 추가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검사 결과가 양성이 나올 개연성이 높은 경우, 적극적인 면역조사 대상이 되어도 좋다’라는 전제가 깔린 상황에서다. 이후 5월 29일 또 한 차례 지침이 바뀌었지만 이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 전국 각지 보건소는 이 지침에 따라 농후접촉자 등을 중점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닛케이는 면역조사 대상 외에는 검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속출하면서 “대도시 중심으로 경로 불명의 환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사태가 해소된 것은 4월부터, 더이상 중앙정부에 맡겨두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며 위기감을 느낀 지자체가 각 지역 의료기관과 손잡고 ‘PCR센터’를 설치하고 나서다.

    ◇사스·메르스 경험 살린 한국·대만…日 “21세기에 20세기 관료”

    닛케이는 이는 11년 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에도 벌어진 일이었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도 PCR 검사는 감염지역에서 들어온 귀국·입국자들에 한해 집중적으로 실시됐다. 어느샌가 국내서 감염이 퍼져 나갔고, 간사이 지역 병원은 의료 붕괴 위기에 놓일 뻔했다.

    당시 후생성은 신종 플루 대응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아 ‘백서’를 만들었다. “보건소의 체제강화”, “PCR검사 체제 강화”, “대응책을 여러 시나리오로 만들어 대응 강화”, “위기관리의 전문가 체제 강화” 등이 들어갔다. 후생성은 이같은 점을 ‘반성’하며 “사망률이 낮았던 것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의 대책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어떠한가. 닛케이는 “만족하는 것에 끝났다”고 일침한다.

    닛케이는 이같은 후생성의 소극적인 태도의 이유로 보신주의를 꼽는다. 후생성에서 이런 감염병 대책을 맡은 것은 결핵감염증과(科)이다. 이과출신에 의사자격증을 가진 기술관료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기 보다는 과학자 집단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PCR 검사를 하기 위한 의료시설이 철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보건소만으로 부족하면) 대학병원을 쓰면 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가 나와도 후생성은 대학병원은 문부과학성(교육부) 소관이라며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검사대상을 제한한 것이 오히려 의료붕괴를 막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닛케이는 “의료현장이 혼란스러웠던 것은 주지 없는 사실”이라고 일침했다. 사이타마 시장은 사이타마 보건소장에게 “병원에 사람이 넘쳐나는 것이 싫어서 PCR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라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이같은 일본 행정부의 태도는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을 거쳐 교훈을 살린 한국, 대만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하며 “세계화와 디지털화로 변화가 빨라진 21세기에서 20세기형 관료들이 있는 일본은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FT “국뽕은 발전을 가로막는다”

    이같은 비판에도 일본 정부는 오히려 미국, 유럽 등 여타 나라에 비해 사망자 수가 적었다며 자위하는 모습이다.

    8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 6950명, 사망자 수는 916명이다.(프린세스 다이아몬드호 집계 제외)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총체적 난국이었던 일본의 대응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신기할 정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이에 대해 ‘민도’라는 말을 꺼내 또 ‘망언’ 파문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4일 국회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도시 봉쇄를 한 프랑스 등에 비해 일본은 여유있는 통제로 감염을 막았다”는 자민당 의원의 자화자찬에 “외국에서도 일본의 사망자가 적은 이유를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그러면 나는 ‘당신네 나라와 우리나라는 민도가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 모두 말문이 막혀 다른 말을 못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다른나라의 수준을 깎아내린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외신은 ‘국민성’을 운운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가 바로 일본의 후퇴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즈 도쿄 특파원인 레오 루이스는 “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한 이후, 아소 부총리는 항상 내각에 있었는데 그 기간 일본의 끔찍한 성(性)차별부터 노동시장에 이르기까지 개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국뽕’(jingoistic self-congratulation)은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했다.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방식 PCR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afp제공]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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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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